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혀로 입술을 적시고는 온 방의 공기를 모두 들이마실 기세로 입을 연다.
"춤을 추고 또 췄어요. 먹이를 쪼아먹는 새처럼 땅 위를 발가락과 발꿈치로 콕콕 찍으면서."
샌드라는 항상 이런 식으로 말한다. 지하철의 속도로, 햇살의 무게로 읊는 시.
"어디서 그랬죠?"
나는 그녀의 입술만을 바라보면서 묻는다.
"빗속에서요. 빗줄기 사이로."
"그게 이번 토요일이었다고요?"
"네."
"샌드라, 확실해요? 토요일에는 비가 안 왔잖아요."
"선생님한테는 그랬을지도. 내겐 항상 비가 와요. 하늘이 부서지고 유리 조각들이 쏟아져요."
"아플 것 같군요."-1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