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사겠다던 치자나무는 여지껏 못 사고, 그저 꽃들만.

매주 화요일마다  열리는 장터에는 일년 열두달 꽃과 나무를 파는 부부가 있다.

사라는 말 한 번 없이, 투박하게 꿋꿋이 손님이 묻는 질문에만 답하는 부부는 다른 건 몰라도, 꽃 하나는 좋다, 라는 자부심이 있다는 표정인데. 정말 그 부부에게 산 화분들은 낯가림없이 꿋꿋이 잘 자라주고.

그걸 아는 동네 사람들은 화요일마다 좌판꽃집에 몰려든다. 사시사철 손님이 많은 편이나, 특히나 요즘같은 봄날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다.

분갈이도 해주고, 꽃과 어울리는 화분도 골라주고, 깍아달라는 말 없어도 천원씩 덜 받는.

그 덕에 화요일마다 나는 그 좌판꽃집을 어슬렁거리고,

지갑 사정도 잊은채 화분을 들이고 있다.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꽃 이름이

디모라 포세카

라는 꽃이란다. (꽃 살때 물어보았으나, 기억할 수 있는 이름이 아니었던 것이다) 

 

 

 

겹카랑코에의 진가를 안 뒤에 다시 새초롬한 녀석을.

이건 카랑코에.

 

 

 

그리고,

 

 

밤의 수국.

보라색과 흰색 수국을 좋아하나, 보라색은 없었고. 흰색은 건강하지 못한 것들이어서, 분홍과 파란색을 데리고 왔다.

두 아이들이 하나씩 자기 화분으로 하겠다는 걸,

안된다고, 이건 엄마 화분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훗날,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화단이 있는 집에 살게 된다면

수국과 라일락나무를 심어야지.

요즘, 아파트에서는 라일락꽃 냄새가 진동을 한다.

몰랐을 때는 몰랐던 것이, 알고 나니 계속 보이고 계속 맡아지게 되더라.

 

 

봄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한여름이었고, 오늘은 가을날같다.

비도 오시고, 공기도 차갑다.

이 녀석들 춥지 않을까, 실내에 들여놓아야 하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베란다 앞에서 서성였다.

스님은 모두 소유에서 비롯된 괴로움이라 말했는데

그 괴로움을 사서 짊어지는 내 스스로가 딱하기도 하지만

여하튼, 집에 살아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

아침이면 어제와 아주 조금씩 달라져 있는 것들을 만난다는 것이 황홀하고, 감격스럽다.

혹자는, 결국 온실 속의 화초 아니냐고, 그런 것으로 생에 대한 이미지로 확대하지 말라는 일침을 주기도 했으나

아는 것만 알고, 보이는 것만 보이는 나로서는,

그저, 저 꽃들과 꽃들이 대견하고 안쓰럽고 또한 아름답기만 한 것이다.

 

비가 오고.

마음 같아서는 외출도 좀 하고 싶지만, 결국 내가 앉아 있어야 할 자리에 앉아

꾸역꾸역 문장을 읽고, 자판을 두들기다가, 문득, 저 아이들이 심심해하진 않을까 싶어 베란다를 기웃거리다 들어왔다.

소유의 욕망이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 해도, 어쩔 수 없이

그 괴로움을 달게 가지기로 했다.

 

 

낮의 수국

 

 

 

 



 
 
2012-04-25 12:25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6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2-04-26 16:12   댓글달기 | URL
아 이뻐요. 요즘 수국이 참 곱죠. 파란색은 신비로운 느낌.
어제는 한여름 같고, 오늘은 가을날 같고.....공감^*^

kimji 2012-04-27 09:04   URL
화분으로 키울 수 있는 수국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제가 요즘 꽃에 관심이ㅎ 그걸 이제야 안 게 바보같지만, 아무튼, 그 덕에 이렇게 집에도 들여놨어요. 원래는 여름에 피는 꽃이죠. 소낙비 맞는 수국을 보는 일이 정말 그럴싸한데. 아쉽지만, 집에서라도, 이렇게 수국을 볼 수 있어서, 지금은 그저 좋습니다.
한라산 등반, 사진 잘 봤어요^^
화요일, 도서관에서 커피 한 잔 하자는 약속은 다음주로 미루면 되는 거죠? ^^

세실 2012-04-27 10:49   URL
우리 도서관은 휴무 아닌뎅....
공무원은 근로자 아니라고 정상 근무해요^*^
 
‘책의 날’이 가기 전에

 

 

 

생일 선물로 받은 책이 한 가득인데, 또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다.

