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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아이, 크리 ㅣ 오늘의 청소년 문학 31
일요 지음 / 다른 / 2021년 4월
평점 :
요즘처럼 책을 많이 읽은 적이 있던가 싶다. (물론 제 기준) 바삐 활자를 읽어내고 흡족해한다.
오늘 새벽 읽은 책이다.
금요일엔 피곤해도 되는 날이다. 목요일엔 좀처럼 잘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금요일의 새벽을 만끽하면서 책을 읽어냈다. 금요일의 피곤함을 더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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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이다. 나는 문학을 편독하는 편인데다 소설을 좋아해서 기대했다. 나의 가까운 이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싫어 소설을 보지 않는다 말한다. 나는 허무맹랑한 점이 좋아 본다.
때론 현실이 더 허구같지 않나...물론 내 삶이 그러길 바라지 않는다. 평범하게 흘러가되 로또를 맞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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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크리는 107층 타워에서 지하17층에서 태어난 바이러스 발현군일지 모르는 잠복체다.
유전적결정론에 의해 건강체와 잠복체로 가름되고 이에 따라 삶을 살아간다.
잠복체는 건강체의 삶을 위해 노동을 착취당하고, 생체실험도 받는다. 크리는 여러 차별 속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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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검사 과정이 철저하고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한 순간의 선택으로 운명이 뒤바뀌기도 한다. 게다가 건강체이나 신체적 결함으로 죄의식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크리와 라키바움, 로미가 그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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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크리는 태양을 보면 죽는다는 선전 그대로를 믿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운명을 받아 들이기 보다 의구심을 갖고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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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 결함은 사람을 더 단단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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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서는 불완전하죠. 완벽한 지도자가 없는 것처럼 완벽한 인간도 없습니다.
1부 생츄어리 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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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타카가 생각났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마를 딱 치게 되는 가타카!!!! 주드로 잘 생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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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더 살아 보자.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이 운명이라면, 그 운명이 내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일로 이끌어 줄지도 몰라
1부 생츄어리 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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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 이게 운명이구나! 라고 크게 느껴진 적은 없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란 건 없는 것 같다. 노력하면 바뀔 수 있는 게 운명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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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키비움은 크리에게 책이 무엇인지, 책에 담긴 지식이 인류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 등을 자상하게 가르쳐 주었다. (중략) 배움은 어렵고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배움을 통해 지혜를 얻는 것은 즐거운 일임을 강조했다.
2부 지상층 1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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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말에 어폐가 있는 것이 도서관, 책 얘기만 나오면 어머 이게 뭐야하며 반갑기도 하면서 놀란다는 거다. 어쩌면 생활 속에 익숙하게 자리 잡아버린걸까 싶게 한다. 도서관을 잘 다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지 오래인 것 같다. (지인 말고)
배움을 통해 지혜를 얻는다는 건 동조하는 바이다. 배움을 이어나가고 싶다. 내 자신이 좀 더 나를 위한 배움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삶 자체가 배움의 연속이라지만 자의로 또다른 배움을 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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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내게 책을 읽어 주었어요. 무서운 사람일 리 없어요. 고양이들도 알아보잖아요. 바이러스가 있고 없고가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결정하지는 않아요.
2부 지상층 1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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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힘이 있다. 나의 시야를 넓히게 한다. 앎이 주는 시야는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다. 그 한계를 궁금해하기엔 나는 너무 부족하다. 요즘은 이직한 지 얼마 안 돼 눈에 뵈는게 없다. 아는 게 없어 슬프다. 그러나 나는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며 요즘을 천천히 지내보려한다. 보챈다고 나아지는 일은 없을테니 말이다.
쓸데없는 말이지만, 뽀뽀신이 있는데 봉인이라니 어멋!어뭣! ㅎㅎㅎ웃음 지은 포인트다. 봉인해제를 해야지 봉인하다닛 어멋
크리의 안주하지 않는 모습은 라키바움이나 로미가 자신만의 권태함을 깨트리는 트리거 작용을 한 것 같다. 각자의 비밀로 버거운 삶을 살았을 라키바움, 로미가 크리로 인해 작은 위안을 받았기를 바란다.
나도 위안 받았습니다.
그들이 태양을 매일 마주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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