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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 기자의 영화야 미안해
김혜리 지음 / 강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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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과 전복- 현대 한국 영화의 어떤 경향
김영진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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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김혜리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3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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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탐독- 정성일의 한국영화 비평활극
정성일 지음 / 바다출판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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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인입니다 - 혼자가 행복한
진민영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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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 인상깊은 구절이 종종 뜨길래 빌려읽어봄. (알고는 있었지만) 읽어보니 나는 완전 빼박 내향인이었던 것. (너드 취급안당하려 악착같이 외향을 학습한)
혼자하기 좋은 몇가지 팁들을 전수받았다. 특히 집에서 목욕 너무 해보고 싶은 데.. 욕조있는 집에 살아볼 수나 있을까??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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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박상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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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에 대해서 예술가에 대해서 파스타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없고 할 말도 별로 없지만, 실패에 대해서, 주사에 대해서 그리고 유채영의 <이모션>에 대해서라면 나도 몇가지 할 말들이 있다.

1. 이모션은 노래방에서 최고의 띵곡이라 할 수 있다.

술취해 인사불성이던 제제가 내노래야, 라며 <뱀이다>를 부르고 알바생이 탬버린을 치기 시작할 때, 이 소설 더 읽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하던 고민은 눈녹듯 사라졌다. 아아, 난 이 소설을 좋아하게 될 것 같아... 바로 예감은 적중. 아... 뭐야... 이 ‘젊은 작가’... ㅜㅜ 넘 좋챠냐......
제제도 그렇지만 왕샤도 그렇고, 드문드문 소설에서 나오는 선곡들이 어찌나 토착적(?)인지 너무 신나버렸다.
최은영 소설 속 주인공들은 데미언 라이스를 듣고, 박상영 소설 속 주인공들은 이모션을 부르며 춤춘다. 물론 내 음악앱 스트리밍 횟수는 데미언 라이스가 압도적이다. 하지만 노래방에 간다면? 역시 이모션이지!!! 🎶그 때는 몰랐었어 누굴 사랑하는 법~

“(192-3) 왕샤는 어떤 음악이 나오든 그에 맞는 춤을 출 줄 아는 프로였다. 다음 노래는 유채영의 <이모션>.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댄스곡이었다. 왕샤가 내게 소리쳤다. 왜 이렇게 신나? 유채영은 정말 최고의 아티스트야. 그리고 무선 마이크를 빼앗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때는 몰랐었어 누굴 사랑하는 법. 미세먼지 때문에 한 소절을 다 부르기도 전에 금세 목이 아파왔다. 왕샤는 고음을 올리다 조금 울었다.
씨발 왜 다 죽고 난리야.
나도 슬쩍 눈물이 나서, 이참에 신나게 울어나 보자 싶은 마음에 함께 울었다.”

앗, 소설 읽다 나도 울었네? 시발, 왜 다죽고 난리야 하면서.
중학교 때- 한참 교복 치마 줄여입고 거북이 등딱지 같이 가방 짧게 매고 펌프라는 것을 할 때, 노바소닉 “웃기지 마라 제발좀 가라🎵” 쾅쾅 밟아줄 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오락실의 맨 마지막 코스는 거의 반쯤 미쳤었던 코인 노래방. 그 좁아 터진 곳에서 어찌나 실컷 놀았던지. 곡 리스트도 다 기억난다.
오프닝으로 이정현의 ‘와’ 불러주고 ‘런투유’ 부르면서 애들이랑 “바운쓰윗미옙배배”해주고 또 몇곡 부르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역시 <이모션>이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이 노래는 무서울 것 없는 중딩의 리비도를 발산하기에 완벽한 기승전결을 갖춘 곡이었다. 전주부분에서 테크노 머리 흔들어주고~ 노래 한 소절 부르고~ 너무 쉽게~ 뙇~내맘을 보여줬어~ 박자맞춰 떼창하고, 간주 부분에서 더 신나게 테크노추고~ㅋㅋㅋ 고음 안올라가도 신난다... 게다가 가사 마저 심금을...... 아니, 그런데.. 상영씨 저랑 중학교 친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매우 시골 출신에, 여자친구들이랑만 놀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진짜 노래방 친구일 리는 없겠지만... 소설 속 선곡들이 다 너무 저희 노래라... (크흠흠)

