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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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두께에 미리 허걱,해서인지 좀처럼 책에 빠져들지를 못했다. 책을 덮었다가 다시 펼치는 일도 시험 전날 딴짓하는 아이 마냥 다른 것들을 들쑤셔대며 미루기 일쑤였다. 포기할까 포기할까 하다가도 버티며 끝까지 읽은 건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 때문이었다. 이 책을 다룬 방송의 초반에서 이동진, 김중혁 두 사람 다 많은 칭찬을 해대서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다. 팟캐스트 2부에서는 스포일러를 다 까발리기 때문에, 빨리 다 읽고 나서 끝까지 방송을 듣고 싶었다. 다 읽고서 영화 <아가씨>도 보고 싶었다. 여기서 책을 놓으면 다시는 읽을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어서, 약간은 오기로 책을 꾸역꾸역 읽어내려갔다.

 

첫번째 반전에 왔더니,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었다. 아마도 BBC 드라마를 언뜻 지나가면서 본 적이 있나 보다.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는 장면도 역시나. 드라마를 끝까지 본 것 같진 않다. 그 다음으로도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는데, 왠지... 약간 지친다고 해야 할까.

 

젠틀먼보다도 석스비 부인이 굉장히 잔인하게 느껴졌다. 아무 것도 모르는 두 간난 아기의 운명을 신처럼 갖고 논 장본인이니까. 거기엔 자기 자식도 포함이 되었기에 더 그랬다. 수와 모드가 서로 끌린 것은 이 운명의 장난에 함께 얽혀야 했기에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두 여성이 멋도 모르고 받아들여야 했던 삶이, 아프다.

 

어찌됐든 결과는 해피엔딩이지만 그 과정들이 참 버겁고 고통스러워보여서 이 책을 해피하게 기억하진 못하겠다.  내용을 다 알고 이 책을 다시 읽으면 아마 섬세한 문장과 복선 등에 감탄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만, 앞으로 다시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책 좀 읽는다는 분들이 열광한 책이지만, 별로 열광하지 못한 한 독자는 조용히 책을 덮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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