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한 기독교 (양장) 믿음의 글들 185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이종태 외 옮김 / 홍성사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내게 기독교의 근본적인 진수(眞髓)가 무엇인지, 그리고 신앙과 삶이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를 풍부한 문학적 상상력과 접목시켜 제대로 가르쳐준 책, 바로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이다. 영화 섀도우 랜드에서도 그 일대기를 다룬 것으로 유명한 C.S. 루이스는 명실상부한 20세기 최고 기독교 변증가로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루이스는 이 책을 통해 기독교 각 교파간의 다양한 차이성에도 불구하고 각 교파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며 인정하는, 그 공통 분모에 해당되는 기독교의 기본 내용이 어떤 것인지를 명쾌하게 말해주고 있다.

그는 먼저 인간의 본성을 깊이 분석하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그 내면 가운데 '자연법'이라고 불리 울 수 있는 옳고 그름에 대한 법칙을 지니고 있으며, 도덕과 관련된 절대적 기준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즉 인간에게는 현실의 사실들 외에 어떤 것, 즉 인간이 창안해 낸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마땅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실재적 법칙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재적 법칙은 인간 내부에서 스스로 발생했다고는 볼 수 없으며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러한 사실로부터 우리는 우주를 지휘하고 있는 그 '무언가'가 존재하며, 그 '무언가'는 인간 내에서 옳은 일을 하도록 재촉하는 동시에 그릇된 일에 대해서는 책임감과 불편감을 느끼게 만드는 존재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도덕률을 인간에게 부여한 그 '무언가'는 바로 절대 선이라고 할 수 있으며 모든 인간은 그 절대 선 앞에 서게 될 때에 그 도덕률에 합당치 못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끔찍한 절망감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절대 선이 비인격적인 진리라고 한다면 인간은 그 절망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절대 선이 인격적인 존재라면 인간에게는 소망의 빛이 임할 수 있는데, 그것은 절대 선의 인격적 존재는 또한 완전한 사랑의 능력을 지닌 존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그 부족한 내면성에도 불구하고 절대 선을 지닌 인격에 의해 용서받고 참된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한편 C.S. 루이스는 신앙과 도덕의 연결성에 대하여 논하는 바 특히 기독교 도덕관 중에서 다른 도덕관과 가장 날카로운 차이를 보이는 것은 '교만'에 대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교만은 가장 핵심적이고도 궁극적인 악이며, 온갖 악들의 원천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겸손해지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첫걸음은 자신이 바로 교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역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책의 후반부를 통해 삼위 하나님의 존재성과 인격성에 대해 변증하면서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성은 하나님 앞에서 구분될 수 없다는 사실과 그리스도의 구원의 효력이 인류에게 확산된다는 사실을 그의 재기 넘치는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변증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그는 단지 인간들에게 일종의 신앙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두는 것은 참된 기독교가 아니라고 언급하면서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그 삶을 따라 인간의 근본적인 인격성 자체를 새롭게 갱신시키고 전인적으로 회복시키는데 초점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갱신과 회복은 인간의 자연적 자아를 그리스도께 전적으로 위탁할 때 이루어지며, 그럴 때에 인간은 비로소 진정한 새 자아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이 책으로부터 기독교의 근본적 내용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되었다. 특히 이기적 자아의 포기는 참된 자아의 발견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그 역설적 진리에 대한 교훈을 우리네 상황 가운데 충실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만 한다면, 신앙과 삶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이원화되어 있는 우리네 풍토들은 분명 올바른 방향을 찾아 변화되어 나아갈 수 있으리라고 여겨진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아름다운 영적 혁명이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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