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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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 경제경영, 경제사] 관점. 쑹홍빙. 차혜정 옮김. 와이즈베리. (2018)

‘관점’은 ‘2009년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40인’에 선정된 국제금융학자인 쑹훙빙의 신작이다. 그가 2007년에 출간한 ‘화폐 전쟁’은 중국 경제 도서 부문 판매 1위를 독점하였고, 2010년부터 각국의 정치경제계에서 광범위하게 인용되고 있다. (책날개 참고)

‘쑹훙빙’이라는 이름과 ‘화폐 전쟁’이라는 키워드만 보고 중국의 경제 상황을 비판하는 책일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단정하게 정돈된 목차만 봐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저자가 얼마나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1장 ‘시사를 보다’에서는 중동지역에서 끊임없는 사건과 사고에 관해 설명하고, 2장 ‘경제를 관망하다’에서는 중동, 미국, 러시아, 독일, 중국 등 최근 여러 사건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전한다. 3장 ‘역사를 관망하다’는 중동의 핵심지역 이스라엘, 이란, 터키 세 나라가 왜 중요한지 역사적 사건과 의미를 전달한다.


아랍 세계에는 “사촌형제와 손잡고 외부와 싸운 다음 친형제와 손잡고 사촌형제와 싸운다.”는 속담이 있다. (...) 사우디아라비아 왕위 계승자의 권력 교체 과정이야말로 이 속담에 가장 충실한 것이었다. (17)

문화를 알아야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테러와 중동지역의 분쟁을 이해할 수 없었다. 중동에서 비교적 작은, 이스라엘이 공격당하는 것이 안타까웠고, 그곳과 멀리 떨어진 적당히 안전한 곳에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지식이 부족하여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렴풋하게나마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랍 부족에는 가족 중 누군가 다른 사람의 손에 죽거나 다치면 온 가족이 나서서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전통이 있다. 따라서 보호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괴롭힘을 당하지 않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위험에 빠진다. (160)

쫓고 쫓기고 복수하는 영화가 너무 자극적이라 즐기지 않았는데 이 구절을 읽고 나니 그들의 행동들이 이해되면서 불편한 마음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더욱 부담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 같고. 이런 것들은 영화 속이나 중동에서만 벌어지는 이야기 같지만 요즘 우리나라 정치 경제 판도 영화나 중동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나 거기나 무고한 시민들을 대량 학살하진 않지만, 그에 못지않은 권력 다툼과 정권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좋은 걸 닮아가면 좋을 텐데.

중국 사람들은 “위급한 상황은 구제할 수 있지만, 가난을 구제할 수는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도와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발전은 스스로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다. (105)

중국 경제는 2가지 요소를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 에너지와 원자재를 외부에서 공급받아야 하며, 이렇게 생산한 상품 또한 외부 시장에서 소화해야 한다. 이 경우 어느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경제 시스템이 마비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지만 대외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취약성도 크다. 중국이 세계 1위가 될 때는 중국 경제의 취약성도 세계 1위가 되는 것이다. (173)

민족의 충돌, 종교의 갈등, 부정부패, 정권과 이익 다툼, 지방의 반란 등 많은 문제들은 사실 모든 제국이 쇠락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핵심은 어지럽게 얽힌 현상을 정리하여 논리적으로 근원을 찾아내는 것이다. (467)

세계사를 이야기하며 풀어 놓는 저자의 견해들도 흥미로웠다. 베일에 싸여 신비로운 중국의 모습, 중국인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을 관찰하고 미래를 전망하다.’라는 소제목처럼 중국 경제학자의 시선으로 살펴본 중동 지역의 역사와 현재, 중국의 모습, 세계 속의 관계 등을 통해 오늘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를 떠올릴 수 있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과 정치인의 죽음 등 나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결코 우연히 생긴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러한 시기에 ‘관점’을 읽게 되어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작년 이맘때 와이즈베리 서포터즈 모임에 참석하여 독자와 출판관계자가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서 중국 저자의 책도 읽고 싶다고 나이 지긋하신 팀장님과 대화 나눈 기억이 난다. 동북공정과 관련된 책이면 더욱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던 것 같다. 어쩌면 그때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셨던 건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어려웠지만
의미 있었고, 중국인의 시선이 담긴 또 다른 책을 읽고 싶다.

조만간 ‘관점’과 ‘미션임파서블 폴아웃’에서 알게 된 분쟁지역 카슈미르와 연관된 ‘다시 태어나도’, 유대인의 필독서 ‘탈무드’를 읽을 계획이다.




