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북한 관련한 재밌는 책이 나왔다. 권현익과 정병호씨가 5년간 공동연구한 내용을 다듬은 책인 <극장국가 북한>이 그것이다. 원제는 다. 사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출간일과 동시에 알라딘 중고가 뜬 걸 냅다 질렀다. 아직 내용을 미처 보지는 않았지만 표지만으로 연상되는게 있다. 바로 북한이 매해 수개월간의 공을 들여 세상에 내놓는 '아리랑' 공연이다. 모르긴 몰라도 규모가 크면서도 일정이 길게 늘어지는 저런 공연을 매 해 준비하면서, 북한의 지도부는 인민들을 향해 절대적인 복속을 강제하며 대외적으로는 북한이라는 국가가 아무 문제없이 잘 굴러가고 있다고 포장하는 것이다. 원서 표지는 김정숙과 김일성이 양 사이드에 위치하고 '유라 킴'이라 불리던 아이 김정일이 그려진 가족 초상화다. 만화같이 그려놨구먼..
매체들을 좀 뒤져보니 지면에도 상당수 실린 것 같다. 오랜만에 북한 관련 스테디 셀러 탄생 예감이 든다. 단 하나가 맘에 안든다면, 창비의 고집스런 자체 맞춤법 '씨'스템! 늘 80년대 된소리와 거센소리가 가득한 사회과학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어쩌랴.. 주는대로 읽어야지..
아쉬운대로 김정은 시대에 관한 책 몇권 챙겨주고 가야겠다. 김정일이 사망하기 전에 나온 <김정은 체제>가 거의 유일무이한 책이었는데 그 사이에 괜찮은 책들이 더 나왔다. 앞으로도 더 나올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책 나올 수도 없었겠지만 지금은 엄연히 '북한학'이란 학문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또한 그들을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관련서는 계속 나올 것.
요건 좀 무거운 학술서들이다. 윗 줄에 나열한 학술서보다 좀 더 재미없다. 도서관에서 좀 거들떠 보니 그렇단거다.
이 책들만 술술 꿰고 있어도 탈북자보다 북한 역사 많이 안다고 할 듯 하다.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나온 <북한의 역사> 두권짜리는 정말 크고 웅장하고(?) 방대한 북한관련 역사서다. 그러나 지금은 절판이므로 가까운 도서관에 문의해야 한다. 역비에서 나온 <북한의 역사>는 여전히 판매중이고 선인에서 나온 <북조선 사회주의 체제 성립사>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북조선 탄생>은 절판이다. 북한 관련서들은 한번 찍고 안찍나보다. 절판 된 책이 의외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