'필요'라는 의미는 얼마나 간사한지.

 

 

 

 

 

 

 

 

 

 

 

에, 시리즈를 몽땅 장바구니로.

꽃 사진 찍어서, 이 꽃이 무어냐 물어볼때마다 친절하게 답해주시는 선생님에게 죄송하여, 이제사;; 꽃도감을. 내친김에 이런 책들을 우루루 주문했다. 요즘 들어 꽃키우기, 식물키우기에 재미를 붙인데다가, 다른 의미로의 '필요'도 있어서.

 

 

 

 

 

 

 

 

 

예전, 엄마가 화초나 난을 키우시면서, 매일 아침마다 보라고, 새순이 나왔다고, 꽃몽오리가 맺혔다고, 꽃이 피었다고 할 때마다, 매일매일 저 혼자 자라는 걸 보면서 왜 저리 좋아하시나 했던 나였다.

그렇게 퉁을 준 딸에게 키우는 식물들을 보며 말하시길, '자식보다 얘네들이 더 낫다'라 하셨는데.

그때, 왜 엄마가 그런 말을 하셨는지 알 것 같다. 자식보다 키우는 식물이 더 낫다고 생각했던 엄마의 중년에 대한 회환보다는, 여하튼, 집에 자식 외에 내 손길을 필요로하며, 스스로 꿋꿋이 자라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 새삼 감동스러울 때가 있다. 나이가 들어서라고 친구가 일침을 두었지만, 그렇다면 더 좋은 변화.

해를 따라 고개를 돌리고, 물때에 맞춰 잎으로 신호를 보내고, 화분 아래의 물구멍으로 뿌리를 내려 다시 잎을 피우는 식물들을 보면서, 거창하게 '생'에 관해서 생각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은규의 시집, <다정한 호칭>

  이 책도 기다리고 있다.  시집 제목이 '다정한 호칭'이라니. 이 제목 하나만으로도 그냥 마음이 뺏겼다.

 

 

 

 

 

 

 

그리고 두어 권의 아이들 책과 CD 한 장. 내일 쯤이면 오겠지. 그럼, 당분간은 책을 사는 일상이 아니라, 책을 읽는 일상으로 살아야겠다. 책을 읽는 일상,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상인지, 내 모르는 바 아니지만.

 

 

 

 



  1. 꽃잎이 떨어질 때 속눈썹이 흔들리는 당신에게
    from 識案 2012-04-25 12:08 
    꽃이 지고 있다. 비 내리는 아침, 남아 있는 꽃잎들이 흔들린다. 꽃 지는 계절, 꽃 비가 아름다운 요즘 누군가의 계절은 봄일 것이고, 누군가는 이미 여름에 속한 날들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는 아직까지 겨울을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분명하지 않은 모호한 감정 속에서 살고 있는 나는 이 계절에 정확한 이름을 명명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다리던 봄처럼 도착한 시집을 읽는다. 가장 먼저 읽은 시는 이런 시다. <꽃그늘 more
 
 
2012-04-24 11:41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24 2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너희들이 바라보는 식구.

 

 

 

 

 

작년 가을부터 냉장고에 붙여 놓은 그림이다. 두 아이가 그린 '식구'.

그 사이, 만 6세, 만 3세가 된 아이들의 그림은 또 달라졌지만, 처음으로 자매의 같은 그림을 만난 기념으로 남겨두었다.

큰 아이는 엄마, 자기, 동생, 아빠의 순서.

작은 아이는 아빠, 엄마, 언니, 자기의 순서로.

 

이 아이들의 그림이 일년 뒤에, 오년 뒤에, 또 십년 뒤에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생각하다 문득, 십년 뒤에는 식구를 그릴 일이 없겠구나, 싶다. 열여덟, 열다섯이 된 아이들은 그림그리기가 아니라 친구들과 문자대화를 좋아할테고, 아이돌가수들의 팬클럽에 들락거리는 걸 더 좋아하겠지. 엄마 몰래 남자친구를 사귀기도 할테고, 아빠 몰래 도서관이라 하고 친구네서 자고 오는 일도 있겠지. 엄마가 골라주는 옷은 마다하고, 저희들끼리 좋아하는 옷을 입고 다니겠지. 아빠의 관심은 참견이라고 생각하고, 용돈이 필요할 때만 애교를 부리는 딸이 될테지. 그게 또 자연스러운 것이겠지.

