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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사라진 날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01
신민재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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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길벗어린이에서 새 책이 나왔다.

나무가 사라진 날’, 책 좋아하는 큰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다.

헌데 책 설명을 읽어 내려가며 조금씩 주저하는 마음이 생긴다. 왠지 이 책을 펼치자마자 우리 아이 입에서 "엄마네"하는 소리가 나올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한 집콕이 길어지며 이제 막 학교에 입학한 아이에게, 하지 않았던 잔소리가 자꾸 늘어가고, 자연스레 잠든 아이를 보며 엄마인 내가 반성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아마 많은 엄마들이 나와 같지 않을까……. 변명을 덧붙인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내가 밤에 반성하는 날이 줄어드는데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가 남지 않을까?

 

집 앞 공원 숲에서 놀기 좋아하는 나무는 엄마의 잔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리다 나무 의자가 되어버린다.(엄마로서 충격적이다;;;) 의자가 되어버린 자신의 아이를 되돌리기 위해 병원, 가구점 등을 다니며 애쓰던 엄마는 아이가 좋아하는 공원 숲에서 다시 자신의 아이를 따뜻한 품에 안게 된다.


역시나, 따뜻한 느낌의 그림으로 그대로 찍어낸 듯한 우리 집 풍경이 등장한다. 책을 함께 읽으며 멋쩍어진 내가 우리 집 모습이네…….”하니 큰 아이가 위로 하듯이 말한다.

아니에요, 내가 방에서 나온다고 엄마가 혼낸 적은 없어요.”

그렇지……. 우리 집은 거실에 공부 책상이 있다;;;

 

엄마의 잔소리에 방에서 눈물을 흘리던 나무는 의자가 되어버린다. 공부하라는 잔소리로 엄마에게서 한 발짝 물러선 나무의 다친 마음이 나무를 딱딱하게 굳은 의자로 만들어 버렸다.


나무가 병에 걸렸나봐요.”

공원에서 뛰어놀던 나무의 친구들은 금세 나무의 상태를 눈치 챈 듯하다.

나무는 단지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나무가 의자가 되었다는 말에 한 치의 의심도 보이지 않는 친구들은 의자가 된 나무의 마음을 읽어준다.

그런데 의자가 되면 꼼짝할 수 없어서 심심할 것 같아요.”

마음을 다친 나무도 의자로 변한 지금의 상태가 답답하겠지.

우리가 나무랑 같이 놀아도 될까요?”

그리고는 의자가 된 나무와 한바탕 신나게 함께 논다.

역시 아이들이다.


나무야... 우리 같이 별을 바라본 게 너무 오랜만이다. 미안해...”

어두운 밤이 되고, 엄마는 의자와 함께 반짝이는 별을 보며 말한다.

그리고 곧 의자가 되어도 자신의 아이를 알아봤던 엄마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아이를 두 팔 벌려 자신의 품에 안는다.

 

등교하지 않는 날이 많은 초등학교 1학년이 된 큰 아이.

단짝 친구와 놀기 좋아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서서히 잔소리가 늘어간다.

급기야는 오늘 해야 할 공부를 다 한 후에 하고픈 걸 해.”라는 말이 한두 달 전부터 내 입에서 자주 튀어나온다.(반성합니다.)

오늘 해야 할 공부라는 것의 대부분도 엄마인 내가 하나씩 정해온 것들 투성이. (또 반성합니다.)

 

, ‘내가 밤에 반성하는 날이 줄어드는데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를 찾은 듯하다.

 

좀 더 많은 시간을 아이가 아이답게 지낼 수 있도록 하자.’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 말해주는 엄마인 내가,

아이의 소중한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공부들을,

너를 위해서라는 변명으로 너무나도 쉽게 던져주고 있었다.

 

사랑하는 내 아이는 아직 만 7세의 어린 아이인걸 잊지 말자.’

 

아이에게 물었다.

보물아 나무는 왜 의자가 되었을까?

슬퍼서요. 공부를 하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슬퍼져서.”

너도 같은 상황일 때 어때?

슬프고 공부가 하기 싫어지죠.”

 

그래 엄마도 그랬어.

딱 그 프로그램만 보고 공부하려고 했는데……. 엄마의 공부하라는 잔소리에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속상해서 울었지. 곧 그만 울고 해야 할 숙제를 얼른 끝내고 싶었지만, 왠지 더 숙제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어.

엄마도 그랬던 걸 잊고 있었어.


아이가 그림이 너무 예쁘다며 엄마, 또 읽어도 되죠?”한다.

나무가 사라진 날을 책꽂이에 잘 꽂아두고 욕심이 올라오는 날, 나도 한 번씩 꺼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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