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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젠의 로마사 1 - 로마 왕정의 철폐까지 몸젠의 로마사 1
테오도르 몸젠 지음, 김남우.김동훈.성중모 옮김 / 푸른역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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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 고백(이자 반성)으로 리뷰를 시작하건대, 나는 이전에 로마사는 물론이오 로마인들의 생활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제우스, 헤라 등이 등장하는 신화 이야기나 몇 편 읽어보았을 뿐이고, 기껏해야 중학교 시절 배운 기원 후 로마제국의 역사의 단편만이 거뭇거뭇 기억나기에 그친다. 그럼에 이번 기회에 읽게 된 몸젠의 로마사(1권)는 일단 무척 어렵고 낯설었지만, 신기하기도 했다. 그가 시간을 되돌아 짚어가는 방식에 얼추 리듬을 맞출 수 있게도 되었으며, 나름 로마인의 기원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이탈리아 반도 중심부에 위치한 라티움 지방에서 움트게된 로마는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신화가 전해주는 로마건설이라는 것 자체는 실재하지 않는다. 로마의 역사는 그 원대한 시작으로부터 알 수 있듯이 '정주'의 역사이다. 물론 작은 여러 공동체를 거대도시로 집중시키는 과정은 로마인들만의 독특한 생각은 아니었으나, 이러한 과정을 어떤 공동체들보다 성공적으로 유익한 방향으로 받아들인 공동체가 바로 로마였다. 정주와 융합을 통해 라티움 속에서 로마가 어떻게 선두적인 입지를 다지게 되었는지 추적하고, 어떤 식으로 성장하고 팽창했는지 살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이라 저자는 말한다. 그 이후 주변 연방과 어떻게 교류하는지 알아가는 과정과 법, 종교, 측량과 문자, 예술 등 로마의 구성요소들이 1권 전체에 잘 나타나있다. 

여느 사회학자나 사학자들이 그러하듯 몸젠은 작은 예시와 사료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집어 퍼즐을 맞추어 나간다. 일반적인 인간사 문명의 발전을 조명하는 일과는 달리, 기원전 800여년경 로마의 일곱 언덕에 문명이 자리잡기 시작한 이후 무려 약 3천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점에서 로마사를 깊이 들여다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저자 테오도르 몸젠 특유의 실증주의를 강조한 접근법으로 인해 바로 곁에서 로마인들의 기원과 생활을 지켜보는 듯 생생하다. 

항상, 책 한권의 통 맥락을 관통하는 법칙을 이해하고자 시도하는 공학도에게는 이런 퍼즐을 뜯어보는 일이 정말 어렵기만 하다. 그럼에도 사건사고 위주의 역사 정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몸젠의 로마사는 읽는 내내 긴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어떤 증거로부터 그들의 삶이 이루어지게된 것일까, 이런 인과관계로인해 다음 장으로 어떻게 넘어갈까 라는 물음들을 예측이나 한 듯 단원은 꼼꼼하고 책임감이 있다. 몸젠의 언어는 지도를 바탕으로 지정학적으로 역사를 보여주기도 하고, 철저한 실증주의 아래 수많은 사료들을 바탕으로 로마인의 삶의 방식을 설명하기도 한다. 카이사르에서 티오클레티아누스 황제에 이르기까지 로마가 유럽을 넘어 아시아를 속주하는 모습이 그려질 10권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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