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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핸드 타임 - 호모 소비에티쿠스의 최후 ㅣ 러시아 현대문학 시리즈 1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김하은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비치가 작년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었다.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보여주는 기념비적이며 다성적인 작품을 써온 작가로 그 공로가 인정되어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여성 작가로서 14번째 수상자 이기도 하다.그녀는 2차 세계대전, 소련-아프간 전쟁 그리고 체르노벨 사고 등 극적인 사건을 겪은.. 아무도 이름과 얼굴을 알지 못하고 심지어 기억조차 되지 않는 이들의 목소리. 다시 말해 그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글로 옮긴 '목소리 소설'작업으로 주목 받아왔었다.
'목소리 소설'이라.. 처음엔 좀 생소하게 들렸을지 모르지만 , 쉽게 말하자면 대게 소설이라고 하기보다는 인터뷰 모음집이라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이기에 앞선 다른 작품들을 읽으려고 했었지만, 뭔가 생소한 장르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이번 '세컨드핸드 타임' 역시 처음엔 엄청난 두께에 과연 이해하며 읽을 수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건 사실이다.
쓸모없는 시대를 의미한다는 '세컨드핸드 타임'. 현재를 제대로 살아가지도 못하며 미래를 만들지도 못하고.. 다시말해 현재도 미래도 없이 과거의 망상에만 사로잡힌 사람들이 매달리는 사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저자는 가가린의 우주비행 이후 공산주의를 신봉했던 부친의 이야기에서부터 1,000명이 넘는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목소리 소설로 남겼고, 이 책에 등장하는 이러한 인간형을 호모소비에티쿠스라고 새로운 명칭으로 불렀다. 책에서는 스탈린 시대 군대와 강제노동 수용소인 굴라그 등에서 싸운 여성들의 인터뷰를 들려주며 당시 참혹했던 상황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그러면서 과거에 대한 망상과 현재에 대한 혼란때문에 동요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있다.
수년간 여성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단순히 역사만을 기록하고자 그 이야기들을 녹취하고 목소리 소설로 다시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그렇다고해서 소설도 아닌. 또 실화임에도 소설과 같은 느낌을 주는 어쨌든 너무도 생소한 장르이다.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그래서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책이지만, 사회적인 문제의식에 대해 관심을 갖고 또 일깨워 전세계인들에게 사실을 전하고자 했다는 점에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