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의 철학 - 이진우 교수의 공대생을 위한 철학 강의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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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교수의 <니체의 인생강의>를 무척 재미있게 읽어서 기대가 큰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운 책이었다. 아마도 포스텍에서 공대생들을 위해 하신 철학 강의를 기본으로 해서 출간된 책같은데, 내 학부생 시절을 돌이켜보면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을 것 같다. 


이 책에 실린 철학자들 중에서는 아렌트의 철학이 가장 많이 접해 본 내용인데, 사실은 2017년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지난 10년간 정권을 차지해서 호위호식한 자들에 의해 나라의 거의 모든 시스템이 무너지고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지만 현재도 우리 국민들 중 상당수는 아직도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우리나라를 망친 집단을 지지한다. 이 들 역시 유별난 사람들이 아니고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일 것이고 자신들의 자식이나 손자, 손녀의 장래를 조금만 생각해도 그런 행동을 할 수 없을 듯하지만 그들의 행동이나 생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런 행동은 결코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도 아니고, 오히려 나름대로의 애국심에서 기초했다니 할 말이 얻다. 아렌트는 그 이유를 타인과 사회에 대한 무관심이라고 이야기하고 이러한 과오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꾸준히 인간다운 모습을 지키위한 스스로의 노력이나 이를 위한 스스로 질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간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꾸준히 질문하고 의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사르트르 철학을 비롯한 다른 의심의 철학들이 각각 별개의 모습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타인의 시선에 상관없이 자신의 존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유도하는 사르트르 철학 역시 아렌트 철학에서 느꼈던 인간다운 삶을 위한 노력하는 방법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지구에 생명이 생기고 진화하면서 인류가 탄생하였다. 자연계에서 진화의 방향은 정해진 바 없다고 하지만 인류의 정신적 사고는 의심하고 회의하는 자세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성장해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러한 합리성을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은 회의하고 의심하는 자세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지적한 인류의 위기 중 하나인 인공지능 역시 인류가 회의적 사고를 유지할 수 있다면 잘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막연하게나마 편안한 결론도 얻었다. 제법 어려운 책이었는데, 이 책을 관통하는 메세지를 깨달은 듯하니 이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읽으면 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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