-‘관점’을 통해 알게 된 것들, 발췌
이란은 정교일치의(정치와 종교가 일치하는) 신권 국가이며, 사우디아라비아(국왕의 절대권위, 종교는 와하비즘)와 다르다.
이란의 정치 구조에서는 종교 지도자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협상 타결의 결정적 원인은 대통령이 아니라 종교지도자의 동의에 의해 이루어진다. (49)

우리는 균형 잡힌 태도로 중동 역사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스라엘의 성공을 보는 한편 아랍인의 좌절감을 깊이 공감해야만 복잡한 중동 문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81)

시아파(무함마드-알리-후세인의 복수를 위해 생긴 조직, 이란 사람들의 대부분, 페르시아인)와 수니파(무슬림의 85%, 누구든 무술림의 사업을 계속 확대 발전시킬 수 있다면 인정, 사우디아라비아인)의 갈등(164)

현재 중국은 연간 37억톤의 석탄을 사용한다. 초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것도 석탄 의존도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178)

인터넷 시대에는 살만 칸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대한 기여를 더욱 중시한다. 그들은 삶의 가치 공식을 새로 쓰고 있다. 삶의 가치란 당신이 이 사회를 위해 창조하는 가치에서 당신이 얻은 소득을 뺀 것이며 그 값이 클수록 삶의 가치는 커진다. 이는 과거 산업시대의 가치세계와는 다른 것이다. (213)

돈은 자산이 아니라 자산의 ‘영수증’에 불과하다. (232)

달러 화폐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경제학자 로버트 트리핀이며, 그는 ‘트리핀 딜레마’이론을 제기했다. (금이 아니라 국채를 이용.) (232)

4차 산업혁명은 과연 무엇일까? 독일은 이를 전면적인 지능화라고 설명한다. 지능화란 무엇이며, 독일이 이 개념을 가장 먼저 제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독일이 제조업 영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협공을 받아 큰 압박을 느꼈기 때문이다. (239)

자율주행 시대에 자동차의 실시간 주행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모든 자동차 운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면 운전자들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거나 가속페달을 심하게 밟고, 차선을 바꾸거나 좌우 회전을 할 때 방향등을 켜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장기간 축적된 이러한 데이터는 상업적 이용 가치가 매우 크다. (247)

유대인의 계약 정신은 신에 대한 경외심에서 비롯되었다. 계약은 상업의 기반이 되며, 경외심은 계약 정신의 영혼이다. (310)

유대인의 부는 가문의 계승이 아니라 그들의 네트워크에 의해 지속된다. 이것이 바로 유대인이 몇천 년 동안 세계의 부를 장악해 온 비밀이다. (321)

오스만제국의 종교 정책은 당시 유럽에서 가장 관용적이었다. 이러한 종교 정책을 채택했기 때문에 유대인들이 사방에서 오스만제국으로 몰려왔다. 이른바 유대인과 이슬람 세계가 태생적으로 서로를 적대시한다는 관념은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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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 - 투고의 왕도 땅콩문고
정상태 지음 / 유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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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91 / 인문학, 출판]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 정상태. 유유출판사. (2018)

책을 읽기 전 저자강연회에서 먼저 만났던 정상태는 신뢰 가득한(?) 생김새와 말투를 가진 사람이었다. 본인의 경험담과 가진 정보를 최대한 덤덤한 말투로 사람들에게 나누려는 모습이 좋았고 책에 대한 호기심도 커졌다. 그리고 보름쯤 지난 후에야 겨우 완독한 이 책은 결코 읽기 버거운 책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빨리 읽을 수는 없었다.) 책 몇 권 읽었다고 내 책 한 권쯤 쓸 수 있을 것 같던 자만을 조금 숨겨야 했던 책.

작가가 자신의 원고를 투고하는 과정과 출판사의 담당자가 그것을 받고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의 순서와 노하우가 담겨 나처럼 생초보자에게는 아직 그 강을 건너지 말라고 조언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걸 읽으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과 함께 글 잘 쓰는 사람도 읽을 책도 정말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꾸자꾸 쓰다 보면 언젠가 나도 잘 쓰는 날이 오려나..
싶다가도 안 올 것 같기도 하고



우리 삶이 불안정해지고 세상이 더 큰 불행으로 나아갈 때 글쓰기는 자꾸만 달아나는 나의 삶에 말 걸고, 사물의 참모습을 붙잡고, 살아 있는 것들을 살게 하고, 인간의 존엄을 사유하는 수단이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메멘토, 2015) (12)

투고하기 전에 반드시 스스로 물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두 가지 중요한 질문에서 시작해 원고 다듬기, 콘셉트 만들기, 예상 독자 찾기, 기획서 완성하기, 투고할 출판사 찾기. 중에서 중요한 것은 ‘왜 투고하려 하는가?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는가? 어떤 독자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가 중요하다. (16)

지금까지 내가 읽어 온 책 중에서도 오랫동안 길잡이 역할을 해 준 책들은 정답이나 해법을 알려 주는 게 아니라 그 책을 읽기 전보다 좀 더 나은 질문을 가능하게 하는 책, 그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을 다른 관점에서 새롭게 질문할 수 있게 한 책이었다. (16)

