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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bel Campbell - Amorino
이소벨 켐벨 (Isobel Campbell) 노래 / Beatball(비트볼뮤직) / 2004년 7월
평점 :
금방이라도 녹아내릴 듯 달콤한 분홍빛 재킷 속엔 나비가 날아다니고 벌이 잉잉대며 딱정벌레가 꿈틀거린다. '아모리노'는 어릴 적 먹었던 솜사탕을 연상시킨다. 부드럽게 부풀어오른 솜사탕은 금세 입안에서 녹아버려 아쉬웠다. 풍부하고 멜랑콜리한 선율과 부유하는 목소리. 그런데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다. 노래들은 따스한 온기로 넘쳐나건만 왠지 덧없다. 짧은 시간 대기를 맴돌다 사라지는 봄바람처럼.
사랑은 필연적으로 실연의 그림자를 동반한다. 허나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변하는 건 시간일 뿐이라고 이소벨은 짐짓 노래한다. 시간을 멈출 수도, 사랑을 붙잡아둘 수도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