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살아보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 - 한껏 게으르게, 온전히 쉬고 싶은 이들을 위한 체류 여행
김남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올해도 변함없이 추운 겨울이다. 매서운 칼바람에  꽁꽁 싸매고 다녀도 덜덜 떨림은 어쩔 수 없는. 계속되는 추위에 겨울이 얼른 지나가버렸으면, 혹은 이 겨울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나마 덜 추운 따뜻한 남쪽 지방이나 해외로 훅~ 떠나고픈 마음이 굴뚝같다. 여름에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으로 떠나는 걸 피서라고 한다면 추위를 피해서 따뜻한 곳으로 옮긴다는 뜻을 가진 피한. 몸은 이불 속이겠지만.. 책으로나마 따뜻한 남쪽 나라로 피한을 떠나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너무 익숙해서 특별하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아 내게는 일상 같았던 엄마. 그런 엄마와 처음으로 둘만의 여행을 떠나왔다. 이 첫 여행에서 낯설고 새로워, 나를 설레게 하는 엄마를 만나고 싶다. 엄마라는 익숙한 존재를 한 사람으로 발견해가는 시간이 될 수 있을까. _ 26p.

 

피한을 떠날 수 있는 여행지는 여러 곳 있겠지만, 작가가 떠난 후 소개한 피한지는 주로 우리나라와는 계절이 달라 추운 계절에 떠나 여름을 즐길 수 있는곳, 발리, 치앙마이, 스리랑카 그리고 라오스 총 4곳에 대해 쓰고 있다. 모두 가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였기에 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흔해빠진 관광지 소개가 아닌 12년 동안 80개국을 홀로 다닌 작가의 따뜻한 남쪽 나라 체류여행기라고 해야할까?! 여행지에서 즐길 수 있는 산책과 독서, 휴식, 자연과의 만남과 같은 남들과는 조금 다르기도 하고 느린듯한 체류 여행기 덕택에 잠시나마 추운 겨울이라는 사실을 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은 부분이 부러웠지만.. 가장 부러웠던게 엄마와 함께한 발리에서의 시간이 아닐까 싶다. 물론 더 다정하게 못하고 짜증도 내고 후회도 했다고 하지만 엄마와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나도 올해는 엄마와 함게 추억만들기 여행을 꼭 떠나보리라는 야심찬 계획도 세우게 만들고..

 

혼자 여행을 다니면 당연히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게 된다. 그러니 혼자서도 잘 노는 기술은 필수다. 혼자서 고깃집에 들어가 삼겹살 2인분을 주문해 먹을 배짱까지는 없어도 적어도 혼자 밥 먹는 일이 아무렇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여행지에서 시간이 흐르는 걸 잊어버릴 정도로 몰두할 수 있는 취미가 하나는 있어야 한다. 책 읽기를 좋아하든가, 그림을 그린다든가, 뜨개질을 한다든가, 산책을 즐긴다든가 등등. '멍 때리기'의 대가여도 괜찮다. _56p.

 

한창 추운 시기인지라 제목이 더 끌렸고, 처음 접한 김남희 작가의 책이기도 한 에세이. 여행에세이 쪽에서는 꽤나 유명한 작가인 듯 하다. 많은 독자들을 가지고 있는 걸 보면. 단순 여행기가 아닌 체류기?!에 가까운 글들이었기에 늘 로망으로 꿈꾸던 생활을 대신 이뤄졌던 작가 덕택에 어쩌면 더 공감하고 또  부러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기엔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나.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아주 느긋하고 여유롭게  또 평화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나처럼 혼자 즐기기엔 아직 부족한 사람들은 여행사를 통해 딱딱 정해진 코스별로 여행이라는 의미가 단순 쇼핑이나 먹방 여행으로, 또 남들이 소개해 준 여행 코스를 다니는 그런 여행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한번도 마주해 본적 없는 새로운 세상으로의 도전적인 여행을 해보고 싶다라는 강렬한 생각이 들었다. 아~ 떠나고 싶다..

 

여행은 더 이상 두려움과 긴장을 안고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모험이 아니다. 클릭 몇 번으로 저렴한 항공권을 끊고, 숙소 예약을 마치고, 블로그에서 필요한 정보를 다 얻은 후에 여행을 떠난다. 갈 곳도 정하고, 볼 것도 정하고, 먹을 것도 정해놓고 친구 혹은 연인과 모든 일정을 함께한다. 뜻밖의 만남이나 발견이 찾아올 여백 자체가 사라진 여행. 단 한 번의 사건이나 사고도 없이 안락하게 머물다 돌아오는 여행. 그런 여행이 대세가 된 시대지만 어쩌다 한 번쯤, '올드 패션'의 여행을 해본다면 어떨까. _ 211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