당신의 원고는 유리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세상)과 사람들(독자)에게 말을 걸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거울 앞에 선 채 당신 자신만을 비추며 독백하고 있는가? (26)


기획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투고의 과정이다. (95)


투고하기 전에 읽어 보면 도움이 되는 책들
-글쓰기 생각 쓰기. 윌리엄 진서, 이한중 옮김, 돌베개. 2007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메멘토, 2015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 이한중 옮김. 한겨레. 2010
논픽션 쓰기. 잭 하트, 정세라 옮김. 유유. 2015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임승수, 한빛비즈. 2014
작가의 시작. 바버라 애버크롬비. 박아람 옮김. 책읽는수요일. 2016
출판의 미래. 장은수. 오르트.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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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웃는다 - 소통과 원초적인 고요함을 주는 건축의학
김상운 지음 / 지식공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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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완독 90 / 예술, 건축] 집이 웃는다. 김상운. 지식공방. (2018)

동양 오술은 연구하는 저자 김상운은 음양오행과 명리학을 본인의 직업인 건축과 인테리어에 접목하였다. 이렇게 탄생한 ‘건축의학’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연구되고 있는 학문중 하나이다. 따라서 이 책 ‘집이 웃는다’는 흔한 건축, 인테리어 관련 책과 분명한 차별성을 지녔다.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관련 도서는 건축 재료나, 아름다운 인테리어에 집중하여 설명되고 있지만, ‘집이 웃는다’는 조금 다르다. 동양 사상에 근거하여 집이 왜 중요한지, 건축의학의 이해를 위한 기본지식을 설명하면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새집을 구하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관심가질 요소들-새집증후군, 전자파, 수맥이나 지자기(지구유해파)-을 건축의학적으로 설명하고 풍수를 덧붙인다. 이 책에서 집중해서 읽고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4, 5장이다. 8괘를 집안 구석구석에 적용하여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를 설명한다.

어딘가에 내 집을 짓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건축의학에 맞게 공간을 구성해서 나와 우리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아늑한 집을 짓게 되기를. 이미 지어진 아파트 같은 집에 살고 있다 하더라도 ‘집이 웃는다’에서 이야기하는 8괘를 대입하여 내 집과 나의 가정에 부족한 부분을 충족시키며 안정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기를.


집은 단순한 무생물이 아니다. 사람이 집에서 살게 되면 그 순간부터 집은 에너지적으로 사람과 연결이 되어 살아 있는 에너지적 생물체가 된다. 그래서 형이하학적으로는 사람의 건강에, 형이상학적으로는 길흉화복에 어떤 형태로든지 영향력을 미친다. (10)

사람은 누구든지 세상사의 분주함 속에서 활동하며 살아야 합니다. 당연하게 활동은 기운을 소모합니다. 분주하게 활동하며 사는 삶이 아니라 해도 사람은 깨어서 존재하는 자체가 기운을 소모합니다. 그래서 기운을 재충전해야 다시 활동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사람의 기운을 재충전하는 최고의 방법은 잠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약과 음식을 먹고 기운을 충전한다 해도 잠을 자지 못하면 그 사람은 정신이상이 옵니다. 어떠한 기운 충전 방법도 잠을 통하여 충전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영혼까지 쉴 수 있는 깊은 잠을 잘 수 있어야 좋은 집입니다. (20)

음양을 활용한다는 것은 바로 이렇게 지나친 것은 덜어내고, 모자란 것은 채워주고, 흉한 것은 치우고, 길한 것은 드러내는 것이다.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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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우리가 먹은 음식 - 식탁 위의 문학 기행 식탁 위의 문학 기행 1
백석.이효석.채만식 외 지음 / 가갸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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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89 / 에세이 ] 100년전 우리가 먹은 음식-식탁 위의 문학 기행. 백석. 이효석. 채만식 외. 이상 옮김. 가갸날. (2017)

말이란 순수할수록 좋은 것이지 뒤섞고 범벅하고 옮겨 온 것은 상스럽고 혼란한 느낌을 줄 뿐입니다. -이효석. (20)

북촌 상인들이 망해 가는 것은 자본 문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쇠대가리들이기 때문이다. 손님들은 현대인, 신경인들임에 불구하고 점주, 점원들은 의연자약 우두 상인들이기 때문이다. -이태준. (48)

의사들의 말에 따르면 이 소머리 국물은 정말 좋은 것으로, 닭고기 국물이나 우유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한다. 커다란 솥을 연중 불 위에 걸어놓고 바닥을 비워 씻는 일 없이 매일 새 뼈로 바꾸어가며 물을 부어 끓여낸다. 이 국물, 즉 스프는 아주 푹 끓인 것으로, 매일 끓이기 때문에 여름에도 부패하지 않는다. 이것을 정제하면 아마 세계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자양제가 되고, 향후 병에 담아 한국 특유의 수출품으로 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만화, 1909, 우스다 잔운. (61)

