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격하게 솔직한 사노 요코의 근심 소멸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격하게 솔직한 사노요코의 근심 소멸 에세이

쓰라린 일상에 바르는 빨간약 같은 이야기들.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사노요코지음. 서혜영 옮김.


일본 작가의 수필은 어떤지 궁금했었고,

책 제목이 신선해서 마음이 당겼다. 제목만으로 젊은 작가라고 생각한 것은 선입견이었다.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는 40대에 쓴 글인데 작가 사노요코는 1938년에 베이징에서 태어났고

전쟁이 끝난 후 보모의 고향인 일본으로 건너와 미술대학 대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

그림책 작가이면서 수필가이다. 이 책은 작가 사노요코가 사망 전에 쓴 글이다.


어릴 적, 40대의 엄마를 보면서 참 연세가 많으시다는 생각과 함께

40대가 되면 자식 키우는 일 뿐 무슨 재미로 사시나 했었다. 

나이에 맞는 해야 할 일이 있고 나이에 따라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는 걸 살아가면서 

알아가고 있다.


글이 참 담백하다. 눈길이 가는 제목 중에

'어머니는 평생을 두고 하는 오락이다.', '수화기를 붙들고', '세탁기' 등을 먼저 읽어봤다.


이 중에 '어머니는 평생을 두고 하는 오락이다.'의 첫 문장이 참 인상적이다.



여자가 한 번 어머니가 되어 버리면 어머니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남자는 아버지가 되어도 아버지 이외의 것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

신기한 일이다...... 세상에서는 무책임하게 어머니도 인간이며 여자라고 꼬드기지만,

아무리 꼬드김을 당해도 어머니는 어머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어머니이기를 계속한다.



그래 맞아! 무릎을 탁 치게 한다. 남자는 아버지가 되어도 남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던데

여자는 어머니가 되면 여자도 남자도 아닌 제 3의 성인 것 같은 '어머니'가 되어

여자의 삶은 놓아버리게 된다. 오히려 '어머니'가 된 내가 둘이면 좋겠다 할 정도로

'어머니'라는 자리는 벅찰정도로 손이가야 할 곳이 참 많다.

어머니의 사랑은 자식을 향해 무한의 사랑을 전한다.


'소화기를 붙들고'는 한 달동안 비웠던 집에 들어서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글은 전화 통화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그런 날이 있다. 전화 통화로 이어졌던 그런 날이 내게도 있었다. 

요즘처럼 바쁜 일상에 읽기 좋은 수필집. 소설과는 달리 한 꼭지씩 읽고

덮어두어도 좋을 책이고, 덮어두었다가 다시 펼쳐  읽어도 맥이 끊기지 않아 좋다.

그래서 나는 수필 읽기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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