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묶지 마세요
싱카와 가쓰에 / 서문당 / 1995년 11월
평점 :
품절


실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5분도 지나지 않은 방금 전의 충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요는, 

알라딘이 내게 중고책을 새책으로 팔아 치우는 사기를 치셨다.

내가 산 책은 싱카와 가쓰에의 시집 <저를 묶지 마세요>였고, 주문한 것은 한 달 전인 10월 13일이었다. 책이 배송되어 온 시점에 책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은 내 불찰이라고 해도... 중고책도 아닌 마당에 파본이 아니고서야 이런 난감한 일을 당할 수가 있을까?  

시집의 앞장에  

행복이 항상 함께 하기를  - 源宰兄 / 95.12.2 

이라는 서명이 되어 있는 걸 오늘에서야 발견했다. 

알라딘 중고샵에서 중고책을 자주 구입해 본 경험이 있지만 중고로 구입한 책과 새책으로 구입한 책을 헛갈릴 만큼 나이를 잡수신 것도 아닌데, 처음엔 내가 얘를 중고샵에서 샀었나 나 자신을 의심했었다. 주문한 책이 오래 전(1995년)에 출판된 책이고 당연히 많이 알려졌다거나 많이 팔렸다거나 시중에서 구하기 쉬운 책은 아닐런지 모른다. 그렇다고 중고책을 적당히 새책으로 둔갑시켜 팔아도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렇다면 적어도 상대방이 불쾌감을 품지 않을 정도로 꼼꼼하게 검수라도 하시든지.  

내가 대단한 장서가도 아니고 책애호가도 아니며 책 그 자체의 품질에 그다지 연연해 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뭐랄까 대단히 불쾌하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플래티넘 회원으로 그동안 애용해 온 알라딘에 대해 심각한 배신감을 느낀다. 어떻게 중고책을, 앞 장에 사인까지 되어 있는 헌책을 새책인 것처럼 팔 수가 있는지... 차라리 품절이나 절판이라고 얘기하고 말 것이지. 그동안 출판된 지 오래되었으나 상태가 양호한 중고책들을 왕왕 새책인양 팔아왔던 것은 아닌지 당연한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리 없다. 

내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도 아닌데, 괜히 사소한 일로 버럭했다가 도대체 여기서 무슨 태클을 당할까 싶기도 하지만, 몇 자 적지 않았다가는 오늘 밤 분해서 잠을 못 이룰 것 같아 횡설수설 중언부언으로 대강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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