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어스 - 홀로코스트, 역사이자 경고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조행복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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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는 무엇이었을까?  

홀로코스트에 대해 우리는 의외로 아는 것이 없다. 


미치광이 히틀러와 전체주의 나치 독일, 

반성 없이 임무를 수행한 관료들, 

아우슈비츠라는 산업화된 학살 시설 정도가 전부다. 


히틀러는 왜 전쟁을 일으켰을까? 

질 것이 뻔해진 이후에도 왜 유대인을 몰살했을까? 


우리가 가진 이미지에 따르면 답은 간단해 보인다. 

히틀러가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스나이더는 이를 <이중 점령>과 <국가 없는 상태>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죽었는가? 


트레블린카, 소비부르, 베우제츠, 헤움노 같은 수용소 이름을 들어 본 적 있는가? 

없다. 

왜냐면 거기에 간 사람들은 다 죽었으니까. 

아우슈비츠가 가장 유명한 것은 역설적으로 그곳에 생존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대인을 전부 죽이려면 그냥 독일에서, 

아니면 점령지였던 벨기에와 프랑스에서 죽이면 됐을 일이다. 

그런데 히틀러는 이들을 대륙을 횡단해 동유럽까지 데려가서 죽인다. 


독일에 굴복했지만 국가 제도가 살아남은 곳, 

이를테면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프랑스 같은 곳에서  

유대인은 제약을 받을지언정 함부로 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소련에 의해 파괴되고, 독일에 의해 재차 파괴된 곳, 

국가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곳, 

<이중 점령>을 당한 <국가 없는> 지대에서 유대인과 비유대인들은 시민권을 부정당하고 사냥당했다. 


국가와 시민권을 박탈당한 사람들, 법 바깥의 존재들을 죽인 것이다. 


이 지점에서 홀로코스트는 

역사일 뿐만 아니라 미래를 향한 경고가 된다. 


20세기 군국주의에서 우리는 국가의 권한과 역할을 축소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런데 또 국가가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국민은 언제든 사라질 수가 있고...


국가란 무엇인가? 또 국가는 어떻게 폭력을 저지를 수 있는가?

우리가 앞으로 이 지구촌 시대에 국가를 무엇으로 이해하고 상정해야 홀로코스트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을까?


책 정말 재밌는데 제발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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