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해칠 수 있는 건 네 몸이지. 네 뜻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게 그거지. 그런데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지.
나이 많은 여자와 젊은 남자의 사랑이야기는 이젠 새로울 것도 없다. 내가 눈여겨 부분은 두 여자의 관계다. 이 두 사람의 관계야 말로 진정한 판타지가 아닌가. 판타지라고 말하는 것은 현실에선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선입견이고 편견일까..
그날 오후엔 유난히 신원 확인이 많이 돼, 복도 여기저기서 동시에 입관이 치러졌다. 흐느낌 사이로 돌림노래처럼 애국가가 불려지는 동안, 악절과 악절들이 부딪치며 생기는 미묘한 불협화음에 너는 숨죽여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하면 나라란게 무엇인지 이해해낼수 있을 것처럼. p.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