쫑이가 보내 준 행복 - 홍민정 단편 모음 단비어린이 문학
홍민정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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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행복 찾아가기

 

[하지만 나보다 나아 보이는 그 사람이 정말 나보다 행복한지는 알 수 없어요. 그건 정말 모르는 일이에요. 행복은 시소 타기를 구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소에 타고 있는 사람이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니까요. -작가의 말 중에서-]

늘 의문이었다. 누군가도 나와 비교하며 불행해하고 있을까? 아니면 늘 나만 다른 사람의 행복을 탐내는 걸까?

 

[사실 아무한테도 말은 안 했지만 지금도 길에서 개를 보면 쫑이 생각이 나서 계속 쳐다본다. 저만치에서 목줄을 하고 오는 개만 봐도 쫑이가 떠오른다. 아파트 단지, 집 앞 슈퍼마켓, 어린이 놀이터, 학교 운동장까지. 쫑이를 데리고 다니며 산책했던 곳마다 쫑이의 모습이 붙임 딱지처럼 딱 붙어 있다. 아무리 떼려 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16쪽 중에서-]

준영이네 가족은 긴 시간을 함께했던 반려견 쫑이를 하늘로 보내고 슬픔에 잠겼다. 나는 반려동물과 함께해본 적이 없지만 늘 내게 안기던 강아지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상상 안하는 게 좋겠다.) 아빠는 이미 유기견 보호소에 쫑이가 사용하던 물건들을 보냈고, 그곳에서 보내온 편지로 인해 봉사활동을 가기로 결정한다. 그곳엔 백구, 푸들, 요크셔테리어, 몰티즈 등등 정말 다양한 강아지들이 있는데 무책임한 주인들 때문에 상처받은 강아지들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도 힘들 것 같다. 어쨌든 그중에서 제일 마음을 열지 않는 까칠이 강아지 행복이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되고, 이젠 행복이가 없는 준영이네 집은 생각할 수 없다.

 

[내 눈에는 현수가 꼭 동생 같다. 그것도 아주 철없고 못된 동생. 할아버지는 밥상 앞에서 딴짓하는 걸 가장 싫어한다. 그래서 우리 식구들은 밥 먹을 때 텔레비전도 못 본다. 그런데 현수는 왜 가만두는지 모르겠다. -48~49쪽 중에서-]

손주 차별, 이건 정말 겪어본 사람만 안다. 본인의 남아선호 사상을 감추기 위해 늘 누나가로 운을 뗐던 외할머니라는 사람으로 인해 나는 아직도 두 사촌 남동생이 싫다. 세 아이 모두 어렸던 초등학교 시절 내가 정당하게 받아칠 때는 누나가 참아야지!”, “누나가 동생한테!”라며 타박하고선, 나를 주먹으로 쉴 새 없이 때리는 손자에겐(사촌 남동생 중에 작은 애였다.) “힘도 세네.” 정말이지 얼마나 서러웠는지 모른다.

 

[나는 슬그머니 잡지 한 권을 꺼내 아빠와 등을 맞대고 섰다. 그러고는 ‘<<빅이슈>>’라는 제목이 잘 보이도록 높이, 더 높이 쳐들었다. 아빠가 돌아왔다는 빅 이슈를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알게 하고 싶었다. -95쪽 중에서-]

언제부턴가 전철역 앞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간 잡지 <<빅이슈>>. 노숙인의 자활을 돕기 위해 발행하는 잡지로 우리나라에서는 20107월에 창간호가 나왔단다.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나가버린 주호의 아빠, 그러고 보니 노숙인, 그들도 누군가의 아빠 혹은 누군가의 남편이었을 거라는 건 생각 못했다. 주호도 많이 놀랐을 거다. 그래도 친구 아빠 옆에서 “<<빅이슈>>. <<빅이슈>> 있슈. 몇 권밖에 안 남았슈. 빨리 사슈.”라는 민겸이의 넉살에 용기를 얻었을 것 같다. 주호도, 주호의 아빠도.

 

작년 6, 9년 지기 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아버린 나. 아직도 허전하다. 나는 어떤 또 다른 행복을 찾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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