그래서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아이들이 서둘러 자랄까봐 두렵다.

 

 

 

 

 



 
 
네꼬 2012-04-23 13:06   댓글달기 | URL
이것도 또 뭉클. ㅠ.ㅠ

kimji 2012-04-24 09:07   URL
(혹시, 아가가 찾아오셨나요? ^^; )
왜 자꾸 우셔요ㅠㅠ

드팀전 2012-04-23 17:09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들은 가족 그리기는 심드렁한 듯 합니다.유일하게 일주일에 단 한번 만 볼 수 있는 tv 프로그램 <마다가스카의 펭귄>중 대장 스키퍼만 열심히 그립니다. 그도 아니면 지난 가을부터 열심인 독수리 그리기. 오늘 아침에는 독수리를 집에서 애완동물처럼 키우자네요. 그래서...독수리를 어디서 구하니 했더니...동물원에서 돈주고 사오랍니다...독수리 비싸구 아빠는 돈이 없다고 했더니만, 새뱃돈 모아놓은 저금통을 들고와서...돈 많답니다. ... 아무래도 독수리를 키워야 할 듯...ㅋㅋ 독수리 파는 동물원 섭외해오라고 해야겠습니다. ㅋㅋㅋ

kimji 2012-04-24 09:09   URL
마다가스카의 펭귄! 저희 애들도 좋아합니다(큰애가요^^;).
저희 애들은 주로 '공주'를 그립니다^^; 가족을 그리라고 한 건, 엄마의 사주에 의해서ㅎ
독수리를 좋아한다니, 멋지군요!
저희 둘째(딸)는 호랑이를 좋아해서, 어릴 적부터 호랑이 그려달라고 꽤나 그랬는데^^
독수리를 키우시려면... 좀 고생하셔야겠는데요^^
그래도, 멋집니다. 독수리를 좋아하는 아들! 이라!!!
^^
형제, 모두 건강하지요?!


드팀전 2012-04-24 09:23   댓글달기 | URL
부산에는 동물원이 없습니다. 있다가 없어졌지요. 독수리를 보러 갈 겸 결혼식 참석 겸 진주수목원에 갔답니다. 독수리가 있지요....다음 날. 예찬이가 유치원가서 수목원가서 독수리 보았다고 하니까...친구들이 하나도 믿지 않고 거짓말 한다고 했답니다. 별말 안하다가 밤에 씻을 무렵 약간은 푸념섞인 목소리로 털어 놓더군요. 아이들이 아무도 믿지 않고, 여자 친구 하나랑 남자 친구 하나만 중립적 태도 또는 수용적 태도를 보였다고 하더군요. 그 애들이 제일 좋은 아이들이라고.ㅎㅎ 그 날 밤, 아들의 발언이 사실임을 입증해 주기 위해 정리 안하고 카메라에 들어 있던 사진 300장을 컴퓨터로 옮기고, 독수리 사진 프린터해서...밑에다 이름도 써주고, 다음 날 가방에 넣어주었답니다. 반응요? 아이들이 보더니..."어 독수리네" 끝.ㅋㅋ 아이들이랑 노는 지금이 제일 좋습니다.

kimji 2012-04-24 09:44   URL
아이에게는 분명한 사실이었는데, 그걸 믿지 않는 아이들과 선생님의 반응을 접한 경험... 은 저도 있어요^^ (작년에 tv와 라디오에 나갔던 적이 있었는데, 아이딴에는 그걸 자랑삼아 이야기했던 모양이죠. 그런데 선생님이 '그래에...'라는 반응이었다는 거예요. 선생님이 안 믿었다는 걸 아이는 직감으로 알았고. 제 아이도 의기소침 모드가 되었어요. 그냥 있어도 되는데, 이 바보엄마가 또 불끈, 하여, 사실이다- 라고 유치원에 커밍아웃을 했다는;; 나중에 후회했어요ㅠㅠ
그런데, 아이가 어떤 불신의 대상이나, 거짓말을 한 당사자,가 되는 건 참으면 안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독수리 사진 잘 보내셨어요^^

부산에 동물원이 없군요. 청주는 작은 동물원이 하나 있지만, 저희는 대전으로 가는 편이에요. 수목원에 독수리가 있다는 건, 있을 법 하기도 하면서도 재미있기도 하네요^^