여담인데, 그때 아마 평생 갈 노래방 다 가고 평생 부를 노래 다 불렀나보다. 이모션 고음 쯤 쩌렁쩌렁 성량으로 승부하던 청소녀(!)는 자라서 노래방 가자고만 하면 술자리에서 도망치는.. 그 흔한 클럽조차 평생 한 번 안가본 모범(?!!!!)삼십대가 되었거든.... .. 여튼 노래방 진짜 안좋아하는 데, 유채영 이모션 부르고 싶어져서 갑자기 노래방 가고 싶고- 술먹고는 한번도 이모션을 불러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닫고 (요즘 술 끊었는 데) 취해야겠다 싶어졌음. 하지만 이 노래를 부르려면 역시 나의 여수 친구들이 있어야 한다... 보고 싶구나. 야야..ㅜㅜ


2. 술취하면 역시 빅맥...

소라를 대표해서 여타의 술취해 비틀거리는 인물들에서 왜 때문에 내 모습이 보이는 것인가. 술에 취할 수록 더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시기 시작할 때는 분명히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사람이 나였는데, 술자리가 길어질 수록 세상에서 나 자신과, 그런 나와 함께 술먹고 있는 니가 제일 불쌍하다. 그래서 결국은 운다. 엉엉. 인생망했어. 인생망한거 같아 시발~~ 하면서... 그리고 고집을 피우지. 고집의 대상과 집착은 그날 그날 다르다. 그러나 그 고집을 해결 하는 것은 역시.

“(69) 빅맥 세트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소라의 표정이 조금 바뀌었다.
맥도날드 있어?
응. 맥도날드 데려다 줄게.”

해장 햄버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읽다가 너무 나인게 너무 싫어서 집어던질 뻔 했다.
상영씨.. 혹시 저랑 술 친구세요? 😰

“(121) 그럴 일은 아니었고, 그려러고 했던 일도 아니었는데 역시나 술이 문제였다. 술이 문제인 것을 알면서도 술을 끊지 못하는 걸 보면 역시나 내가 문제인 거겠지.”

다음 날 후회하는 문장도 어찌나 내 일기 같은지- 작가님을 한번 쯤 만나서 딥톡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 같은 별에서 온...거 맞죠...? 라고 적다가 생각해보니 대한민국의 술먹어본 성인이라면 다 한번씩 뱉는 말이라는 것을 자각. 조금 전까지 이루어진 심각한 동일시에서 빠져나오는 중입니다. (슬슬 이제 이 소설과 이별 할 시간)


3. 우린 아무 것도 아니다.

소설은 ‘세상의 작은 점 조차되지 못했던’ 성장하지 못한 어른들의 성장 실패담 모음이다(세라믹은 제외해야하나용??;;). 비슷한 시기 청춘을 통과한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 끝끝내 성장하지 않는 그들을 보며 잠깐 잠깐 울었다. 나 역시 그러하니까.

보통은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해야 맞을 것 같은데....
실패로 가득한 청춘을 지나고 나서 난 좀 더 유치해졌다. 어른인데 더 마음이 더 어려진거지 ㅋㅋㅋ

“너무 쉽게 내 맘을 보여줬어. 너무 일찍 내 모든 것을 줬어. 항상 나를 속여왔던 외로움에 또 다시.(유채영의 <이모션> 가사)”

청춘을 건너 온 나의 교훈 : 외롭다고 쉽게 마음 내주지 말자.

내가 간절했을 때, 내가 힘들었을 때, 내가 취약한 상태였을 때 - 내가 동아줄처럼 여긴 사람, 생각, 관계, 도움들은 결론적으로 나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인생사 기브&테이크. 받은 게 있으면 결국 값을 치러야 한다.
매번 필요한 만큼을 ‘조금’ 받고 생각보다 많은 값을 치렀던 것 같다. 홀랑 다 빼앗긴 것도 아니고, 받을 때는 간절했기 때문에 손해라고 하기도 그런... 내가 요꼴인 걸 보면, 분명 이득은 없는 장사였다. 그 해프닝들이 차라리 대단한 상처였다면 무슨 이야기라도 됐을 것이다. 내가 매혹된, 의탁한 대상들은 ‘그저 그런’ 나의 ‘투사’였고 내가 그저 그랬기에 적당히 이불킥 한번 하고 말 정도의 후회들로만 남게 되었다.

