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은 악플러 미래의 고전 43
윤숙희 지음 / 푸른책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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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이든 무생물이든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가르쳐주는 5편의 동화

 

거미 아빠

앞에서는 반가운 척, 뒤에서는 등에 거미가 그려진 현수의 아빠에 대해 수군거리는 동네 어른들은 그야말로 겉과 속이 다른 얄미운 부류다. 나도 초등학교 시절에 집안 환경으로 놀림을 많이 받아서인지 사람들의 시선이 창피해서 목욕탕에서 뛰쳐나오고, 자신을 놀리는 아이들에게 주먹을 날리는 현수를 200%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장미꽃을 꺾으며 분풀이하고 자신까지 거미가 됐다고 폭탄같이 쏘아대며 마음의 상처를 호소한 아들을 위해 아픔을 참고 커다란 거미를 지운 현수의 아빠는 정말 최고로 멋있는 아빠다.

 

조나단은 악플러

해은이는 현실에서는 부끄러움을 타며 말도 제대로 못하는 소심한 아이인 반면 인터넷이란 공간에서는 두려울 게 없는 조나단이 된다. 늘 컴퓨터 앞에 앉아 조나단이란 닉네임에 숨어서 전학 온 첫날부터 전염병 환자 취급하는 눈길,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준 효진이가 좋아하는 가수 미라클 기사와 효진이의 미니홈피에 악플을 달지만 다른 아이들까지 합세한 댓글들을 보고 있으면 처음에는 시원하지만 계속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가워진다. 자신이 앓고 있는 아토피처럼 말이다. 미라클이 악플에 시달려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기사와 모두들 안녕!”이라는 글로 가득 채워진 효진이의 미니홈피를 봐도 요새는 열손가락이 사람 잡는다.’로 속담을 바꿔야 될 정도다.

 

나를 밟지 마세요

이 이야기의 화자인 지뢰는 나라가 분단된 과정에서 사람들과 동물들을 헤치는 존재로 태어난 자신이 밉기만 하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동물들한테 가까이 오면 안 돼!”, “나를 밟지 마.”, “안 돼!”등을 외치는 삶을 살아왔지만 아기 산양으로 인해 자신이 더 이상 위험한 존재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강철로 둘러싸인 지뢰는 이미 50년이 지나 녹슬고 낡아서 서서히 흙이 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달빛을 담은 소리

자그마한 절 처마 밑에 달려 있는 작은 종 풍경은 교통사고로 엄마, 아빠를 한꺼번에 잃은 보현이가 듣고 싶어 하는 피아노 소리를 내기위해 안간 힘을 쓴다. 자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간절히 빌면서 말이다. 종에서 엄마 냄새와 아빠 냄새가 난다며 혼자서 절에 찾아온 보현이를 보며 풍경은 자신을 알아줬다는 생각에 기쁘기만 하다.

사물에서 인간으로도 진심이 전해질 수 있나보다. 그래서 사람마다 애착이가는 사물이 있는 걸까? 예를 들면 가장 아까는 옷, 낡았어도 버리지 못하는 물건.

 

빠삐용과 금빛 날개

먹을 걱정, 잠자리 걱정 없는 천국으로 여기며 동물원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까치 새벽이가 너무나 철이 없어 보였다. 작년 여름 성인이 되어서 처음으로 동물원에 놀러갔다(친구와 함께). 어린 시절에는 물개 쇼를 보며 즐거워하고, “호랑이다!”, “원숭이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즐거워했었다. 동물원에 갇혀있는 동물들은 사람으로 표현하자면 온 몸이 축 늘어진 채 의기소침해보였다. 새벽이에게 간신히 마음을 터놓게 된 빠삐용이 아닌 북풍이는 꿈꿔왔던 자유를 되찾았지만 인간들의 총에 맞아 죽고 만다. 그런 북풍이의 복제 늑대 스코프는 처음에는 인간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고, 재롱을 떨며 비굴한 생활을 하다가 새벽이의 도움으로 늑대의 본성을 찾고 금빛 날개가 되어 북풍이가 그리워하던 고향으로 달리고 또 달린다. 새벽이도 함께 날개를 힘껏 저어 날고 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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