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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의 2월 주목 신간 소설 추천 페이퍼

 

  2월에 추천하는 책들은 한권을 제외하고는 다소 어두운 주제들의 책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내가 의도한 것은 아니다. 나 역시 봄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보다 밝고 즐거운 이야기를 선사하고 싶었지만, 이번 달에는 유난히 아래와 같은 어두운 소설들이 상당히 많이 출간되었고, 그것들만 유독 눈에 들어왔다. 또한 1940~50년대 책들도 3권이나 포함되어 있다. 새롭게 태어난 고전들은 명작은 결코 죽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듯이, 나에게 계속 손짓하였고, 그것 역시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으로 이어졌다. 이 중에서 부엉이 소녀 욜란드는 나머지 작품들과 주제나 구성, 장르면에 있어서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데, 아동 문학과 청소년 문학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러한 새로운 장르문학은 여간 달가운 소식이 아닐 수가 없다. 아마도 봄을 맞이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근접한 소설이 아닐까? 

 

 

붉은 낙엽 | 토머스 H. 쿡 | 고려원북스 | Red Leaves

 

  단란한 가족사진, 그림 같은 단풍나무, 행복이 가득한 집은 모든 게 시드는 늦가을에 사라져버리고 이제 쓸쓸한 낙엽만이 남았다. 의심과 오해로 서서히 무너져가는 가족을 비극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유괴라는 범죄가 주요 모티브로 사용되긴 하지만, 기존의 추리 소설과는 다르게  ‘추리’보다는 ‘가족’과 ‘삶’의 진실을 찾는 여정에 집중하는 소설이다.

  자신의 아들이 유괴 용의자로 의심되는 상황에서 겪는 아버지의 고뇌, 번민, 불신, 오해. 어쩌면 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너무 무겁고 쓸쓸한 주제가 아닐까 싶지만, 색다른 장르의 추리 소설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구미가 당기지 않을까?  또한 이 작품은 장 피에르 주네가 감독을 맡아 영화로도 만들어져 2014년에 개봉될 예정이다.  

일러스트 이방인 | 알베르 카뮈 | 호세 무뇨스 | 책세상 | L'etranger

 

  그래픽노블의 거장인 호세 무뇨스와 20세기 지성이자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알베르 카뮈가 만났다. 새로이 태어난 프랑스문학의 영원한 신화 이방인, 강렬한 흑백 일러스트와 함께 배치된 텍스트의 결합이 환상적인 이 책은 단연 눈에 확 띄는 작품이다.

  알베르 카뮈는 이 책을 통해 현실에서 철저히 소외된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밝고 투명한 세상이었다면 예술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예술을 통해 밝고 투명한 세상이 아닌 어둡고 혼탁한 세상을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이방인이 있다.  

부엉이 소녀 욜란드 | 박애진 | 폴라북스

 

  마녀의 저주를 받아 부엉이의 품에서 자라난 소녀 욜란드가 뒤틀린 자신의 운명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동화적 환상문학. 욜란드는 인간의 아이지만 온 부엉이의 어머니이자 사물의 이면을 볼 수 있는 지혜로운 부엉이 그리마의 품에서 자란다. 열여섯이 된 어느 날, 그리마는 욜란드가 마녀의 저주를 받아 벌판에 버려진 아이였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마녀의 저주를 받은 이유까지는 그리마도 알지 못했다.
  이후 근처 영지에서 사냥하러 나온 토플러 성 영주의 아들에게 그리마가 죽고, 욜란드도 그 성으로 가 처음으로 인간 틈에서 살게 된다. 욜란드는 그리마에게서 물려받은 그림자의 날개를 펼쳐 마녀가 저주로 뒤틀어놓은 원래의 운명을 찾아낸다. 그러나 다시금 마녀의 손길이 욜란드의 길에 들어오고…

롤리타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 문학동네 Lolita

 

  세계문학의 최고 걸작이자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는 나보코프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한 작품으로, 열두 살 소녀를 향한 중년 남자의 사랑과 욕망을 담고 있다. “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나보코프는 원고를 탈고하고 미국의 출판사 네 곳에 원고를 보냈으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 그 역시 처음에는 스캔들을 우려해 가명으로 출간할 것을 고민했지만 결국 실명으로 프랑스 파리의 한 이름없는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영원한 문제작, 롤리타. 나는 우연히 애드리안 라인 감독의 영화 롤리타를 보고, 바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롤리타를 찾아 봤었다. 그만큼 롤리타에는 강렬한 욕구, 타는 듯한 갈증, 아련한 슬픔과 상실감이 농익어 있다. 이제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펴내는 롤리타를 읽어보고 싶다. 꼬박 1년여를 사투하여 내놓은 결과물이고, 작품 속에 숨어 있는 의미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총 223여 개에 달하는 풍부한 주석을 달았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크다. 

살의의 쐐기 | 에드 맥베인 | 피니스아프리카에 | Killer's Wedge

 

  에드 맥베인 소설로, 87분서 시리즈 초기 명작으로 알려진 작품이다. 인질극과 밀실이라는 완전히 다른 미스터리 장르를 병행하여 이야기를 끌어간다. 메인이 되는 인질극과 교차되며 진행되는 밀실 사건은 어찌 보면 부차적인 스토리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밀실 트릭은 완전히 고갈되었다고 선언한 미스터리 비평가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맥베인은 단순하지만 깔끔한 트릭을 선보인다. 
  해결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을 때 폭력을 통해서든 재원과 연줄이라는 부를 통해서든 이 작품은 궁극적으로 권력의 사용과 남용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흥미진진한 인질극이기도 하며 소품으로서의 밀실 트릭 소설이기도 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이야기는 결과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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