이제 (더는 청춘이 아닌) 나는 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으로 누군가 ‘내미는 손’을 덥썩 잡지 않는다. 재고, 살펴보고 또 곁눈질 해보다가 믿지 않아도 별 상관 없을 때, 그리 대단한 도움이 아닐 때, (혹은 내 쪽에서도 줄 수 있는 것이 있을 때) 간절하지 않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뭐 그럼 그러시던가. 요렇게. 느스은 하게 관계 맺고 적당히 유지하다, 용건이 끝나면 적당히 멀어진다. 그게 안전하다. 더 실패하면 더 상처받으면 이젠 진짜 안될 것 같으니까..

“지금 배고프다고 아무거나 먹지 말자. 배탈난다.”
청춘을 다 바쳐(?) 배운 결론이라고 하기엔 너무 당연하기도 하고... 서글픈 교훈이렸다.

세상은 나의 기대 처럼 선량하지 않다.
외롭다고, 취약하다고 너무 쉽게 나를 보여주면 다친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215)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 무언가를 줄 것 처럼 다가오는 것 (사람/관계/일/투자/사업/기타 등등)들은 절대 경계(!)해야 한다. 빼먹을 것도 없는 것이 의심만 많아서리...
그래서 더 외로워져버렸지만, 차라리 외롭고 말겠어!!!! (아.. 유치해 너무 유치해...)

나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채 외롭고 쓸쓸하게 늙어 죽어가는 것 아닐까? 조금 조바심 날 뻔 했는데.. 소설로라도 유치뽕짝인 동류들을 만난 거 같아서..... 안심되었다. 박상영 작가님이 앞으로도 이런 소설 써줄 테니까. 외롭고 쓸쓸하지만 소설을 읽으면서는 또 안심되겠지. 남은 여생은 그렇게 살아갈테다. 외로운 걸 안심하며...

작가님이 앞으로 너무 큰 성공을 거두지 않길 빈다. 성공한 자들의 자기연민과 실패담을 참으면서 맞장구 쳐 주는 것은 현실에서 (영업용) 만으로도 넘 벅차거든....

이상, 쓰고보니 작가에게 저주를 해버렸네???ㅋㅋㅋ🤭

(128)
바닥에 잔과 와인을 내려놓고 문에 기대앉았다.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태혁은 꼭 예전의 나 같았다. 상대방에게 내 가장 약한 부분을 드러내고, 상대의 아픈 부분을 알게 되는 것이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믿는 것. 일종의 신앙과도 같은 믿음. 그 순진한 믿음이 거울을 보는 것 처럼 소름끼치게 싫었다. 미안하지만 더이상 아무것도 말하지 마. 묻지도 말아줘. 넌 그냥 어깨가 넓고 키가 크고 커야할 모든 것들이 적당히 큰 군인에 불과해. 세상의 다른 모든 남자들과 다르지 않은 한 명의 남자일 뿐이라고. 그러니까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을 말하지 마. 나의 아픈 부분까지 알아내려고 하지 마. 특별해지려고도 하지 마. 그냥 심심하면 만나 섹스를 하고 쓸데없는 얘기나 하는 남자로 남아 있어줘. 부탁이야.

(215)
그의 말이 맞았다. 우리는 세상의 아주 작은 점조차 되지 못했다. 점은 커녕 그 어떤 것도 되지 못했다. 인생을 걸고 했던 일들은 모두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되어버렸다. 칸영화제를 가기는커녕 제대로 된 퀴어 영화를 찍지도 못했고, 현대무용가가 되지도 못했다. 보란듯이 사랑을 하지도 못했고, 내가 누구인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 지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어영부영 나이만 처먹었다. 동성애자이면서 제대로 동성애를 하지도 못했고 그것도 모자라 이성애자들로부터 마이크 하나조차 제대로 훔치지 못했다. 이토록 철저한 실패는 영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우리는 망했다.
망해먹은 채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 우리는 웃고 떠들고 술 먹고 섹스하다 죽을 줄이나 아는 동성애자들일 뿐, 그 이상의 아무것도 되지 못했고, 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애초에 아무것도 아니었고, 아무것도 아니며, 그러므로 영원히 아무것도 아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263)
두 번에 걸친 데뷔조 발탁과 또 거듭되는 탈락이 내게 알려준 진실은 내가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존재이며, 나의 가치를 똑바로 바라봐야지만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랬는데, 이상하게도 도톰하고 못생긴 곰곰의 곰손이 내 손위에 포개질 때마다 나는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새롭게 배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고 믿었던 현실이 실은, 헬륨을 넣은 풍선처럼 이리저리 정처 없이 나부끼고 있었던 것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현실은 전혀 정제되어 있거나 아름답지 않으며, 일상에 연습 따위는 없다는 것을. 지금 이 순간이 내 삶이라는 사실을.

