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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 - 우리 삶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14가지 길
필립 코틀러 지음, 박준형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책 이름의 저자의 이름이 들어가는 경우는 많이 없습니다. 저자가 정말 뛰어나거나 권위가 있을 경우를 제외하면 말입니다. 책 이름의 자신의 이름을 보란 듯이 달아놓은 필립 코틀러, 경영학에 관심이 있었다면 사실 낯설지 않은 이름일 것입니다. 세계적인 마케팅 대가라 불리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거장' 순위에서도 피터 드러커, 빌 게이츠, 잭 웰치 다음으로 4위에 오르는 등 명성이 어마어마 합니다. 그런 저자가 마케팅 분야의 경험에서 읽어낸 자본주의의 모습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저자는 첫머리에 자본주의 14가지의 문제를 진단합니다. 이것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데도 14개의 챕터로 구성되는데 문제점 중 하나도 빠짐없이 충실하겠다는 모습이 보입니다.


 1) 지속적인 빈곤에 대해서 해결책을 거의 또는 아예 제공하지 못한다.

 2)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더욱 심각해 진다.

 3) 수십억 명의 노동자에게 생활임금을 지급하지 못한다.

 4) 자동화 때문에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5) 기업들이 사업을 하면서 사회에 초래한 비용 전체를 부담하지 않는다.

 6) 규제가 없을 때, 환경과 천연자원은 남용된다.

 7) 경기순환과 경제 불안정을 유발한다.

 8) 지역사회와 공익을 희생시키고, 대신 개인 주의와 사리사욕을 강조한다.

 9) 개인들이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도록 조장하고, 생산 중심의 경제가 아니라 금융 중심의 경제구조를 이끌어낸다.

 10) 정치인과 기업의 이익단체가 결탁해 시민 대다수의 경제적 이익을 막는다.

 11) 장기적인 투자계획보다 단기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계획을 선호한다.

 12) 상품의 품질과 안전성 문제, 과대광고, 불공정 경쟁행위가 만연하다.

 13) GDP 성장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14)시장에 적용되는 공식에 사회적 가치와 행복이 빠져 있다.


경제 생활은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 입니다. 그만큼 필립 코틀러가 설명하려는 문제의 크기가 상당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포부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저자는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는 것이 아니라고 못박습니다. 처칠의 발언을 빌어 민주주의를 제외한 다른 형태의 정치체제가 실패한 것을 말합니다. 저자는 두 가지 캠페인을 통해 자신이 바라는 자본주의 모델을 말합니다.


`깨어 있는 자본주의`와 `새로운 경제를 위한 운동`이 바로 그 두가지 캠페인 인데요. `깨어 있는 자본주의`에는 CEO가 지켜야 하는 4개의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 기업은 이익 창출 이외의 더 높은 목표를 수용해야 한다.

 * 기업은 공동의 번영을 위해서 투자자뿐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기업을 이끌어가는 임원들은 각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 신회, 진실성, 배려, 투명성, 정직, 배움, 타인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일에 중요한 가치를 두는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경제를 위한 운동`또한 이와 비슷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위 1퍼센트가 아닌 99퍼센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동자가 소유하고 경영하는 기업모델을 제시합니다. 두 개의 캠페인을 보면 저자가 시민의 소유와 참여를 늘리고, 이해관계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를 바라는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를 마케팅 교과서에서 처음 접하고 오랫동안 존경해온 자유방임주의자가 있다면 벌떡 일어설 것 같다." 


추천사를 쓴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이상동 부원장의 말 처럼 마케팅의 대가라는 모습과는 달리 놀랄만한 충격적인 선언으로 내용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내용 전개는 그만의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피케티 이후 논의되는 불평등 문제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 평이한 논거를 드러냅니다. 마케팅의 대가가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다는데 의의를 두어야 할까요. 필립 코틀러의 이름값을 생각한다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만의 자본주의 평론을 기대하기 보다는 자본주의 문제에 대해 총체적으로 정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읽는다면 충분히 좋은 책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나의 현실에 비추어 생각해 볼 점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심각한 소득격차의 해결책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제시하는 것을 읽으면서 예전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불거진 일이 생각났습니다. 다음에 나온 누진세 확대나 해외 조세회피처 또한 생소하지 않은 개념에서 시작하는 주장이고요. 이 책에서 나타낸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대안이 우리네 생활과 크게 멀지 않다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를 사랑하고 체계 안에서 존경받은 저자조차도 절레절레 하는 것을 보면 자본주의의 문제가 얼마나 곪았는지 느낍니다. 미국의 상황을 보면서 공감을 느끼는 나를 보면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낍니다. 저자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으로 이끌기를 바라는 마음 처럼 더 나은 세상과 미래가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실마리를 얻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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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13: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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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8 23: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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