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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이즈 컬처 -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
노엄 촘스키 & 에드워드 윌슨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이창희 옮김 / 동아시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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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알라딘 신간평가단 12기로 활동중인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의 셜키입니다.


2012년 1월 추천신간으로 '사이언스 이즈 컬처'가 선정되었습니다. 신간추천을 써낼 때 왠지 이 책이 될 듯한 감이 왔는데 어김없이 선정되었고, 그것도 이 책 한권만 선정되었네요. 동아일보 2012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1월 신간으로 추천된 '사이언스 이즈 컬처' 라는 책에 대한 생각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인문학과 과학의 새로운 르네상스'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과학의 지평을 넓힌 책이라고 요약하고 싶습니다. 정확히는, 과학이 중심이 되는 토의를 넘어 인문학, 예술, 철학, 정치 등등 사회전반의 이슈에 대해서 세계 각지의 전문가들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명의 전문가가 한가지 주제에 대해 동조하기도, 반박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담아냅니다. 책에 따르면 [로런스 크라우스 vs 나탈리 제레미젠코 : 누가 과학을 하는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만들어져있습니다. 이와같은 방법으로 44명의 전문가들이 22개의 주제에 대해 귀중한 의견들을 주고받습니다. 



▶피어나는 르네상스를 소망하다


이 책의 장점을 꼽자면 일단 어마어마한 라인업입니다. 지금까지 어디에도 이런 라인업으로 토론과 토의를 나눈적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과학과 인문학의 르네상스라는 소망아래 무려 22개의 다양한 주제를 접할 수 있어 그 자체로도 책의 오라가 풍기는 듯 합니다. 영화감독, 심리학자, 우주학자, 소설가, 신경과학자, 가수, 물리학자, 발명가, 고고학자, 예술가, 저술가, 인류학자, 수학자, 큐레이터, 진화심리학자, 다큐멘터리영화제작자, 저널리스트,인지신경과학자, 우주생물학자, 게임개발자, 건축가, 정치학자, 역사가, 도시계획가 등등 다양하고 화려한 연사들의 직업만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거대하고 위대한 자리가 만들어졌던 것일까요. 저자인 '애덤 블라이'는 불확실성의 시대인 오늘날 키워드는 바로 '과학은 문화'라는 신념아래 저널 '시드(seed)'지를 만들고 '시드 살롱'을 개설하여 혁명의 첨단에 서있는 이들의 생각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였습니다. 


그 결과 그는 [진화철학, 의식, 시간, 설계와 디자인, 객관성과 이미지, 기후의 정치학, 전쟁과 기만, 꿈, 픽션, 음악, 형상, 인공물, 과학과 대중, 인간, 프랙털 건축, 윤리, 자유의지, 진화와 미래의 삶, 복잡계망, 소셜 네트워크, 무한성의 물리학, 더 똑똑한 인프라]에 대한 귀중한 이야기들을 2010년에 이르러 묶어낼 수 있었습니다. 


인류는 이제 이러한 르네상스의 한가운데가 아니라 문턱에 서 있다. 지난 50년간 과학은 인간의 삶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사고방식까지 전체적으로 바꾸어놓지는 못했다. 그리고 우리가 왜 그랬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여전히 바꾸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은 피어나는 르네상스에 대한 책이다. - 애덤 블라이


이런 그의 소망의 피력은 결국 실현되었고 그가 과학과 인문학의 르네상스라는 지평을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임은 분명합니다. 인류가 21세기를 맞이한지도 어느덧 10여년이 더 넘었습니다. 이 책의 연사들처럼 현재 인류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전문가들은 지난 30년을 전문화작업에 몰두해왔고 어느덧 60~70대의 나이에 이르렀습니다. 르네상스란 가만히 있어도 학문이 스스로 결합점을 찾아  

융합의 과정에 이르는 것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각지에 흩어져있지만 시드(seed)지의 창립자인 애덤 블라이처럼 이를 통합할 인재들이 21세기에는 필요합니다.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


지난 30년을 선배과학자들이 전문화과정에 힘을 쏟았다면, 앞으로 30년을 새롭게 열기위해 노력하는 하나의 개인으로서 과학의 르네상스를 위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까요. 21세기 과학의 르네상스의 지평을 열기위해서는 이 책의 저자와 같이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융합하려는 시도들도 중요하지만, 전공 전선에서 개개인이 르네상스형 인재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과학과 인문학의 경계를 허물려는 시도를 하기도 전에, 불과 과학 내부에서도 소통이 어려울만큼 과학은 심히 전문화되었으며, 전문가들은 다른 분야에 대해 잘 알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시대를 책임질 세대들은 제너럴리스트로서의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한 분야에서 스페셜리스트이면서 전반적으로 제너럴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일은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노력과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체된 한국과학의 르네상스


하지만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을 육성하고 그런 행동문화를 만드는 데 한국은 지금까지도 너무 소홀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대학생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대학생들은 폭넓은 분야에 시각을 돌릴 여유가 없습니다. 대학생들은 다양한 과목을 들으며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것보다 학점관리나 보여지기위한 스펙쌓기에 몰두한지 오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생들 개인을 비판하고 르네상스형 인재가 되기를 강조하는 것보다는 세태 자체를 비판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과학이라는 구심점에서, 이공계 대학생들은 더 큰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공계 이공계의 대우에 대해 말이 많은 현 시점에서 그나마 한가지 전문화 과정에 발을 담기조차도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의대로, 의전으로의 진로를 변경하는 이공계학생들도 많고 연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하죠...)


한국 과학계, 정확히 말하면 정치계에서 과학에 대한 인식은 한국과학의 르네상스를 만들기에는 여전히 정체되어 있습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보여주기 위한 실적 내기에 급급하다는 것입니다. 내실없이 형식과 실적만추구하고 르네상스로 가는 문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국제적 기업 삼성 등도 매출에서는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해외로 핵심기술에 대해 로얄티를 많이 지불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국가의 과학기술을 이끄는 대덕특구 역시 기초과학역량 증진보다는 기술개발과 이전에만 힘을 쏟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요약하자면 기초과학이 부족하다라는 고질적인 결론으로 도달하는 데, 최근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면서 이면에 비춰진 연구원들의 열악한 상황만 보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구 교과부에서 많은 사업을하고 있기는 합디다만, 대부분 진입장벽이 높은 프로그램 위주거나 깊이있는 인재육성과는 거리가 멀어보였습니다. 제너럴리스트가 되기위해 막 날개를 펴는 대학생들이 직접 무언가를 자발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문화와 사업은 많이 부족합니다. 또한 그런 시도들을 장려하는 학내 문화형성과 지원들도 확대되어야 하겠지요.


▶전체적인 리뷰 (총평)


과학의 르네상스가 중요하다, 융합과학의 시대다 말이 많지만 10여년전부터 이런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과학잡지인 시드지를 만들어 이런 담론의 자리를 마련해온 애덤 블라이의 소망과 노력이 절실히 느껴지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그는 책 앞의 긴 서문을 통해 그의 이런 소망을 다시한번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2개의 주제에 대한 44인의 생각을 담아내기에는 한권의 책이 너무 짧았습니다. 그래서 흥미있는 챕터들은 메모를 해두고 관련 서적을 따로 찾아보아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짧은 시간동안 다양한 경험을 가상으로 체험하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은 과학테두리를 

허물고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기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굳이 다양한 분야에서 스페셜리스트가 되지 않아도 간접경험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경계의 접점을 녹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기회와 시도들이 우리 주변에도 많아지길 소망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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