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동물원을 탈출한 코끼리 기사를 들은 적이 있다. 대단한 기사였지만 찾아보지 않았고, 잠시 생각하다 말았던것 같다. 초록눈 코끼리를 읽으면서 떠올랐다. 커다란 코끼리가 도심속을 활보한다는 상상이 어울리지 않아 비현실같이 느껴져 설마 그런일이 했던것 같다. '초록눈 코끼리'는 바로 동물원에 살던 코끼리가 탈출하여 도심속을 거닐기도 하고, 아프리카로 돌아가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통 코끼리는 2년 가까이 어미 뱃속에 있다가 태어난다. 한번에 1마리의 새끼를 낳고 새끼 코끼리의 몸무게는 어른보다 무겁다. 새끼 코끼리가 태어나면 젖을 먹다가 자라면서 풀을 먹는다. 8~12년이 지나면 다 자라고 70년 정도 살 수 있다. 초록눈 코끼리의 주인공 범벅이는 천일동안 엄마 뱃속에 있다가 태어났고 13살이 될 때 눈이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어릴때 부터 다른 코끼리와 달리 배우지 않아도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는 공연은 최고였고 미래동물원 최고의 인기 코끼리였다. 조련사 콧수염과는 마음도 통하고 불만이 없는 영특한 코끼리였다. 같은 방을 쓰는 큰귀할머니는 공연만 하고 만족하는 '범벅'이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범벅이는 큰귀할머니의 말이 매번 잔소리처럼 느껴져 귀기울이지 않았다. 때마침 콧수염 조련사의 아들 '환희'를 만나면서 더 신이 났다. 이런 범벅에게 13살이 되면서 이상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큰귀할머니는 때가 되었구나하며 초록눈 코끼리를 기다린 이야기를 들려준다. 초록눈코끼리는 아프리카 초원의 코끼리를 이끌 지도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동물원이 아닌 아프리카로 돌아가야한다는 슬픔에 잠기게 된다. 동물들의 고향이 초원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울타리 안에 야생 동물을 가둬 놓고 사육을 시키고 훈련을 통해 재롱을 보여주고 수익을 올리고 사람들을 즐겁게 만든다고 믿는다. 동화속에서 미래 동물원의 부장과 사장이 부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대표적 인물로 그려지고, 코끼리를 아프리카로 돌려 보내주어야한다며 도움을 주는 인물로 마기자, 콧수염조련사, 조련사 아들 환희가 등장한다. 미래의 지도자 '초록눈 코끼리'는 마음이 통하는 환희와 만나면서 친구가 되고 신문사 마기자의 도움과 네티즌들의 덧글로 꿈에 그리던 아프리카로 가는 비행기를 타게 된다. 동화는 따뜻하고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세상도 진실이 통하고 동화처럼 행복하다면 좋겠지만 동물원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물들은 고향의 존재조차 모를지도 모른다는게 여전히 씁쓸하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현재에 충실하다보면 미래라는 것을 놓치고 존재 의미를 잊어버리게 된다. 범벅이가 자신의 길을 찾아 아프리카로 돌아가는 여정에 올랐듯이 우리도 자신만의 꿈을 찾아가는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