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간당 까또또 - 좋은 친구 단비어린이 문학
이재희 지음, 문보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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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도 상관없는 좋은 친구

 

페소, 아떼, 지프니, 할로할로 정말 오랜만에 듣는 필리핀어 이다. 20대 후반 필리핀 세부에서 5개월 동안 영어공부를 했다. 기숙학원식의 어학원 생활 첫날 오리엔테이션에서 실장이라는 사람이 특히 남자 분들은 조심하라고 거의 경고조로 말했다.(본인도 남자였다.) 현지인 여자에게 아이를 갖게 하고 혼자 한국으로 가버리면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은 중절수술이 불법이라서 코피노로 자라는 그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바나나를 판다면서 말이다.

 

[친구들이 가무잡잡한 얼굴의 필리핀 아빠랑 같이 다닐 때, 세븐은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아빠가 옆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다. 곁에 있는 아빠가 부러웠다. 어느 때는 코피노(한국인(코리아노)과 필리핀 사람(필리피노)의 혼혈아를 일컫는 말)라고 놀리는 아이들과 싸우기도 했다. -17쪽 중에서-]

 

<마간당 까또또>는 따갈로그(필리핀어)좋은 친구라는 뜻으로 한국인 아빠를 기다리는 코피노 세븐과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서 영어 어학연수를 온 영우의 우정 이야기이다.(나도 필리피노 친구 제니가 보고 싶다.)

 

[누구든 나이와 성별, 빈부와 상관없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살아가는 데 정해진 틀이 없듯이 친구를 사귀는 기준이나 선택, 마음 가는 것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나쁜 어울림이 아닌 한, 우정의 잘잘못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한국인 아빠를 만났을 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묵묵히 공부만 하던 세븐은 키가 작고 뚱뚱하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는 영우의 도시락 가방을 주워주고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ATM기 앞에서 소매치기를 당한 영우를 도와주면서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그리고 두 아이의 우정은 엄마들의 우정으로도 이어진다. 영우네 아떼(언니라는 뜻으로 알고 있었지만 일하는 사람을 그렇게 부르기도 한단다.)가 나간 뒤,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세븐의 엄마가 집안일을 도와주고 영어도 가르쳐주면서 사사로운 일까지 말하는 사이가 되었으니까 말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6개월이 지나고 필리핀에서의 빚을 갚는 듯 영우 부모님들의 노력으로 세븐이 한국을 방문해서 아빠와 만날 수 있게 된다.

 

[“아빠는 내게 초라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아서 오래 망설이셨대. 그리고 아기 때의 형만 기억하고 내가 태어난 것은 전혀 몰랐대. 아빤 우리 가족 모두에게 죄를 많이 지었다며 정말 미안하다고 했어. 하지만 이제 이곳에도 가족이 있어서 돌아갈 수가 없대.” -108쪽 중에서-]

 

사실 난 세븐의 아빠를 비롯하여 혼자 한국으로 떠나버리는 남자들이 처음부터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 필리핀 여자도 함께 한국으로 데리고 왔어야했다. 부모의 반대에 부딪치면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모를 리 없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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