(319)
나는 언제부터인가 우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는데, 대개의 눈물이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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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309동1201호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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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페이스북 계정으로 글이 올라올 때 몇편 읽었던 것 같은 데- 이 책 왜 이제서야 봤지... 아픈데 담담하고 따뜻한데 답답한 이야기. 내 삶에서 출발해 누군가의 삶을 토닥이는 글. 위에서 가르치거나 멀리서 조망하지 않는 글. 저자가 이후에도 글을 쓰신다고 해서 인터넷으로 다음 책을 주문했다. 그냥 다 잘됐음 좋겠다.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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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읽은 단편소설 집 속 엄마는 세상이 가하는 거대한 고통에 당해 그것을 술로 풀고 아들에게 폭력으로 푼다. 고통은 전염된다. 어린 소년은 자기 자신을 학대한다. 뒤틀린다. 망가진다. 어쩌면 너무 단순한 고통의 순환. 폭력의 연결. 소설의 이야기에 눈을 뗄 수 없었던 것은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정도가 달라 희미하게 느껴질 뿐.

기실 우린 모두 그렇지 않은가. 나의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폭력을 짜증과 화로 신경질로 - 가깝거나 약한 이에게 행사하면서, 이해해줘 오늘 내가 바깥에서 이런 저런 일이 있었어.

*

사랑스런 나의 매기는 타인에게 자신의 고통을 튕겨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저 고통에 ‘당’하지도 않는다. 그 고통의 절대량이 적어서는 결코 아닐 거다. (객관적으로 재혼한 남편의 전아이들 까지 케어하며 그를 먹여살리고 자기 아이도 키우며 일까지 하는 인생이 어떻게 사연없고 괴로움 없다고 할 수 있겠나..😱)

자책과 원망은 적당히. 휘적휘적 씩씩한 걸음걸이로. 자신이 선택한 것들에 딸려 오는 것들까지 책임지기. 그가 설령 남편의 전 부인이라도 공정하게 바라보고 존경할 부분은 존경하기. 고통을 고통으로 인식하지 않고 삶이 자아내는 문제로 대하며 가능한 선에서 더 망가지지 않기위해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

쉬운 방식으로 누군가를 탓하며 감정을 해소해 버리거나 (일시적으로 해소해 버리면 문제를 근본적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린 아이들에게 (자기의 화를 근거로) 분풀이 하지 않는 것도 그녀의 특징.

*

나는 고통과 힘든 것들이 보였는 데, 그녀는 삶을 보는 것 같았다. 고통을 튕겨내거나 고통에 당하는게 아니라 삶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담담히 받아들인 삶에서의 고통이란 조심조심 풀어볼 수 있는 문제로도 대할 수 있구나. (계획대로 풀리지는 않겠지만)

그러던 그녀가 “내가 나로 사는 게 지긋지긋해요”라며 흘리듯 슬쩍 자기를 이야기했을 때, 너무 알 것 같고 너무 이해가 되서 서글펐다. 그럼에도 지긋지긋해 할 정도로 자신을 살아보려 애쓰는 매기에게 반하고 말았다.

‘자기 중심을 지닌 오지라퍼’라는 인종은 아직 지구에 존재하는 가? (당하기만 하는 오지라퍼와 통제욕구를 감춘 오지라퍼만 있는 줄 알았는 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영화에는 존재한다. 이런 영화는 살아가는 데 힘을 준다. 고통에 잡아 먹힌 소설 속 개인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자기 개발서 속의 나도, 도식화되고 분류된 교양서 속의 그들 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고 때때로 춤을 추는 매기를 만나서 다행이다. 고통들을 마구마구 반사해 주고 싶은 어떤 날, 나는 그녀를 떠올리며 척척 걷고 춤 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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죤보통 2019-05-25 1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기스플랜 최애

쟝쟝 2019-05-25 12:41   좋아요 0 | URL
나도 넘나 최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