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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혁명사 강의 (리커버 에디션) - 다른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박노자 지음 / 나무연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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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에서 이 책이 인용된 것을 보고 읽기 시작했다. 사실 러시아 혁명이라고는 레닌이나 스탈린밖에 몰랐다고 할까.

어쨌든, 혁명. 그 얼마나 피가 끓는 단어인가.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혁명의 순간도 중요하지만 그 혁명을 수성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블라디미르 레닌은 혁명가였지만 혁명 국가를 이끌만큼 오래 살지 못했고, 그 뒤를 이은 스탈린은 글쎄. 그는 혁명가라기보다는 야심가이자 독재자였고, 결정적으로 권력을 위해서라면 끝없이 잔인해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이가 수장이 된 나라의 운명이야 뻔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스탈린이 혁명가였다면, 소련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까? 그러나 그것도 글쎄. 러시아 혁명 이후를 살펴보면서, 이 세상에 사회주의 국가, 공산주의 국가는 존재한 적이 없다는 사실만 명확해졌다. 그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표방한 '독재 국가'만이 존재했을 뿐이다. 온건함의 차이만 있을뿐. 인간이 완전하지 않으면 성립할 수 없는 정치 체제인데,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완전하다면 그런 체제가 필요없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역사 속에서 한 번은 등장했을 테지만, 결국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인 것 같다.

어쨌든 이 책은 러시아 혁명뿐만 아니라 각국의 공산당이 어떻게 성립하고 어떻게 변화했는지 상세히 알려줘 흥미로웠다. 다만 작가 본인이 러시아 출신이라 그런지, 러시아 혁명과 소련에 꽤 관대하다. 편협과 편파까지는 아니지만, 편애 정도는 한다고나 할까. 물론 내 기준에서 스탈린과 스탈린의 소련은 편애조차 할 대상은 아니라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인물은 트로츠키였다. 잘 몰랐던 인물이라 그렇기도 했지만, 아웃사이더와 비주류와 비극적인 혁명가라는건 언제나 환상을 갖게 하거든. 저 사람이 그렇게 죽지 않고 자신의 혁명을 완수했으면 세상이 어떻게 변했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환상. 아니, 환상보다는 미련이 맞지 않을까.

그렇지만 역사가 증명하듯이, 사회주의 혁명의 끝은 결국 독재와 피흘림일뿐... 트로츠키도 별 다르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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