아이들이랑 노는 지금,이라는 말을 들으니... 어쩌면 아이들이 부모와 놀아주는 시기,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요즘 아이들이 품을 떠나는 것이 문득문득 두려워져요. 아마, 큰애가 학교에 가서 그런 모양이에요. 무언가, 살짝, 그러나 분명한 거리가 느껴져요. 유치원생과 (그 무섭다는)초딩,은 차원이 다른 세계에서 살더라구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큰애 팔개월 무렵부터 기적의 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해서, 중앙도서관의 동화프로그램까지. 둘째 역시 중앙도서관 프로그램으로 유치원 전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도서관에서 빌려다 본 책은 기록할 수조차 없을만큼 많이. 그러고 보니, 이 도시에 살면서 지역의 공공도서관과 인연을 맺은 게 벌써 7년차.

 

큰 애가 학교에 입학하고, 작은 애가 유치원에 들어간 이후에는 도서관 갈 일이 적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마침 초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 봄부터 다니고 있다. 이름은 '책씨앗독서회'. 독후 활동을 주로 하는 프로그램인데, 책 읽고, 자기 의견 표현하고, 간단한 쓰기와 발표력 연습. 그리고 즐거운 놀이까지 이어지는 모양. 아이는 너무 좋아하고. 언니 따라 다니는 유치원생 둘째도 좋아하고, 나도 좋다.

 

중앙도서관의 책 대출 권수는 일인당 세 권. 큰 아이가 초등생이 되어 아이에게도 대출회원 자격이 주어졌다. 하여, 남편과 나, 아이의 카드로 일주일에 아홉권을 빌리고 있다. 그것도 아쉬워서, 아는 부부의 대출증까지 빌려 (몰래) 여섯 권을 더 빌려다 보고 있으니, 일주일에 도서관에서 빌리는 책은 총 15권. 오즈마가 선물해준 배낭이 아니었으면, 이런 엄청난 권수를 들고 다닐 엄두도 나지 않았겠지. 아무튼, 나는 바리바리 책을 짊어지고 다니는 억척엄마가 되었고. 그러거나 말거나 매 주 저희들이 책 고르고 빌리는 데 즐거워하고, 빌려온 책은 그날 다 읽어버리는 만행을 저지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억척엄마는 또 그게 좋다고 해벌쭉.

 

지난 해 말쯤, 중앙도서관에 영유아실이 생겨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 수유실에서 간식도 먹이고, 잠자는 방에서 아이를 쉬게도 하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열람실이라, 누워서도 업드려서도, 편히 앉아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 책읽어주는 봉사 선생님들도 계셔서, 언제든지 그 프로그램을 누릴 수도 있다.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을 두고, 굳이 먼 곳의 도서관을 다니는 일이, 이제는 하나도 안 번거롭다. 그저 우리 세 여자들의 공식 외출이 있는 날이 되었고, 계절이 봄인지라, 그 일정을 더욱 즐거이 누리는 요즘.

 

 

 

 

 

 

 

 

 

 

 

 

 

 

 

 

언니 독서회 가 있는 동안 두 시간을 옴팡 책과 뒹구는 둘째.

팬지꽃의 가운데가 왜 까만색인 줄 아느냐며, 책에서 읽은 신화이야기를 쫑알대는 첫째.

도서관이 일상의 공간이 되는 일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요즘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네꼬 2012-04-18 11:31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예뻐요. 이야기도, 아이들도. 어쩐지 뭉클하네요.

kimji 2012-04-18 11:54   URL
예쁘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봄에는, 뭐든, 다 예뻐 보이기 마련이지요^^

blanca 2012-04-18 12:27   댓글달기 | URL
중앙도서관이라는 곳이 따로 있군요. 프로그램도 너무 알차요. 저희 집 근처에는 중학교에서 지역 주민까지 대출해 주는 도서관 정도라 아쉬운 맘이 많아요. 프로그램도 있고 책 읽어주시는 분도 있는 곳으로 저도 진출해야 할까봐요. 집에서 어느 정도 걸리세요? 도서관이 일상의 공간이 된다는 얘기가 참 부럽게 들려요.

kimji 2012-04-18 13:23   URL
(각 시, 도마다 대표하는 도서관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구립도서관, 시립도서관처럼요. 제가 사는 청주에는 충북중앙도서관,이라고 있고. 충북에서 가장 큰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도서관이 청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서관이라고 알고 있어요.)

