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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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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님의 책이 나왔다. 어렸을때부터 항상 관심있게 봐왔던 이해인 수녀님의 산문집, 시집.
선물하기에도 좋고 혼자 생각할때 틈틈이 읽으면 좋을 마음 따뜻해지는 책.
특히나 이번 책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일상속에서의 내 생각을 확인하기에 좋았던 글귀가 너무 많았다.

책은 크게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상의 나날들 / 우정일기 / 수도원일기 / 기도일기 / 묵상일기 / 추모일기 
다 좋은 말들이고 이해인 수녀님답게 좋은 시 구절이 정말로 많이 삽입되어 있어 좋다. 머랄까. 참 '맑은' 느낌.
고 법정스님이 수녀님께 부탁하신, 어두운 이야기가 아닌 맑고 순수한 이야기만 써달라고 말씀하신대로
수녀님의 글은 항상 맑고 순수하고 세상에 감사하고 타인을 비방하지 않는다.
무조건적인 감사가 아니라(힘들고 어려운데 인내와 감사를 '강요'하는 것또한 수녀님에게도 힘들다고 하셨다),
우리네 삶에 공감이 가는 어렵고 슬픈일, 아름답고 따뜻한일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풀어내주셨다.

꽃이 지고나면 끝이 아니라, 새 잎에 보이는 긍정적인 마음. 암 투병으로 힘든 지난날들을 이겨내고 현재의 삶에서 기쁨과 지인들에 대한 사랑(특히 친구와 어머니에 대한), 젊은 시절부터 지금의 수녀님을 있게 만든 경건한 수도원에서의 마음가짐 하나하나가 마음에 와 닿는다. 섬세하고 명랑하게, 그리고 고인들에 대한 너무나 담담하면서도 슬픈 수녀님의 솔직한 이야기가 마음을 짠하게 한다. 읽으면서 수녀님도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수녀님도 평범하게 아파하고 눈물흘리고 힘들어하고 행복해하고 웃음짓는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나면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 생길까.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차 있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조급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희망적인 메세지를 준다. 매일이라는 보물섬에서 매일을 보물찾기 하는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수녀님. 수녀님의 말처럼 나도 봄이 되어야겠다.



봄이 일어서니
내 마음도 기쁘게 일어서야지
나도 어서 희망이 되어야지
누군가에게 다가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그렇구나 그렇구나
마음에 흐르는 시냇물 소리....
-이해인, <봄일기-입춘에>




우정일기에서는 친구에 대한 애틋한 수녀님의 마음이 절절히 전해져온다.
떨어져 있어도 늘 그립고 늘 미안하고 늘 고마운 친구. 할말이 너무 많은 친구. 배울것이 많은 친구. 쓴소리를 해줄수 있고 오랜 우정에도 늘 새로운 모습인 친구. 타지에 있어도 늘 연락이 닿는 친구. 이제는 먼저 세상을 떠나 늘 그립기만 한 친구.. 우정일기라는 이름으로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는 친구라는 소중한 존재를 너무나 그립게 한다. 나도 조만간 꼭 친구들에게 먼저 손내밀어 연락해야지 :)



틈만 나면 나에게 새를 그려주던 친구야.
네가 그려준 새들은 내 가슴속에서 둥지를 틀고 고요히 노래하는 희망이 되었단다.
언제라도 날개를 펴서 나를 위로해주고, 길을 안내하는 기쁨이 되었단다.
-우정일기 中



구름수녀님 (이해인수녀님은 클라우디아 수녀님이다), 생전에 살아 한번 만나뵐 수 있을까.
더 늦기 전에 시간을 내어 이해인수녀님께 꼭 감사하다는 편지를 써봐야겠다.
가장 마주하기 싫은 순간조차 겸허히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그려내는 수녀님. 삶은 아름답다고,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드는 한국판 <인생수업>을 읽은 듯한 기분이다. 늘 건강하고 더 좋은 글을 많이 접할 수 있었으면.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빡빡하게 느껴질때, 세상에 모든 짐이 내 어깨에 있는 기분일때, 가족과 친구가 나에게 멀어져 슬프고 외로운 기분이 들때, 너무나 바쁘고 힘들어 마음이 치이고 흔들릴때,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해 실망하고 질투하고 화나는 감정을 느껴 속상할때, 등등. 꼭 한번 다시 찾아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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