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 늘리는 법 -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다 땅콩문고
박일환 지음 / 유유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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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를 넘어 언어의 주인으로서 살아가는 법을 알리다.



책의 제목에 비해 상당히 작은, 그러나 시사하는 바가 많았던,


유유 출판에서 낸 책, [어휘 늘리는 법]이다.



가장 먼저 약 150페이지인데도 엄청 얇게 나와서 들고 다니기 좋다. 


개인적으로 책은 이렇게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 엄청 마음에 들었다.


책 내용이 아니라 출판디자인? 면에서 말이다. 외국원서들 보면 손에 들고 다닐 수 있게


책을 인쇄하던데 우리나라는 왜 그렇게 뽑지 않는지 모르겠다. 글씨때문인 걸까.


유유출판이 이렇게 뽑는 걸 보면 안될 이유가 있는 건 아닌 듯.


무튼 이런 것과 함께, 몇몇의 이유로 유유출판의 책을 좋아한다.


이 책 역시 유유출판을 알게 되어 출판한 책을 찾다가 알게 된 것이다.


한국어의 어휘에 스스로 한계가 있단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깨닫게 된건데, 어떤 표현을 하려니까 자꾸 막히는 게 답답했다.


그러던 와중 발견한 책이니, 그 목적에 맞는 내용이 있길 바랐다.


그 바람은 100% 만족하진 못했지만... 조금 다른 부분에서 알게 된 건 있으니 만족해야지.



두 번째, 어휘 늘리는 법이란 책치곤... 어휘 그 이상을 설명하는 기분이다.


물론 내용이 어휘에 관한 건 맞다. 다만 늘리는 법이라는 게 조금 애매했다.


목차만 보더라도, 오히려 늘리는 것 이상을 보여준다는 걸 알게 된다.


'어휘를 둘러싼 전쟁, 어휘의 정치성, 말의 빛깔과 어휘 놀이' 등


물론 몇몇 부분은 늘리는 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령


'늘리려면 버려야 한다, 개인의 어휘 자산 늘리기, 나만의 어휘 만들기' 와 같이 말이다.


내용을 보더라도 확실히 늘리는 '법'은 아니다. 


오히려 늘리는 '데 알아둬야할 이야기'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제목이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더라도, 내용 자체는 엄청 만족스럽다.


앞에서 말했듯 그 이상을 알게 된 것이 바로 이런 점이다.


어휘의 중요성은 꼭 읽지 않아도 당연한 것이지만, 어휘는 변화하고 만들어지며,


사용되기도 하며, 잘 꾸며지기도 한다는 걸, 


그리고 같은 의미여도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는 걸 느껴본다. 


글을 읽다보면 항상 단어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심상이 있었다. 


아마 그게 어휘가 만들어 내는 무언가였을 것이다.


그 덕에 의미는 같더라도 느낌은 다른 문장들이 태어나는 걸 알았다.



개인적으로 어휘에 관한 몇 가지 재밌는 짓?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좋아하는 어휘목록 만들기. 다른 하나는 새로운 어휘로 시나 글 쓰기.


좋아하는 어휘목록을 만든다는 내용을 볼 때, 나도 그런 게 있던가 생각해보니,


실제로 있었다. 지금은 2개뿐이지만, 이번 계기로 차차 채워나갈려고 한다.


기회가 되면 그걸로 글도 써봐야겠다.


두 번째야 어휘자산을 늘리는 한 가지 방법이 되겠다. 


어휘는 뜻을 안다고 해서 그게 실제로 아는 게 아니다. 


스스로 꺼내 써봐야 아는 건데, 그러기에 적당한 게임이다. 


저자님 역시 하나의 시를 쓰셨는데, 정말 이쁘다. 꼭 보았으면 좋겠다.(단어는 곰투덜이었다.)



+ 어처구니와 감자탕의 정확한 유래를 듣고 좀 충격이었다.


인터넷이 좋아져서 어휘를 찾기 좋아졌지만, 간혹 오류가 섞여 있다는 말.


요즘 세상에 명심해야할 필요가 있겠다.



앞에서 말했듯, 이 책은 어휘를 단지 늘리는 법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이상의, 어휘가 감당하는 무게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의 마지막 문장처럼 어휘를 통해 언어의 주인이 되는 삶.


그런 삶이길 바라게 된다.


말과 글을 부리는 것은 의식적인 행위다. 그렇다면 자기만의 생각과 태도를 반영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법이고, 이왕이면 자신의 주체성을 살리는 쪽으로 끌어가야 한다. 그게 언어에 종속되는 삶이 아니라 언어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법이 된다고 믿는다.

p.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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