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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두었던 '봄'이라는 단어를 마음껏 꺼내도 좋을 봄날, 4월. 책 한 권 들고 볕 좋은 까페나 공원에 나가 어슬렁거리며 책 읽을 게으른 4월 어느날을 소망하며 읽고 싶은 책을 담아본다.



최인호의 인생

최인호 지음 | 조금희 그림 | 여백미디어 펴냄

이 책을 먼저 읽은 지인은 이 책을 추천하며 '잠언집'이라는 표현을 썼다. 저자 스스로도 이 책을 에세이나 소설이 아닌 '작품집'이라 표현할만큼 이 책은 특별한 책이다. 50년의 문학인생, 5년의 투병인생을 갈무리하며 한글자, 한글자 꾹꾹 담담하게 담아낸 잠언집이자 작품집. '최인호의 인생'이라는 제목만큼 이 책의 의미를 더 잘 표현할 제목이 있을까. 글을 더 빛나게 하는 따뜻한 그림은 이 책에 담긴 또하나의 선물이다. 마치 우리 인생이 '선물'인 것처럼.





김수영의 연인

김현경 지음 | 책읽는 오두막 펴냄

내 책상에는 항상 <김수영 전집>이 있다. 마음이 시끄러울 때, 심산한 세상이 버거울 때 집으로 돌아와 <김수영 전집> 꺼내 아무곳이나 펴들고 읽다 잠을 잔다. 책을 읽으며 김수영이 지금 이 시대에 살아있었다면 어떤 시를, 어떤 글을 썼을까? 상상해보곤 한다. 이 책은 그토록 동경하는 시인 김수영의 아내인 김현경의 쓴 '김수영론'이다. 시인이기도 한 김현경은 김수영과 함께 한 날들, 영영 이별한 날들을 애틋하게 산문으로, 때론 시로 표현을 했다.  책의 제목을 <김수영의 연인>이라 짓고 "나는 아직 당신과 동거중입니다"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김수영이란 존재는, 밤 늦게 내가 읽는 책 속 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과거가 아닌 현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산둥 수용소 제2차 세계대전 중국의 한 포로 수용소에서 기록한 인간 실존 보고서

랭더 길키 지음 | 이선숙 옮김 | 새물결플러스 펴냄

작년 가을, 독서모임을 진행했었는데... 본 회퍼, 서중식, 김대중의 옥중서한을 함께 읽으며 독서 모임의 주제를 '존엄'이라 이름붙였었다. 인간의 존엄이 가장 위태로운 갇힌 공간에서 도리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존엄에 대해 글로 삶으로 깊게깊게 써내려갔던 기록들이 큰 울림을 줬다. 이 책 또한 그런 맥락에서 읽게 될 것 같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중국의 한 포로 수용소에 수용된 백인의 포로가 직접 겪어낸 이야기들을 통해 인간에 대해 더 세밀하게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국내에서 출간되기를 간절하게 기다렸던 지인들의 반가운 탄성이 이 책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책인시공 - 책읽는 사람의 시간과 공간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펴냄

책에 대한, 독서에 대한 많은 책들이 존재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책에 대해, 읽는 행위에 대해 무지할 때가 많다. 이 책은 그런 무지를 반성하며 정신이 반짝 들게 만든다. 나는 이 책의 존재를 '독자권리장전'이라는 책의 서문을 먼저 접하며 알게 되었다. 지은이는 프랑스 작가 다니엘 페낙의 '권리장전'을 보완하여 제시한 '권리장전'은 앞으로 독자들을 통해 수정되고, 보완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독자가 단순한 소비자 혹은 수동적 수용자가 아닌 '책읽기'라는 권리를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입장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참 고마운 책이다.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되, 시간과 공간을 넘어 선 책의 매력, 독자의 권리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며 읽을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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