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민족운동연구 역비한국학연구총서 1
서중석 지음 / 역사비평사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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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이면서도 균형이 잡혀있는 서중석교수의 역사관은 좌우합작운동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해방 후 한반도의 민족국가건설과정에서 전개되었던 다양한 운동가운데에서 저자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대목은 좌익과 우익의 협력에 의해 자주독립의 민족국가를 수립할 수 있었다는 전망이었다. 따라서 저자는 좌익이나 우익 어느 한 쪽의 배타적인 정부수립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이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분단으로 귀결된 좌우의 대립상에 대해 어느 한 쪽에만 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우익계열의 분열정책은 더욱 반민족적인 것임에 틀림없었다. 그렇다고 좌익의 노선이 백퍼센트 올바르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가장 현명하고 민족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편은 좌우의 협력, 그 이상의 대안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미군정기에 있었던 여운형 김규식 중심의 좌우합작운동의 의의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 성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만은 않고 있다. 미소군정의 진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의 순수한 힘 단결된 힘만으로도, 충분히 독립된 민주국가를 수립할 수 있었다는게 저자의 생각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과는 우익과 미군정의 방해정책 그리고 좌익의 배타성에 의해 분단으로 초래되고 말았다. 통일의 한가닥 희망을 보여주었던 좌우합작운동의 실패는 우리의 역사에서 정말 아쉬운 단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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