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잠자는 거인+깨어난 신 : 테미스 파일 (총2권)
실뱅 누벨 저/김명신 역 / 문예출판사 / 2018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실뱅 누벨(Sylvain Neuvel)’의 ‘테미스 파일 시리즈(The Themis Files Series)’는 고대 로봇과 외계인과의 만남을 인터뷰 형식을 이용해 페이크 다큐처럼 담아낸 SF 소설이다.

인터뷰 형식이라는 것에서 몇몇은 ‘세계대전Z’를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이 소설을 소개할 때 언급하는 책이기도 하다. 여러 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 인터뷰로 담았다는 점에서 유사한 면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뷰 기록’이라는 유사점이 있을 뿐, 대사 위주로만 기술한 이 소설은 세계대전Z의 그것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이야기가 주는 재미 역시 그렇다. 그렇다보니 굳이 이걸 왜 이런 형식으로 썼을까 의문도 든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SF를 그렸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처럼 보여 사실감을 높이겠다’는 것도 이미 요원치 않은데, 그 반면에 대화 기록만으로는 상황이나 장면 묘사를 제대로 할 수도 없고, 어떻게든 하더라도 굳이 독자를 위해서 어거지로 하는 모양새가 되어 어색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일반 소설 형식으로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각 권 프롤로그를 그렇게 쓴 것처럼 말이다.

다행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자체는 흥미로웠다. 일단 소재부터가 그렇지 않은가. 고대에 묻힌 거대 로봇이나, 그걸 만든 외계인의 존재, 그리고 그 외계인 무리들과의 만남 등. 과연 이것들에 열광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물론, 따지자면 이것들은 이미 여러 작품들을 통해 접했던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단지 그것들을 가져와 우려먹기만 한 게 아니라, 인간들의 이야기와 함께 잘 버무리고, 중간 중간에 감춰둔 비밀에 대한 떡밥들을 뿌리면서 이후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게 하기도 했다. 그래서 꽤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다만, 몇몇 부분들은 제대로 설명되지 않기에 SF 소설로서는 조금 아쉽기도 했다. 비록 현대에 재현할 수 있는 사건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SF는 과학을 기반으로 하므로 ‘그럴듯함’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소설은 그게 좀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충분히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 설명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최소한 1, 2권을 보는 동안에는 그렇다. 후속권에서 이에 대한 답이 나올지 모르겠다.

번역은 대체로 무난하지만, 때때로 오타나 어색한 문장들도 눈에 밟혔다. 오역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한국어로는 영 어색하달까. 안그래도 녹취록이라는 형태가 호불호가 갈리는데, 대사까지 어색해서야. 원문을 그대로 번역하는게 요즘 추세인지는 어쩐지는 잘 모르겠지만, 좀 더 한국어로서 어색하지 않게 다듬었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든다.

테미스 파일 시리즈는 현재 ‘잠자는 거인(Sleeping Giants)’, ‘깨어난 신(Waking Gods)’ 2권이 발간되었다. 동시에 발간하면서 3권 ‘Only Human’은 빼먹어 한번에 보지 못한 건 조금 아쉬운데, 아마 번역과 출판 작업을 하는 사이에 발간된거라 시기적으로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시리즈는 이후 출간될 3권으로 마무리 될 듯 한데, 마지막 권에는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또 풀어놨던 이야기들은 어떤 결말로 마무리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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