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인터뷰, 김제동이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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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1년 4월

방송인, 소문난 촌철살인, 입담꾼, 김제동의 인터뷰. 여러 명사들과 유명인들의 인터뷰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소통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며,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소설가 이외수, 전 KBS사장 정연주, 시인 김용택, 재주해녀 고미자, 산악인 엄홍길, 변호사 박원순, 과학자 정재승, 올림픽축구대표감동 홍명보, 배우 고현정, 영화감독 강우석, 민주노동당대표 이정희, 가수 김C, 한나라당의원 남경필, 충남도지사 안희정, 야구선수 양준혁, 배우 설경구, 소설가 조정래, 시인 정호승, 소녀시대 수영, MBC앵커 최일구, 전 문화체육관장관 유인촌, 나우콤대표 문용식, 1박2일 PD 나영석, 성공회대 석좌교수 신영복.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났다. 새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유명인사든 아니든, 지금 그 위치가 어디에 있고 어떤 과거를 보냈든지 간에 제 위치에서 삶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는것. 그 목적의식이 웃음이든 행복이든 성공이든 생계이든.. 솔직담백한 토크는 계층에 대한 반감을 어느정도 누르고 인터뷰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뚜렷하거나 정치적 색깔이 있는 인터뷰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러한 선입견을 떠나서 볼 수 있는 책. 

모두 다 다른 꿈을 꾸고 있지만 책을 덮는 순간, 삶에 솔직하게 맞서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인터뷰이들이 한명 한명 머리속을 스쳐간다. 많이 가지고 유명세를 탄 사람들이라고 행복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 늘 행복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하는 모습이 새삼 인상깊다. 그들의 노력은 따뜻한 세상이 먼곳에 존재하는 판타지만은 아님을 느끼게 해준다.


20세기엔 남보다 1.2배 똑똑하면 더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었어요. 이제 시대가 달라졌죠. 더 똑똑한 것 대신 다른 사람 100명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해요. 자신이 아는 것을 개방하고 공유하고 협동해야만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과학자 정재승

저는 아이들에게 좋은 대학과 직장에 들어가라고 가르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늙어가야 한다고 가르쳤죠. 그게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교육 아닌가요?
-시인 김용택

난 누나랑 술 마실 때가 참 좋다. 누나가 너무 웃겨서 내 본분을 잊는다. 나는 그저 누가 이야기를 들으며 낄낄대며 술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가끔씩 누나의 뒤에 짠한 슬픔이 내비친다. 끝없이 자유를 갈망하는 갈매기를 닮았다.
-배우 고현정 편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야죠. 인간에 대한 믿음을 버리면 안돼요. (...) 먼 역사를 봐도 우리 현대사를 봐도 다 어둠의 순간이 있었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 왜 어둠이 있느냐면 밝음을 위해서죠. 별을 지향하지만 별은 어둠이 존재해야 빛나요.
-시인 정호승

좁은 독방에 해가 삐뚤게 들어오기 시작한다. 처음엔 점 하나 찍어놓은 크기였지만 그것이 점점 커지기 시작해 나중엔 신문지 크기로 커진다. 신문지 크기만 한 햇빛을 맞을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두 시간 정도다. 그러나 이 한 점의 햇살만으로도, 그 햇빛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게 손해는 아니다. 그 햇살이 없었으면 나도 숨을 끊었을지 모른다.
-성공회대 석좌교수 신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