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닿는 거리, 17년
타마라 아일랜드 스톤 지음, 서민아 옮김, Ensee(최미경) 일러스트 / 놀(다산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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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여행한 지역을 모두 표시할 수 있단다."
아빠는 이렇게 말하면서 빨간 핀이 들어 있는 작은 상자를 건넸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물끄러미 지도를 바라보았다. 산맥들의 지형적인 특성과, 바다의 다양한 깊이를 변화무쌍한 색조로 나타낸 형형색색의 커다란 종이를. 눈앞에 세계 지도가 펼쳐져 있었지만 어차피 이 세계가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 세계는 굉장히 좁았으니까. (19)

"나는 동시에 각기 다른 두 장소에 있을 수 있어. 동시에 같은 장소에는 있을 수 없지만." (207)

"나는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아. 나는 그저 잠시 다녀갈 뿐이야. 관찰을 하고, 그리고 떠나지. 나는 영원히 머물지 않아." (209)

두 가지의 미래. 안전하지만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지루한 일상과, 모험으로 가득 차 있지만 끊임없이 불확실한 상황과 맞닥뜨려야 하는 삶. (256)

"네가 날 지켜 주는 거 원하지 않아, 베넷. 그런 식의 보호는 내가 원하는 게 아니야. 네가 특별하다는 이유만으로 내 경험을 선택하는 문제까지 관여해도 되는 건 아니야. 내가 알아야 할 것과 몰라야 할 것을 네 마음대로 결정할 수는 없다고. 내가 뭘 느끼고 뭘 느끼지 말아야 할 지도 마찬가지야. 삶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는 게 아니야." (345)

넌 나를 어디든 데리고 갈 수 있어. 아무 데도 가지 않을 수도 있지. 하지만 이 세상 어디든 네가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바로 내가 머물고 싶은 곳이야. (350)

"음, 너는... 너는 정말 대단해, 애나. 그리고 나는 세계를 여행하려는 네 열정이 정말 좋지만,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 네가 그토록 간절히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이 ´평범한´ 생활을 보면서, 나는 네가 왜 이 생활을 지루하다거나 빤하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돼. 너에게는 너를 사랑하는 친구들과, 네 행복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할 가족이 있잖아. 내가 한 번도 가져 본 적 없고 늘 원해 왔던 안정된 생활이 네게 있잖아. 어쩌면 난 너에게 내가 가장 잘 아는 세계를 접하게 해 주었는지 모르지만, 너와 네 가족은 지도에도 없는 세계를 내게 보여 주었어..." (352)

우리는 곧 만나게 될 거예요. 그리고 당신은 영원히 날 떠나겠지요. 하지만 나는 내 삶을 바로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엔 반드시 다른 결정을 내려야 해요. 나 자신을 위해 내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내게 말해 주세요,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고요. 당신이 돌아오길 기다리지 말라고 말해 주세요. 그렇게 해 주신다면 모든 것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380)

"왜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
"아무것도 망치고 싶지 않았어. 일어날 일이라면 결국 일어나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 (449-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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