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고 있었다. 시간은 잘 간다는 것. 짐작하고 있었다. 어딜 가도 역시 시간은 잘 가리라는 것.

시간감각이 좀 무뎌졌다. 사실 돌이켜보자니 뭐 그리 고된 일을 박차고 온 것도 아니다. 내 엄살도 만만찮았다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며칠 자고 먹고 멍때리는 꼴은 마치 거대한 압박을 견뎌내고 과업을 해낸 뒤에 비로소 숨돌릴 만한 한때를 맞이하기라도 한 고득점 사수생 포스. 어쨌든 지금은 순간순간을 열성적으로 낭비하는 중이다. 싫지도 좋지도 않다. 그냥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당분간 눈에 들어오는 것들은 내치지 않고 손에 잡히는 것들도 한 번쯤은 들여다보려고 한다. 그런 식으로 좀더 흘려보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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