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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혁명 - 신화의 경제학에서 인간의 경제학으로
데이비드 오렐 지음, 김원기 옮김, 우석훈 해제 / 행성B(행성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국내 저자가 쓴 책이든 번역서든 간에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확실히 기존 경제학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책들이 적지않게 쏟아져 나왔다. 비록 현실 경제와 법제도는 그닥 변한것 같지 않지만 일련의 책들이 말하는 바를 믿자면, 결국 세계는 변화를 거부하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경제가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고 본다. 이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생각에 기초한다. 경제학자들은 쇼핑몰에 가본 지가 아주 오래된 모양이다.
저자의 독설이 군데군데 명쾌하게 드러는 부분이 있는데,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쾌감을 느낀다. 아래의 글은 재인용이긴 하지만 역시 비슷한 쾌감을 주는 한 마디가 아닐수 없다.
유한한 세계에서 기하급수적인 무한 성장이 계속될 거라고 믿는 사람은 미친놈이거나 경제학자다. - 케네스 보울링 p.263.
내가 CNBC방송국(에 출연하는 금융분석가들)의 조언을 충실히 따랐다면 지금 저는 100만 달러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물론 시작은 1억 달러로 했겠지만요. - 존 스튜어트 p.336
위 인용된 문장들을 보면 알겠지만 저자의 기존 경제학(자)에 대한 불신은 상당하고 또 타당하기도 하다. 왜냐? 그들은 항상 틀려왔으니까. 경제학 원론에 나오는 수요공급곡선이 그대로 현실에 적용되는 사례는 사실상 없으니까.
물리나 수학법칙의 경우에는 원론이 현실에 그대로 한치의 오차 없이 적용되지만 경제학의 경우엔 고려할 변수가 너무 많아서 이론 그대로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과학입네하며 각종 수식을 들이밀고는 '시장이 옳다'는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경제 문제에 대처해왔기에 경제위기가 발생했음을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신고전주의 이데올로기가 그토록 견고하고 널리 퍼져있다면, 은행은 왜 경제가 호황일 때는 지유시장과 작은 정부가 좋다고 외치면서, 위기가 닥치면 납세자에 의해서 구제받는 최초의 회사가 되는 것일까?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파산하도록 놔두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것이 그들이 신봉하는 원칙에 충실한 것 아닐까? 결국 이 모든 것들이 헛소리라는 것이다. p.321
기존 경제학은 한 마디로 '헛소리'라는 과감한 선언!
유쾌하고 통쾌하다. 그리고 우리는 왜 이런 뻔한 사실과 반증사례를 가지고도 한마디 저항도 못하고 시장의 노예처럼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저자는 단순히 기존 경제학의 무능함만을 지적하지 않는다. 지구상에 사는 사람 모두가 미국인 수준의 경제생활을 누릴려면 지구가 여러개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지속가능하지 않는 성장에 대한 경각심을 고조시킨다. 이미 여러가지로 경고등이 들어왔음에도 잘못된 경제관하에서 사람들이 폰지(나중에 들어온 투자자의 돈으로 먼저 들어온 투자자에게 수익으로 가장하여 지급하는 사기수법)사기의 참여자처럼 마지막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지적은 나조차 뜨끔하게 만들기도 한다. 한 움큼의 정의가 사라져도 돈을 더 벌 수 있다면, 좀 더 싸게 살수 있다면 좋다고 달려들던 모습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실 지금은 <경제학의 배신>, <모든 것의 가격> 등 이 책과 비슷한 주장을 하는 목소리가 많아져서 이 책이 주는 신선한 맛은 덜하고 따라서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색다름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낯선 사람에게라면 지금 언급한 두 책보다는 좀 더 명쾌하게 다가갈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혁명이란 단어에 겁먹을 것 없다. 종말을 향해가는 세계에선 죽기아니면 혁명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827/pimg_71326719369262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