얼음은 갈아서 꼭꼭 뭉쳐도 안된다. 얼음발이 굵어서 싸래기를 혀에 대는 것 같아서는 더구나 못쓴다. 겨울에 함박같이 쏟아지는 눈발을 혓바닥 위에 받는 것같이 고와야 한다. 길거리에서 파는 솜사탕 같아야 한다. 뚝 떠서 혀 위에 놓으면 아무것도 놓이는 것 없이 서늘한 기운만 달콤한 맛만 혓속으로 숨어들어서, 전기 통하듯이 가슴으로 배로 등덜미로 쫙- 퍼져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고는 그 시원한 맛이 목덜미를 식히고 머리 뒤통수로 올라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옷을 적시던 땀이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빙수, 방정환. (183)

잘 조리된 한 가지 음식이나 잘 차려진 한 상 요리는 역시 훌륭한 종합예술이다.
왜 그런고 하면 그는 혀의 예술이며, 코의 예술이며, 눈의 예술이며, 우리를 제일차적으로 만족시키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무대예술은 문학과 회화와 음악과 건축 등 각종 예술의 종합을 요하는 까닭에 종합예술이라 하는 것이다. 요리는 실로 그 이상으로 조건이 많다. 적당한 시기, 적당한 장소에서, 적당한 손님을 모아서 향연을 베푸는 것은 그 일 자체가 곧 문학이다. 한 상의 요리를 차리는 데는 회화와 건축의 예술감을 떠나서 만족한 것을 바랄 수 없거니와, 그밖에 냄새와 맛의 요소를 더한 것이 음식의 예술이니, 음식 예술이야말로 종합예술이라 하기에 가장 적당하다. 진품 중의 진품 신선로. 우보생. (190)


100년 전 사람들의 음식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한여름 밤 옛날 음식 이야기 읽는 게 재미있다. 침이 고인다. 맛있는 음식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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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소화 - 삼시 세끼, 무병장수 식사법
류은경 지음 / 다산라이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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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 88 / 건강, 건강정보] 완전 소화. 류은경. 다산라이프. (2018)

내가 선택한 음식이 내 몸의 세포와 피를 만든다. (57)

염증은 인체가 면역 반응으로 정상적인 상태를 회복하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59)

염증의 해결책은 오메가-6 지방산의 양은 줄이고 오메가-3 지방산을 늘리는 식단이다. 염증이 많은 사람은 동물성 단백질과 튀긴 음식, 가공식품, 햄버거 등의 인스턴트 음식을 반드시 줄여야 한다. 대신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참치, 연어, 고등어 등의 생선 기름과 들깨, 견과류 등을 섭취하도록 하자. (64)

맥두걸은 치료의 목적이 ‘증상 완화’가 아니라 ‘건강한 몸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건강 상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식습관’이라는 사시를 미국에 사는 동양인 2세들을 통해 알아냈다. (87)

어릴 적엔 몸이 원하는 음식을 섭취하며 건강을 유지했다. 예를 들면 날씨가 추워 몸이 으슬거릴 때 양파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양파와 함께 간단한 채소들을 볶아먹었고, 무가 땡겨 무생채를 해먹을 땐 소화가 안 되는 날이었다. 몸에서 원하는 대로 본능적인 식습관을 유지했다. 나이가 들고, 책임져야 할 것이 많은 어른의 삶이 익숙해지면서 점점 본능적인 음식의 갈구는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를 원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몸의 균형이 망가짐을 느낀다. 현재는 비염과 감기몸살을 달고 산다. 온몸이 염증 덩어리임을 느낀 지 오래다.

‘완전 소화’는 이런 요즘의 내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병의 원인을 찾지 않고 현재의 증상만을 해결하려는 병원과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 감기에 걸려도 병원을 찾지 않는 이유다. 수의학을 전공한 저자 류은경은 내가 기억하는 다른 의사들과 달리 원인을 찾아내려 노력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아침에 과일 3개를 먹어라.
전체적으로 흥미로웠지만, 만병의 근원이 아침에 먹는 과일 3개로 해결된다는 부분에서 갸우뚱했다. 우유에 대한 부분, 채소에도 단백질이 있고, 육고기 대부분에는 단백질보다는 지방이 더 많다는 사실은 그럴듯했다.

건강은 운동보다 먹는 음식에 달려있다. 그 음식을 어떻게 잘 소화하느냐에 따라 더욱 건강한 몸이 되기도 하고, 염증 덩어리가 되기도 한다. 속는 셈 치고 아침 과일 3개를 도전해야겠다. 당장 3개는 무리고 1개라도 꼭 챙겨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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