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 서다 - 소설로 읽는 한국 현대사 아름다운 청소년 15
김소연 외 지음 / 별숲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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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역사의 현장에 서는 것 보다 그 역사를 잘 이해하는 길은 없다고 생각된다. 최근 촛불정국으로 직접 광장에 선 중고등학교생들이 민주주의의 의미와 구 시대의 적폐에 대해 광장에 서지 않았던 기성세대 그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 이유다. 이 책은 한국현대사의 현장을 우리 청소년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소설집으로 현대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크게 넓힐 수 있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여러 작가가 나누어 쓴 옴니버스 구성의 책인데 모두 1인칭 시점으로 되어 있고 주제나 문체가 비슷하여 한 작가의 글처럼 느껴진다. 다른게 표현한다면 한 사람이 여러시대를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해방직후, 한국전쟁, 419, 국사독재 시대, 610항쟁, IMF 그리고 촛불집회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실제로 역사 현장에 있는 듯처럼 무척 현실감있게 쓰여졌다. 특히 해방직후, 419와 군사독재 시대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여운형, 김주열, 전태일 등 역사적인 인물을 옆에서 볼지켜보는 듯한 느낌도 드는데 영화로 제작되어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느낑이 들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드는 생각인데, 우리나라의 현대사에서 민중을 짓밟고 괴롭히던 존재는 시대가 흐르면서 겉 모습만 바꾸면서 계속해서 살아남아 왔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 소개된 각각의 사건마다 이제는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가 오기를 기대했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현재까지 흘러온 것도 깨닫게 된다. 이러한 과거사를 보면서 지금의 시간만큼은  국민들이 바라는 세상으로 꼭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모두가 가지게 되길 희망한다.

 

해방직후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현대사를 지켜보면서 그 많은 시도와 희생 속에서도 국민들이 바라는 나라를 만들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 책의 이야기 속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강한자에게 약하고 약한자에게 강한 기회주의적인 인간들의 모습이다. 해방직후부터 꾸준히 이런 비겁한 존재들이 꾸준히 존재하면서 국민들이 꿈을 이루는 것을 방해해왔는데, 마지막 이야기에서 드디어 그들을 향해서도 입닥치라고 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통쾌했다. 그와 함께 오랜 시간동안 구경꾼이나 방관자의 위치에 있던 극중 화자가 IMF와 촛불시위를 거쳐 당당히 행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책이 마무리되어  앞으로 대한민국이 가는 길은 예전과는 다른 것이라는 기대를 준 것도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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