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스포츠 - 전 세계로 번지는 재앙
마르크 페렐망 지음, 이현웅 옮김 / 도서출판 삼화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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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덕분이기도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두 정권 덕분에(?) 새삼스럽게 그 의미에 대해 재평가되고 있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그 시민 학살의 장본인인 전두환이 내세운 가치는 정의 사회 구현이었다. 베트남전, 걸프전, 이라크전 등등 전쟁을 일으킬 때마다 미국이 내세운 가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 프랑스의 철학박사 마르크 페렐망이 쓴 <야만의 스포츠>가 주장하는 바도 그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페어플레이 정신세계 평화라는 명분을 내세운 올림픽, ‘공정한 경쟁우정을 내세운 스포츠가 사실은 전체주의적, 자본주의적 속성으로 사람들을 지배하는 도구라는 것이다. 마르크스가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고 말했듯, 그는 스포츠는 인민의 아편이다고 말한다. 인민의 아편이지만 가슴 없는 세상의 온기이기도 한 종교(마르크스의 <헤겔 법철학 비판> 중 나오는 문구)와 달리 스포츠는 경쟁이란 인간의 디폴트 상태이며 강자가 약자를 누르고 승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사고를 퍼트린다는 것. 한마디로 좋은 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사실 그 누가 예측했겠는가. 자본주의가 이토록 깊숙이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게 될 줄을. 스포츠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인류가 쌓아놓은 학문 등등도 지금은 경쟁 체제 안에서 순환한다.

이 책은 9.11이 자작극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내세운 <화씨 911>이나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바이러스에 대한 미스터리를 다룬 <하우스 오브 넘버스> 같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저자의 주장이 그렇게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다. 인류 역사상 전체주의, 극단적 민족주의인 쇼비니즘이 몰고 온 잔혹함을 우리는 이미 확인한 바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의문은 남는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슨 재미로 살아야 할까. 스포츠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조차 한일 월드컵 때 사람들과 어울리며 즐거웠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저자처럼 철학을 공부하며 재미를 느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많은 지식인들이 자본주의의 대안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다음 생을 바라지 않지만, 혹여 태어난다면 마르크스가 말한 자본주의 그다음 세상, 그곳에서 나도 한 번 살아보고 싶다. 옆에 있는 인간을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세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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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그래피 - 여자를 소유하는 남자들
안드레아 드워킨 지음 / 동문선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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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 선생님께서 아예 외워버린 책이라 하셔서 구매하였느나 페이지마다 칼날이 배어 있는 느낌이랄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시하는 건 고통스러운 것이다. 고통을 감내하고 이 책을 써준 안드레아 드워킨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날 물로 보지 마. 여기서 물이 物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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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사랑을 반복하는가
가메야마 사나에 외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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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개인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심리학보다는 유물론으로 문제를 파악하는 사회학이 정확한 듯. 짧은 책이지만, 각 분야 이론이 압축된 느낌이라 아깝지 않은 책이다. 책의 주제와는 약간 동떨어지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동물에게 부채를 안고 살아간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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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인문학 - 아는 만큼 꼬신다
김갑수 지음 / 살림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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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었습니다. 내공이 워낙 두텁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작업 인문학이라기보다는 대중적인 문화사 강의 정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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