누가 단풍잎 편지를 보냈을까? - 별별마을 별난토끼 : 가을 단비어린이 무지개동화 3
미토 글.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을 음악회로 오세요

 

[친구들도 모두 접시 위에 놓인 당근을 조심스레 집어 입속에 넣고 오물오물 맛을 느껴 보았어요.

, 정말 특별한 당근이야!”

별난 토끼들은 눈을 감고 오래도록 입을 오물거렸답니다. -33쪽 중에서]

첫 번째는 8마리 별난 토끼들이 함께 심은 아주 특별한 당근을 뽑는 이야기이다. 달콤하고 고소하고 새콤한 맛이 기본인 토끼들이 좋아하는 온갖 맛이 다 나는 당근이란다. 하지만 이 특별한 당근은 초코당근도, 사탕당근도 아니다. 당근이 자라는 동안 솎아내기에 신경 쓴 원칙이, 커다란 붓으로 벌레들을 털어낸 걱정이, 하루도 빠짐없이 말을 걸어준 쫑알이 그리고 !’ 소리와 함께 가스를 배출해 두더지를 쫓아낸 먹보 등 토기들의 협동심과 정성이 만들어낸 맛이다. 그런데, 힘들게 뽑아낸 당근이 알밤만 하다니……. 8마리 토끼가 먹기엔 너무 작은 거 아닌가 싶지만 그래도 작년보다 커졌다고 모두들 좋단다.(사실 누구 코에 붙이냐고.) 이런 생각을 해봤다. 누군가를 초대할 때 혹은 초대될 때 집주인 혼자 온갖 음식을 다하는 게 아닌 초대된 손님들도 모두가 함께 음식을 해서 먹고, 함께 설거지를 하고 치우면 더 맛있고 기분 좋은 만남이 될 것 같다고 말이다. 함께 당근을 심고 뽑은 토끼들처럼 정도 더더욱 두터워질 것 같다.

 

[“귀뚤, 귀뚤, 귀뚜르르.”

토끼들 모두 음악 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요.

포근한 달빛이 친구들의 얼굴을 비춰 주었고

다정한 귀뚜라미 소리가 친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어요. -56쪽 중에서-]

나는 가을에 편지를 써본 기억도, 받아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손 편지 말이다.) 그런데 별별마을 토끼들에게 가을에만 받아볼 수 있는 단풍잎 편지가 왔다. 단풍잎 위에 벌레가 갉아 먹은 것처럼 생긴 글자가 새겨진 편지 말이다. 멋쟁이에게는 ’, 먹보와 원칙이 걱정이는 각각 깃털 달린 모자그림, ‘오세요’, ‘샘으로가 새겨진 단풍잎을 받았다. 누가 어디에 초대한 걸까? 그날 밤 보름달이 밝게 뜨고 별난 토끼들은 가을에 어울리는 낭만이의 지휘아래 귀뚤, 귀뚤.” 귀뚜라미들의 노랫소리를 함께 듣고 즐거운 가을밤을 보낸다.

도시화된 지금 아직까지 남아있는 자연의 소리는 우리에게 커다란 선물이 아닐까 싶다. 여름날 아침이면 내 잠을 깨우는 매미와 참새소리, 가을날의 귀뚜라미 소리 등. 어린 시절에는 매미가 운다.’, ‘새가 운다.’로 학습하고 습관처럼 표현했지만 이젠 노래한다.’로 바꿔야겠다. 그들은 각자의 계절이 오면 즐겁고 행복하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