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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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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 기록 금요일에 돌아오렴


세월호...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맙니다.

한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며 방송이며 지면을 가득 채우더니 이제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세월호란 단어를 눈에 담기가 어려워집니다.

아마도 이 책은 이런 시기에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그 죄 없는 아이들 보낸 지가 얼마나 됐다고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만 잠깐 아이들 수학여행 보내지 않고 있다가 또 잠잠해지니 변한 것이라곤 하나도 없습니다.


어제도 방송에서 12살 아이가 수련원에 갔다가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도대체 왜.

사람들은 하나같이 돈에 눈이 먼 것일까요?

당신들은 세월호를 잊은 건가요?

자식이 없어서 아이들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죄책감이 요만큼이라도 없는 건가요?

아이들이 돈으로만 보이는 건가요?

울분에 찬 질문들을 쏟아내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저만 느끼는 것들이 아닐 텐데요. 힘 있는 누군가는, 변화를 줄 수 있는 누군가는 왜 변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인지 답답합니다.

그들을 향해 더 심한 말을 내뱉고 싶어집니다.

 

 

 

 

 

처음에 이 책을 봤을 땐 누가 세월호를 팔아 돈을 벌려고 하는 책인가? 하는 불신의 눈초리로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누가 아이들을 상대로...

하지만 이내 이 책의 취지를 알고 나서 사람들이 잊어버리기 전에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해주려 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방송에 더이상 거론되지도 않아서 이제는 끝난 것 같은 이야기.

하지만 아직도 유가족에겐 끝나지 않은 이야기. 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 형식으로 세월호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유가족의 이야기는 그냥 읽기엔 정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 답답하고 억울하고 가슴 아픈 기억이 그대로 전해져서 책장을 넘기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아이가 있기에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3박4일의 수학여행을 마치고 금요일에 돌아오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배에 갇힌 일반인 승객들과 더불어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것은 남겨진 가족들이 가닿을 수 없는 수백 개의 금요일에 관한 기록이다."


처음 사건이 일어나던 때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아이들이 찍은 배 안의 생생한 장면들도 기억납니다. 살아서 만나자는 그 떨리는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울컥해서 눈물이 차오르고 마는데요. 너무도 아픈 일이기에 머릿속에 오래 담아있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다들 마음에 묻어버리려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도 끔찍한 일이기에 있어서는 안될 일이기에 없었던 일처럼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지내고 싶어지는 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일들이 여기저기서 여전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눈 감고 아웅한다고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은 없겠죠.

그래서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더 나은 지금을 위해 애써야 한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누군가는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책임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허락도 구하지 않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언론과,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가족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정보경찰은 있었으나,

아무도 상황에 대한 정보를 가족에게 전하지 않았다. 침몰의 원인을 되짚기 위한 항적도 완성되지 않았고, 교모하게도 침몰 시점에 즈음해

멎은 각종 기록장치들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이제 밝혀야 할 진실도 물어야 할 책임도 더는 없는 듯 세상이 굴러간다.

그러나 4월 16일은 떠나온 과거가 아니다. 시간은 흘러가다가도 다시 그날로 붙들려간다." - 본문 중에서


누군가 책임을 질 사람 하나를 찾아 모든 죄를 묻고 떠넘기면 끝날 일은 아닙니다.

그런다고 벌어진 일이 없었던 일이 되지도 않고 아이들이 돌아오지도 않겠죠.

생각하는 것조차 참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고 마음을 먹먹하게 해서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지만

더 이상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가족이 던진 "빨리 따뜻하게 해주고 싶었어요."라는 문구는 쉽게 다음 페이지로 넘길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한동안 책을 덮고 다른 생각에 빠져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벌써 240이란 시간이 흘렀다니 그럼에도 이렇게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데 유가족들의 아픔은 도저히 헤아릴 수가 없네요.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기에 참 미안합니다.

그 대신 절대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그리고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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