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푸어, 벽을 넘는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하우스 푸어 - 비싼 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
김재영 지음 / 더팩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오징어 

                                      _유하 

눈앞의 저 빛! 

찬란한 저 빛 

그러나 저건 죽음이다. 

 

의심하라. 

모오든 광명을! 

 

철학자 강신주의『철학적 시읽기의 즐거움』에서는 유하 시인의 시를 인용해 '욕망의 집어등'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나는 대한민국에 세워진 아파트들을 향해 나도 한 건 해보겠다며 미친듯이 달려드는 우리와 우리 이웃들도 이 책에서 인용된 시처럼 오징어와 같지 않는가하는 생각이 든다. 태양처럼 비추는 환한 집어등으로 죽는 길인줄 알면서도 미친듯이 달려드는 오징어들. 얼마나 불쌍한가. MBC PD수첩 팀의 김재영 PD는 그런 오징어와 다를바 없는 우리, 그리고 우리의 이웃에게 불편한 진실 하나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 소개한다. 

 

'강점 하나. 팩트(Fact)를 철저히 분석' 

 

이 책의 강점이다. 각종 부동산 광고와 분석 수치, 심지어 강남 부동산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은마 아파트의 4,000여 세대가 넘는 등기부등본을 모두 참고해 철저히 분석하고 그 분석 수치가 말해주는 현상을 분명히 우리들에게 보여주었다. "~카더라" 라는 남의 말을 듣고 와서 내놓는 허풍도 아니고 그냥 이것이 진실이라고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수치까지.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의 불편한 진실들' 

 

내 뒤에 누군가가 또 내 집을 사려고 달려들겠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바로 우리다. 우리 서민과 중산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무도 없다. 이젠 어느 누구도 사려고 달려들지 않는다. 부동산이라는 허망의 성은 바로 건설업체와 국민의 재산권 보호가 아닌 건설업체의 호황을 위해 노력하는 정부가 만들어 낸 걸작이었다. 

놀라운 것은 부동산 시장의 정보를 가장 먼저 제공받는 소위 권력자들. 고위 공직자들은 이미 2004년 이후부터 강남은 물론 아파트 자체를 구입했다는 기록이 없다는 것. 이미 부동산 시장의 포화를 예감하고 그들은 발을 뺐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더욱 놀라운 것은 90년대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전무하다 싶을 당시 큰 시세차익을 얻은 공직자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사실! 그들의 양심에 대해 다시 한번 회의감을 품게 만든다. 아니면 아닌 것이라지만 저자는 보여도 너무 속이 보인다고 언급한다.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발로 뛰는 또 하나의 일꾼! 바로 언론이다. 건설업체의 광고를 수주받는 언론사들은 건설업체의 지속적인 호황과 자기네 수입의 꾸준함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들을 속일 준비가 얼마든지 되어 있다. 이 책에는 광고인지 기사인지도 모를 홍보성 기사로 난무한 각종 언론사의 행태들, 건설업체의 허위성 광고를 대대적으로 보도해주는 작태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꼬집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부동산 시장이 붕괴해서 90년대 수준으로 떨어지고 말았다는 사실, 미국의 부동산 시장 또한 하염없이 붕괴되고 있는 현실이 지금 이 순간 태평양 건너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또한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리들의 의식을 돌려놓으려는 책' 

 

집은 살아야 하는 곳이지 재산의 대상이 아니다. 은마 아파트의 실 거주자 비율이 11.4%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사회에 한탕주의와 기회주의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지표다.  

재건축을 위해 이전까지 사이좋게 지내던 이웃들과 이젠 죽이네 살리네 한다. 건설사의 온갖 마케팅 수법에 넘어가 무조건 용적률만 올리면 된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조합장은 사람들을 설득한다. 하지만 용적률은 사람들의 동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도시계획법에 따른 심의가 뒤따라야 되는 것이라 저자는 강조한다. 또한 무작정 용적률만 올려 고층 아파트를 지었다고 했을 때, 도시 미관을 해치고 많아진 인구로 인해 교통체증, 범죄율의 증가 등을 재건축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또한 강조한다. 이것은 우리들이 경제 관념만을 인생의 가치관으로 살아온 이들의 이기심이자 무지함이었다. 

밝고 환하게 빛나는 집어등이 실제로는 죽음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것을 안 오징어들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평온한 삶을 지속할 것이다. 우리들은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자. 모든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진실 그 자체로서 여러분의 의식에 찬물을 끼얹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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