도서관마다 평생교육프로그램이라는 게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적어도 제가 사는 이 지역은 그렇더라고요). 성인들을 위한, 유아와 초등 아이들,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주 알차게 많습니다. 수강료는 없지만, 개설 프로그램에 따라 재료비가 드는 경우는 있어요. 책 읽어주시는 분들은, 주로 할머니 봉사자분들이에요. 도서관에 가보면, 그런 봉사자들을 계속 모집하고 있고요. 그분들이 오후마다 하루에 30분씩 책을 읽어주시고, 간단한 노래와 율동도 가르쳐주시고 그렇더라고요. 많은 아이들이 참여하진 않지만, 그래도 도서관에 갈때마다 마주치는 아이들과 엄마들이 있어요. 꾸준히 사랑받는 프로그램 같아요.
지역의 공공도서관을 찾아보시면, 그런 프로그램이 알찬 도서관이 있을거예요. 이 참에 정말 '진출'해보시길요^^

저희집 근처에 최근에 도서관이 하나 더 생겼는데, 다니던 도서관이 아닌 지라, 아직 찾아가보진 못했어요. 저희 집 근처의 도서관을 가려해도 택시를 타야 합니다(이 도시에서 산 지 7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버스 노선을 잘 몰라요;;). 기본요금 거리라고 하고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다녔던 기적의 도서관은 택시비로 4천원 정도의 거리. 지금 저희가 다니는 저 중앙도서관은 택시비 5천원 거리에 있어요. 왕복 만원. 택시비 때문이라도 책 대출 욕심을 내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공공도서관 말고도, 큰애 초등학교에 있는 학교 도서관도 잘 이용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아이와 학교도서관에서 만나 같이 책읽고, 같이 귀가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는 일주일에 세 권 대출, 학부모들에게도 세 권 대출이 가능하고. 저처럼 학교 도서실 도우미를 하게 되면 일주일에 다섯권까지 대출이 가능해져요. (그래서 일주일에 빌려볼 수 있는 책이 총 23권이 됩니다!! ) 학교에 부설 유치원이 있다보니, 그 유치원생들도 이용하는 도서관이어서 유아용 그림책도 많은 편이어서 좋은데, 대략 크기가 작고, 보유 도서들이 많이 낙후된 상태여서 아쉽기도 하더라고요. 그래도, 알차게 운영되고 있는 학교도서관도 참 좋더라고요.

외국의 예를 들면, 참 뭣하지만, 걸어서 10~15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는 나라,에 대한 예를 읽다보면, 정말 부러워요. 내 집에 책을 두고 내 책을 읽는 것도 좋겠지만, 서로 함께 읽는, 같이 읽는, 그리고 그 정서를 자연스럽게 익혀나가는 문화는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나마 저희 집 꼬마들은 두루두루 도서관에서 잘 지내는 편이어서 감사하고 좋은 일이죠.
오늘도 학교 도서관에서 아이와 만나기로 했어요. 빌려온 책도 반납해야 하고요. 엄마가 게을러서 책만 읽히는 게 아닌가, 싶다가도, 이마저도 어딘가! 라는 자기합리화에 만족하곤 합니다. ^^

오늘도 여전히 날이 좋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꽃구경도 잊지 말아야겠어요-

된장 2012-04-18 13:50   댓글달기 | URL
전남 고흥 시골도 도서관은 예쁘게 잘 갖추었어요.
시골마을일수록 도서관이라는 곳은
참 커다란 자리가 된다고 느껴요.

시골이 아니더라도, 중소도시에서도
도서관 한 곳 있으면서
삶터가 크게 달라지기도 하고요.

kimji 2012-04-19 01:18   URL
도서관 하나가 삶터가 크게 달라진다는 말, 공감해요. 맞아요, 그렇더라고요.
지금도 만족한다,라고 말은 하지만. 조금 더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서관. 도서관 앞으로 이사 가자는 아이의 말을 따르고 싶어요^^

