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 vinci Code (Mass Market Paperback, Original Edition)
댄 브라운 지음 / Bantam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대충 사람들의 견해는 반으로 나뉘는 것 같다. 기독교인이 절대 읽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과, 기독교인일수록 읽어봐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음... 솔직히 말해, 전자는 우리 큰니의 견해이고, 후자는 우리 짠니의 견해이다. 뿌하핫.
다 읽고난 내 느낌은, 후자다. 왜 사람들이 로마카톨릭의 권위에 흠집을 내는 것으로 가득찬 이 책에 그리도 열광하는 지, 그저 풍부한 상상력으로 가득찬 Fiction 의 매력에 빠져서인지, 아니면 곳곳에 숨겨져 있는 기독교 권위에 대한 도전에 열광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곱씹어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카톨릭교도가 아닌 개신교도이기는 하지만, 기독교의 큰 테두리 안에서 믿음의 표출방식이 다를 뿐... 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로마 카톨릭에 그렇게 적대적일 이유가 전혀 없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조차 로마 카톨릭은 왠지 비밀스럽고, 신비스러우면서도 폐쇄적으로 느껴진다면 그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의 반증이 되지는 않을런지? 그리고 더 나아가 개신교까지 포함한 기독교인들의 보수성이라던가 묻지마 신앙생활 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괴리를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종교적 진위 여부에 대한 논증을 떠나서 하나의 '소설'로만 본다면, 정말 잘 쓰여진 소설이다. 일단 작가의 고고학적, 미학적, 종교학적, 언어학적 등등... 아주 해박한 지식에도 감탄할 수밖에 없고, 긴박하게 사건을 이끌어나가는 이야기꾼의 재능에도 감탄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이 전반부(한글번역본 1권)가 훨씬 재밌다고 말하지만, 나는 후반부도 그못지 않게 흥미 진진했다. 아무래도, 얽혀져 있던 실타래를 풀려다 보면 설명이 길어지게 되고, 그러다보면 긴박함은 덜하기 마련이니까.

다빈치코드를 깨기 위해서는 단 하나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깔고 들어가는 성서 이외의 문서들이 정말 존재하는 지 아닌 지에 대해서만 명쾌하게 풀리면 된다. 하지만 이건 절대로 풀릴 수 없다. 왜냐하면, Dan Brown은 그게 있지만 비밀스럽게 배척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카톨릭에서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없다고 주장하는 쪽이 숨기기 때문이라고 얘기하면, 카톨릭에서 거짓말을 하는 건지 아닌 지를 밝혀야 하는데, 그게 어마어마한 음모와 배후에 의해 방어되고 있다고 얘기해버리면 더이상의 밝혀낼 방법이 없는 것 아닌가. 한 사람의 위증 여부를 논하는 거라면 거짓말 탐지기라도 동원하겠지만 그럴 수도 없는 일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분포하는 많은 신도들과 카톨릭의 오랜 역사, 그리고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학자들을 생각해본다면, 세상에 비밀이 그렇게까지 지켜지는 게 과연 가능이나 할까? 로마 카톨릭이 예전처럼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도 아니라면 더욱더 그렇지 않을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루브르 지하 피라미드를 깨버리는 일이긴 하지만... 글쎄... ^^
(참고로... 내가 가본 루브르의 여러 곳과 파리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너무나도 재밌고 즐겁게 읽었다... Dan Brown에게 감사한다)

난 몇몇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이렇게 많은 논쟁을 이끌어낼 정도의 '소설'을 써낸 작가의 상상력과 글쏨씨에 그저 감탄할 뿐... 더이상의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결론내리고 싶다. 그저 소설일 뿐이라고... 재미난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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