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내 딸 사용 설명서 - 자존감은 지켜 주고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는
홍주미 지음 / 가치창조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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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중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사춘기 내 딸 사용 설명서> 엄마와 중2 ,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가끔은 아빠도 함께.) 햄버거, 피자, 라면, 밥 등 각자의 기호에 맞는 저녁을 먹으며 나눈 대화가 주를 이루고, 각 장마다 10대 청소년에 관한 도서나 기사가 인용되었다. 반 친구들 이야기, 취미 혹은 좋아하는 연예인, 신조어 설명, 성에 관한 이야기 등으로 중학교 시절에 엄마와 쉴 새 없이 얘기 나누는걸 좋아했던 내가 떠올랐다(성에 관한 이야기는 빼고.).

 

[“. 엄마 어릴 때 꿈이 뭐였는지 물어봐 주라.”

내 말에 딸이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질문을 해 놓고 딸이 대답도 하기 전에 내가 말했다. 얼굴 가득 웃음을 품은 채로.

엄마의 꿈은 말이지. 어릴 때 남동생은 잘생기고 멋졌어. 엄마는 하도 못생겨서 별명이 메주였거든. 그것도 옥상에서 떨어진 메주. 그래서 미스코리아가 되는 게 꿈이었어.” -199쪽 중에서-]

내 엄마의 어릴 때 꿈은 돈 잘 버는 사장님이라고 했다.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면 외할머니가 학교선생이었지만 그다지 여유 있게 살진 못했던 것 같다. 중학교 때의 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반 아이들에게는 왕따를 당하고, 선생들에게도 예쁨을 받지 못했던 나는 만인의 연인, 동경의 대상이 되고 싶었던 거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연극부 활동을 하면서 연기에 소질이 없다는 걸 깨닫고 포기했다. 지금은 컴퓨터 앞에서 수많은 한자를 보며 번역을 하고 있지만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덕분에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예쁘고 똑똑하다고. 그러면 동경의 대상이 되는 건 성공한 거겠지?

 

[“, 요즘 말이야. 행복 최고 점수가 10이라고 했을 때 너의 행복 지수는 얼마니?”

학교 때문에 바닥이지. 1?”

“1” 학교가 얼마나 싫으면 질문하자마자 학교 때문에 1이라고 할까?

요즘 방학이니까 학교 빼고 생각해 봐.”

... 5에서 6정도?”

학교 빼니까 점수가 확 올라가네. 학교가 그렇게 싫으면 자퇴해야겠다.” -마치는 글 중에서-]

나도 학교 때문에 행복 지수가 바닥이었다. 반 아이들한테는 매일 신체폭력, 언어폭력을 당하고 모둠수업에서는 늘 제외되고 담임에게는 괄시받는 등으로 학교가 너무 싫었다. 내가 그렇게 당하고 다녀도 내 엄마는 단 한 번도 자퇴에 관해 묻지 않았다. 나도 자퇴라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학교 성적이 평균 60점이 겨우 넘는 나였기에 검정고시 시험을 합격할 자신이 없었던 거다. 중학교도 졸업 못하고 검정고시도 합격 못하면 내 인생은 정말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았다. 중학생이 정말 진지했던 것 같다. 책속의 중2 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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