책읽는나무 2012-04-19 07:26   댓글달기 | URL
저랑 똑같은 삶을 살고 계시네요.책가방 짊어지고 빌리러 다니는 삶들요.ㅋㅋ
전 요즘 학생들처럼 좀 튼튼한 가방을 하나 살까? 싶어요.그냥 가볍고 얇은 배낭가방에다 책을 넣어다녔더니 일 년새 그림책 모서리에 배낭가방이 구멍이 나려고 해서 가방 아까워하고 있는중이에요.ㅠ
여전히 두공주님들 도서관프린스하고 있네요.^^
예뻐요.
헌데 희원이 취향이 울둥이들이랑 취향이 비슷한 것같아요.울둥이들 저런 샤랄라~ 하는 치마 입혀달라고 맨날 노래부르거든요.때론 치마라는 것자체가 마냥 좋아 못난이 치마라도 감사합니다.하더라구요.ㅋㅋ

학교도서도우미도 하시는군요.이게 생각보다 괜찮지 않던가요?
전 작년에 성민이 전학시킨탓에 성민이가 도서도우미 유인물을 들고 와서 엄마 한 번 해주면 안되겠느냐고 심각하게 묻더라구요.1,2학년때 다른 아이들의 엄마가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부러웠나보더라구요.제가 이런 것 별로 안좋아하거든요.흠~흠~
그래서 아이 전학한 학교에 적응 빨리 하라고 도서도우미 작년부터 했었는데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던지~~
더군다나 책을 빌릴 수 있는 것에 전 저대로 감격했었죠.^^
저흰 도서도우미는 4권,지역주민과 학생들은 각 2권씩 빌릴 수 있어 우리집은 12권을 빌릴 수 있어요.
헌데 정말 그림책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한자리서 다 읽어버리니 많이 아쉬워 저도 아는 사람 이름을 올려볼까? 생각중이에요.ㅋㅋ 저도 억척엄마가 맞긴 맞나봅니다.시립도서관에서 15권씩 빌리면서도 말입니다.
전 도서관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싶어도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시간대가 안맞고 운전을 못하니 차츰 차츰 멀리하게 되더라구요.둥이들에게 동화구연같은 프로그램 수강해주고 싶어도 그것은 또 토요일에 하니 더욱더 꺼려지게 되구요.주말엔 결석이 잦을 것같아서 말입니다.저희도 택시비가 왕복 한 칠천원정도 나올 것같은데 것도 왜그리 아까운지.ㅋㅋ
그래서 전 그냥 평일에 나혼자 가서 책 빌려와서 집에서 읽히는중이에요.주말이나 방학때 한 번씩 데리고 가서 책좀 읽히고,가끔씩 주말에 영화나 공연프로그램이 있을때 보여주곤하구요.그것만 해줘도 애들은 좋아하더라구요.^^
암튼..전 이런 시골에서 나처럼 하는 엄마들이 과연 있을까? 싶어 내가 너무 억척엄마인 것같아 소문날까 두려울때도 있는데.요즘 조금씩 소문나고 있어요.이동네가 좁아 자주 얼굴 마주치게 되는 엄마들이 많아요.ㅋㅋ
그래도 내가 낸 세금으로 내가 당당하게 이용하는건데~ 란 생각하면 기분좋아요.
그리고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았음 이많은 책값을 어찌 감당했겠어요?!
도서관 한 번 오갈때마다 돈 번다는 생각을 하면 어깨가 아파도 정말 즐겁더라구요.
그렇지 않던가요?^^
책가방 메고 다니는 억척엄마가 지역은 달라도 같은 시간대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참 기쁘네요.
우리 체력이 허락하는한 끝까지 함께가요.^^

kimji 2012-04-20 10:21   URL
학교도서도우미, 이거 참 좋습니다^^ 공식적으로 도우미 하는 날은 한달에 한 번이지만, 그것만으로도 대출 권수가 3권에서 5권으로 승격! 할 수 있다는 것도 좋고. 도우미엄마들 중에서 책읽어주는엄마 소모임이 있어서, 그것도 해요. 한달에 한 번 저학년 교실에 들어가서 책 읽어주는 일인데, 재미있어요. 애들도 좋아하고. 저희 애도 좋아하고요^^

배낭은 정말 튼튼한걸로 장만하시길. 저도 고운 꽃가방 끈이 대롱대롱, 박음질을 다시 해야 할 지경이에요;; 다른 거 몰라도, 책 빌려 읽히는 억척,이라면 자신있게 억척부려도 괜찮다고 나는 생각함! ^^
열심히 해봅시다!!!

