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족 단비어린이 문학
신은영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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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다운 가족

 

음식솜씨가 일품인 가정주부 아빠, 아침마다 분주한 직장인 엄마, 감수성이 풍부한 동화작가 삼촌, 조카들을 위해 태권도복을 입고 달려오는 듬직한 고모, 꽃을 좋아하는 할아버지, 젊었을 때 멋진 운동 선수였던 할머니 그리고 삼촌을 닮아 감수성이 풍부하고 조용한 주인공 바로와 치마를 입고 양손에 구두를 든 채 학교까지 달려가는 여동생 바롱이가 담긴 표지속의 거꾸로 가족. 모두 웃는 얼굴에, 행복해 보인다.

 

[“저기...... 이건 어때? 지난번 팔씨름으로 누가 힘이 센지를 알고 있으니까, 힘이 센 순서대로 앞에 서는 거지.” -65쪽 중에서-]

줄다리기 대회를 앞두고 학급회의 때마다 여자와 남자 둘 중 어느 쪽이 앞에 설지의 문제로(내 학창시절에도 줄다리기에서 여자가 앞에선 기억이 없다.) 반 아이들이 팽팽하게 대립하던 중 편견 없는 집안환경에서 자란 바로가 여자, 남자가 아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의견을 냈고, 덕분에 결승전에서도 우승할 수 있었다.

 

[“남자답다 혹은 여자답다는 건 그저 고정관념이 아닐까? 우린 여자, 남자이기도 하지만, 다 같은 사람이잖아. 그러니 선생님처럼 감성이 풍부한 남자는 자주 운단다. 물론 남자보다 더 씩씩한 여자도 있지. 선생님은 남자답기보다 나, ‘반대로다운 사람이 되고 싶구나.” -24쪽 중에서-]

바로네 반 아이들이 남자, 여자를 구분하는 편견을 깰 수 있었던 건 바로의 의견과 겉모습은 우락부락한 남자이지만 작은 일에도 감동하는 반대로 담임선생님의 역할도 컸다고 본다. 나도 어린 시절에는 유치원에 로봇이 그려진 운동화를 신고 갔다는 이유로 남자라고 놀림 받고, ‘얼굴은 천상 여잔데.’라는 말을 듣곤 했던, 여자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커피나 차 심부름을 도맡아야 했던 20대 때는 너무 답답했다. 책과 인형 취미를 갖고 있으면서도 양궁, 사격을 좋아하고(양궁카페에서 무거운 활을 사용하는 여자는 나 밖에 없고, 사격 점수도 남자보다 훨씬 높다.) 치마에도 운동화를 신을 정도로 구두보다는 운동화를 즐겨 신는 다운 사람으로 살 고 있는 지금은 쇠사슬이 풀어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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