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계절 걷고 싶은 길 110 - 준비 없이 떠나는 한나절 걷기 여행
손성일.강세훈.강주미.김난 지음 / 비타북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거창하게 등산 준비를 하지 않아도, 신발끈만 단단히 동여매고 떠날수 있는 산행길이 주변에 많이도 있다. 편리한 대중교통의 발달로 하루동안 충분히 즐길수 있는 곳이 많은데, 도심의 길도 마찬가지이다. 서울 생태문화길 110곳이 있다는 것만 봐도 잘 알수 있듯이 도심에서 이렇게 많은 숲길, 공원길, 역사문화길, 하천길 등이 있다는 건 큰 행운처럼 느껴진다. 걷기의 장점을 열거하라고 하면 수도 없는데, 아름다운 길을 걸으며 건강도 챙기고 사색도 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것 만으로도 인생의 활기를 되 찾을 수 있다. 꼭 멀리 가야 여행이고, 기분 전환이 되는건 아니다. 이렇게 집 근처에서, 가까운 곳에서 휴식을 취할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 하다는 걸 안다면 더 이상 주말에 소파에 드러누워 TV 리모컨만 만지작 거리며 허송세월하진 않을 것이다.

 

 

중랑구의 용마산숲길은 내겐 익숙한 곳이다. 이렇게 각 길마다 코스 정보를 간략하게 설명하는데 거리, 시간을 적고 난이도, 경치, 흙길 비율을 별점으로 표기해 자신에게 맞는 길을 선택할수 있게 해준다. 초보자는 대모산 숲속여행2길 처럼 별이 한개 있는 곳 부터 시작하면 좋고, 주변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은 경치 별점이 가장 많은 곳을 택하면 될 것이고, 흙길을 걷고 싶은 사람도 마찬가지로 원하는 곳을 가면 될 것이다.

 

용마산숲길을 '장군의 전설이 내려오는 사색의 길'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곳엔 두 가지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한다. 하나는 장군을 기다리는 용마가 이 산에 살았다는 설이고, 다른 건 태어나자마자 죽임을 당한 장사가 용마가 되어 이곳에서 날아갔다는 설 이란다. 전설을 알고나니 용마산숲길에 대해 더 알게 되는 느낌이다. 이 곳엔 동양 최대의 인공폭포인 용마폭포공원이 있어 가족 나들이로도 제격이다.

 

 

'COURSE' 코너에선 가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데 대략적인 시간이 나오기 때문에 스케쥴을 짜는데 편리함을 준다. 주요 거점지의의 사진도 짤막하게 나오는 등 친절한 설명이 마음에 쏙 든다. 이렇게 시간대가 나와있으니 거리를 가늠하기에도 좋고, 각자 시간에 따라 코스를 정하는 것도 용이하다.

 

코스 옆엔 양원역부터 용마산 능선, 그리고 용마산까지 가는 과정을 자세하게 또 적어놓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는 없을 것이다.

 

찾아 가는 길 부터 돌아오는 길의 교통편, 화장실과 매점등의 편의시설까지 수록되어 있다. 편의시설 부분 같은 경우 자칫 지나치기 쉽고 별거아닌 정보라고 할 수 있지만 처음 가보는 사람들에겐 정말 유용한 정보이다. 공원엔 원두막이나 식탁 의자가 있으니 도시락 먹기에도 좋다. 그 외에도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추가해 선택의 폭도 넓혔다.

 

 

주변 지도도 함께 수락해 놓았는데, 주변 역부터 병원, 코스트코 홀세일, 홈플러스 같은 지점까지 있다. 이 곳에 가는 김에 망우리 고개 인근에 위치한 묘지를 가는 것도 좋다. 이 곳엔 방정환, 한용운, 이중섭의 묘지도 있는데 삶과 죽음에 대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기에 좋은 곳 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자주 갔던 어린이대공원길 이다. 난이도도 높지 않고 경치도 괜찮고 집에서 가까운데다 다양한 동식물들을 만날수 있으니 상당히 매력적인 걷기코스 이다. 이 곳엔 120여 종의 동물 3000여 마리를 사육하는 야외방사장과 360 종 4300여 그루의 식물을 기르는 식물원이 있어 도심에서 동식물을 보기에 최고의 곳이 아닌가 싶다. 잘 관리된 화단과 텃밭도 둘러 볼수 있고 생태체험 겸 학습이 되는 길이니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걷기에 교육적인 면에서도 좋다고 할 수 있다.

 

삭막한 콘크리트 빌딩과 아파트들이 많은 도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생태문화길이 있다는 건 불행 중 다행이고 앞으로 더 많이 조성되어야 하는 일 같다. 도심은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마음의 안정은 가져다주지 못하기 때문에 이같은 곳이 더 많이 필요로 하고 요구되는 것 같다. 그래서 때아닌 등산열풍이 불며 자연속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모양이다. 아스팔트 대신 흙길을 걷고 싶고, 시끄러운 소음으로 가득 찬 도로를 벗어나 물소리와 새소리가 듣고 싶을 때 이 책에 나와있는 곳을 추천한다. 자동차는 잠시 차고에 넣어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까운 곳부터 가 보는게 어떨까. 주변에 이런 곳이 있었네 하는 놀라움과 걷는 행위가 주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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