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1
EBS 역사채널ⓔ.국사편찬위원회 기획 / 북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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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교훈이 더해지는 e시리즈의 책들은 항상 나오자마자 산다. 그리고 읽으면서 설레이고, 분노하고, 슬퍼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느낀다. 이번에는 ‘역사’라는 매력적인 타이틀에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 며칠 안에 후딱 읽어버린 역사e는 또다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라는 대단한 스테디셀러도 있지만 어려운 말과 빙빙 둘러대는 설명으로 솔직히 나는 그 물음에 대한 제대로 된 답을 이해하지도, 느끼지도 못했다. 내가 이 책을 감탄하면서 읽은 이유는 장황하고 복잡한 설명이 아니라 독자가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역사의 한 장을 꺼내 얘기하고 그때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며 물음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독자는 굳이 책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아도 과거의 한 사례만으로 현재의 비슷한 맥락이 떠오르고 해답을 저절로 찾는다. 따라서 우리가 역사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도록 인도해주는 굉장한 책이다.

역사e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은 가장 최근의 문제나 추세들과 비슷한 맥락의 과거 사례들을 추려놓았다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 것이 선조와 인조 때의 두 차례에 걸친 전쟁과 백정에 대한 차별이었다. 특히 선조와 인조 그리고 그 사이의 광해군 세 명의 임금이 모두 거론되면서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과 탁월한 지도자 선택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서 큰 실감을 못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독자들은 과거의 기록을 통해 전쟁이 불러오는 고통과 참혹함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여러 사회적 문제들과 문화적 타격들을 상상해볼 수 있다. 덧붙여 사람들이 망각하고 있는 지도자의 참된 요소가 무엇인지도 깨달을 수 있다.

두 번째로 백정에 대한 오랜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다문화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었다. 조선시대에도 현재 정부와 같이 우리와 다른 민족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정부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은 냉소적이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그 시절보다 훨씬 민주적이고 이성적이라는 지금도 여전히 과거와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독자들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과거 그 시대를 돌아보면서 그런 차별과 편견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쓸모없는 것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현시대 우리는 그 시절의 백정이 누구였는지 알지도 못하고 인식도 못한 체 섞여 살고 있다. 그저 모두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간다. 결국 지금의 외국인들이 익숙하지 않은 언어, 모습, 문화를 가지고 살아갈지 모르나 결국에는 다 같은 사람이고 그들의 후손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저 자신과 국가에 충실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오히려 그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편견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게 하여 나라의 분열과 갈등만 더욱 초래할 뿐이다. 결국 백정은 1920년대에 그들의 차별에 대해 불만을 폭발한다. 정부차원의 노력도 그들이 최대한 빨리 대한민국에 정착함으로써 분열과 갈등을 최소화 하고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 하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미국은 오래도록 고착화된 유색인에 대한 편견이 사회적으로 여러 문제들을 낳고 있으며 이것은 사회가 진보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근 우리는 역사의 이러한 중요성을 망각하고 과거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역사e는 현재 우리 삶의 문제들과 모순들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다시 돌아보고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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