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야. 싹이 났기에 쓰지 않는 컵에 담아 두었어. 고구마 하나에 한 컵씩 줬어. 두 컵의 고구마가 자라고 있어. 왼쪽 컵의 고구마는 사진에 없어. 나는 이렇게 꽂아만 두는데 엄마는 줄기를 잘라 흙에 심었어. 그랬더니 흙에서 고구마가 달려 나오는 거야. 아주 맛나다고 엄마가 자랑하셨어. 몇 달 전 서재지인이 보내주신 고구마처럼 그렇게 달고 맛있나 봐. 희미해진 기억 속에서 고구마가 웃고 있어. 네 방에도 고구마가 있었지. 어디 위에 올려져 있어서 줄기가 아래로 늘어져 있었던 것 같은데 어디 위에 올려져 있었는지, 어떻게 거기에 꽂혀 있게 된 것인지, 얼마나 자라다 사라졌는지 기억이 안 나. 그렇지만 이 고구마를 보고 있으니 그 고구마가 생각나. 이 고구마는 자는데 깨워서 표정이 좀 없지? 하지만 그 고구마는 웃고 있었어. 웃는 고구마. 생각하니 웃음이 나와. 혹시 너도 웃고 있니? 웃는 고구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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