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 - 28인의 과학자, 생물학의 지평을 넓히다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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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분야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가고 흥미로운 분야는 생명과학 분야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건강과 생명과 연관있어 주목할 수 밖에 없고, 병들고 아픈 사람들을 돕는 감동을 주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 간 읽었던 생명과학의 분야의 책에서 언급된 유명한 인물들 <잃어버린 게놈을 찾아서>의 스반테 페보나 <니콜라스 볼커 이야기>의 하워드 제이콥 등의 인물들도 소개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최근의 인물들이라 현대 생물학의 발전단계를 다룬 이 책 <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에는 실리지 않았다. 아마 이 책의 후속편에서는 위의 인물들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8명의 과학자의 업적을 각각 10~11페이지 정도의 글로 소개되었는데, 글의 길이가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은 적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과학 분야의 글이라 너무 길어지면 어려워지기 때문에 좋은 선택을 했다고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진 케이스는 스탠리 밀러의 초기 지구 조건에서의 아미노산 합성 실험이다. 학창시절 생물수업에서 배운 내용이라 주목하기도 했는데, 스탠리 밀러가 스물한 살 신입 대학원생 시절, 종송영양 가설을 주장한 유리교수의 강연을 듣고 자신이 해보고 싶다고 자원하여 몇 주 만에 성공한 경우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결과를 사이언스에 논문으로 제출하였는데 유리교수의 이름이 빠졌다는 것이다. 젊은 과학자의 패가와 공명정대한 지도교수가 만난 멋진 경우라고 생각된다. 그 후 더 단순한 조건에서 아미노산이 생산된 오로교수의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호주에 떨어진 머치슨 운석에서 밀러의 실험결과와 조성이 유사한 아미노산이 발견되는 등 여러 경로로 그 결과가 증명되기도 하였다.

 

황우석 박사 사건이나 최근의 정치적 문제 등과도 연관있는 줄기세포와 관련된 연구인 마틴 에번스의 생쥐 배아줄기세포 연구도 관심이 갔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 동안 조작논란이 있었던 STAP말고,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가 성공하고 그 후 2013년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연구자들이 진짜 인간 복제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하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언론을 통해 접하기는 했지만, 기사를 자세히 읽지 않아 비슷한 이름의 연구를 혼동했던 것 같다. 최근 일본에서 황반변성으로 시력을 잃은 환자가 자신의 체세포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분화시켜 얻은 망막조직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황우석 박사 사건으로 이 분야의 연구가 위축되기도 했지만, 이 분야의 연구가 다시 일어서는데는 너무 경제적으로만 접근하는 국민정서가 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한다. 생명과학은 돈벌이가 무적이 아니라 환자들을 돕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한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간략히 소개되기는 했지만 조지프 르두의 기억 재강화 매커니증 규명연구도 인상적인 연구이다. 기억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해마에서 단백질이 합성되야 한다는 것인데, 유형적인 형태로 저장되어야 기억이 오래 유지된다는 것이 당연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머리가 좋다거나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결국 해마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훈련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운동을 통해 몸의 근육을 키우는 과정과 비슷한 과정인 것 같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생명과학 연구가 많이 소개되었는데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의 연구결과를 정리한 이 책의 후속편도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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