세실 2012-04-19 12:50   댓글달기 | URL
책씨앗 독서회도 하는구나....ㅎ
화요일에 만날수 있는거군요. 담주 화욜에 커피 마셔요^*^
참 채운샘이 진행하는 인문학독서콘서트 예술 파트 요거 들으셔도 좋은데. 목요일 오후 2시랍니다. 애들땜에 어려우실까?

kimji 2012-04-20 09:07   URL
바쁘셔서 기억을 못하시는 거예요. 지난 번에 말씀 드렸는데^^
네, 매주 화요일에는 도서관에 갑니다. 네, 커피 마셔요.
오후 3시에 둘째가 하원해요. 이미 알고 있었으나, 신청할 수 없었던 이유였죠. 작은애 학교에 들어가면 날개를 달 수 있을까요? ^^
담주에 봬요!
 

 

 

 

 

 

 

 

 

 

 

 

 

 

 

  다들, 벚꽃에 난리인 봄.

  우리 동네에는 벚꽃이 아니라 살구꽃이 가득 피었다.

  아파트 단지 옆의 작은 시냇물. 그 물길 따라 살구나무가 가득. 꽃 피고 열매 열리면, 사람들이 모두 나와 살구를 따는 진풍경도 벌어지는 동네. 가끔, 이런 풍경 앞에 서면, 큰 도시에 살지 않아도 괜찮다는 기쁨과 안도. 

  지난 주 주말. 살구 꽃 핀 시냇물을 따라 아이들과 걸었다. 며칠 사이 그 꽃 다 져버려 이파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마음은 아직도 꽃길에서 서성.

 

 

 

 

 

 

 

 아이들이야, 그저 나서면 좋은 일. 아이들이 있으면 그 길이 바로 꽃길.

 너희들만 있다면, 엄마는 언제나 봄.

 

 

 

 

 

 



 
 
blanca 2012-04-18 12:30   댓글달기 | URL
저는 살구꽃을 알아내지 못하겠어요. 오늘 아침에도 벚꽃인지 살구꽃인지 사과꽃인지 헷갈리면서 그냥 꼬마에게 벚꽃이라고 해 버렸어요. 길도 아이들도 너무 이뻐요.

kimji 2012-04-18 13:06   URL
사실, 저도 지금껏 벚꽃인줄 알았어요. 사람들이 살구를 따는 것을 보면서 살았는데도 말이죠. 이번에 작정하고 저 길을 완주^^; 하면서, 살구나무거리,라고 적힌 팻말을 봤어요. 그래서 아, 살구나무였구나- 라는 걸 알았답니다.
아이와 함게 꽃을 보는 아침이셨군요. 저희 동네는 이제 살구꽃, 목련꽃이 다 지고 있어요.


노이에자이트 2012-04-18 16:54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충북 제천에 산 적이 있습니다.아파트 주변 경치가 참 좋군요.냇가에 오리나 백로들도 오겠지요?

kimji 2012-04-19 01:19   URL
아, 그러셨군요. 제천, 멀지 않은 곳인데, 청주에 살면서 가 본적이 없네요.
냇가에 오리와 백로... 들이 올까요? 겨울에는 집안에만 꽁꽁 숨어 있어서;;
오리, 백로 없어도, 지금도 충분히 어여쁜 곳이어서, 저는 좋습니다^^

책읽는나무 2012-04-19 07:34   댓글달기 | URL
살구꽃?? 그럼 벚꽃이랑 비슷한데 색깔이 약간 달랐던 그꽃들이 다 살구꽃이었겠단 생각을 이제사 했네요.
또 가르침을 받고 가네요.ㅋㅋ

꽃보다 역시 공주들이 더 예쁘네요.그때 하신 님의 말씀에 완전 동감!
분홍공주,노랑공주가 더 이쁘네요.^^

이곳은 이제 사람들이 반팔,반바지 입고 다니네요.
전 추위를 많이 타서 아직 두꺼운 티셔츠입고 있는데 말입니다.
밤엔 보일러 틀고 자구요.
전 정말 남쪽 아니면 어떻게 살았을까? 싶어요.ㅋ

kimji 2012-04-20 10:34   URL
저도 올 해야 알았다는.
여기도, 막 더워요. 저도 반바지 개시는 진작에(워낙에 한겨울 빼고는 내내 반바지를 입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남쪽에 사시니, 정말 다행이에요-

이제 여기는, 꽃대신 연둣빛 새잎들이 한참입니다!


2012-04-21 11:57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