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그림이 되다> 읽다가 궁금했던 윌리엄 호가스의 '결혼 marriage a la mode' 연작을

찾아둔다. 책에는 연작 1,2의 그림이 칼라도판으로 3의 그림이 흑백으로 나와 있다. 나머지 4,5,6은 아래와 같다.

 

 

챕터 제목이 '돈 주고 산 불행' 소제목이 '로코코 시대의 막장드라마.

맛깔난 번역일세, ㅎㅎㅎ

 

 

 

 

*그림 설명은 <남자, 그림이 되다>의 본문 인용.

 

 

 

파산하여 지불능력이 없는 스퀜더필드 경의 아들과 돈은 많지만 인색한 상인의 딸이 중매로 결혼 계약서에 서명하는 장면.

'진주를 줄에 꿴 듯 의미심장한 동그라미가 줄줄이 늘어선' 은행권이 테이블 위에 놓여있다. 신랑의 아버지인 늙은 백작은 만족스러워하며 비록 '시민계층의 처녀'지만 엄청난 부자의 외동딸인 신부를 집안에 들여놓는다. 파산한 백작의 아들은 이 결혼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흡족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는 중이며, 신부 쪽으로는 고개 한번 돌릴 생각도 없다. 매우 불행해 보이는 신부를 고마운 젊은 변호사 실버텅('언변가'라는 뜻) 이 열심히 위로하고 있다.

 

이미 범죄로 가는 지름길의 초석은 놓였는데, 화가는 그것을 재미있게 나타냈다. 새로운 커플의 발아래에는 사냥개 두 마리가 무거운 사슬에 서로 묶여 있다. 두 사람의 결합이 어떻게 될지 보여주는, 불행한 운명에 대한 암시이다.

 

 

이 시리즈의두 번째 그림에는 서서히 계약결혼의 몰락 징후가 보인다. 부부는 이미 될 대로 되라는 상태이며 계속 몰락중이다. 넘어진 소파나 바닥에 흩어진 책은, 하인들이 일을 잘하고 있는 집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특히 이상한 것은 상인의 딸이 양손을 영국 레이디치고는 우아하지 못한 자세로 쳐들고 있다는 점이다. 남편 역시 모범적인 귀족의 모습과는 달리 다리를 죽 앞으로 내뻗고 있다. 그는 지쳤고 피곤하다. 옷은 구겨졌고 얼굴은 멍해 보이는데 지난밤을 사창가에서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 강아지가 짖으면서 주인의 주머니에서 늘어진 물건의 냄새를 맡는데, 바로 애인의 나이트캡이다.하인은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피한다. 곧 부부싸움이 벌어질 태세이기때문이다.

 

이 연작의 다음 그림들에서 운명은 제 갈 길을 간다.

 

 

세 번째 그림에서는 남편이 애인으로 둔 매춘부가 맥독에 걸렸다. 성병에 걸린 두 사람이 돌팔이 의사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는 이 불륜의 주인공들을 고쳐줄 능력이 없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수은 알약을 먹어보았지만 효과는 전혀 없다. 남편은 화가 나서 돌팔이 의사에게 돈을 돌려달라며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젊은 매춘부는 남들 앞에서 공공연히 입을 닦아대고 있는데 이는 매독의 초기 징후이다.

 

 

네번째 그림에서는 노백작이 세상을 떠난다. 아들은 새로 백작 칭호를 받았고 그의 아내는 백작부인의 칭호를 갖게 되었다. 당시의 관습대로 그녀는 침실에서 손님을 접견한다. 첫번째 그림에서 결혼계약을 앞두고 그녀를 위로했던 변호사 실버텅이 그녀의 곁에 바짝 붙어 앉아 있다. 이제 두 사람은 불륜에 빠져든다. 그것은 그녀의'정당한 권리'인데, 불행의 발단이 매독에 걸린 매춘부가 아니라 바로 남편인 까닭이다.

 

 

다음그림에서는 이야기가 많이 진전되었다. 남편은 간통을 하는 아내가 애인과 함께 목욕탕에 온 것을 훔쳐보고 있다. 그는 변호사에게 결투를 요구한다. 변호사는 창문으로 도망가고 남편은 중상을 입는다. 부상당한 백작은 세상을 떠난다.

 

 

살인 죄목으로 변호사가 교수형을 당하자 백작부인은 슬픔과 가난으로 가득한 고통스러운 과부생활을 하다가 아편 과용으로 세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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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님, 이 책 재미있나요? 살까 말까 고민하던 책인데, 리뷰 올려주시면 보고 사겠습니다.

 

네! 재미있어요! 도판 나오는 책은 예경책이 보기도 좋고, 저자인 가브리엘레 툴러의 글도 재미납니다. 위에 인용은 책 주제와 동떨어져 보일 수도 있지만, '남자, 그림이 되다' 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잘 맞는 글과 그림이 많습니다.

 

 

이 책을 선물해주신 ㄷ님,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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