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로부터의 영성
안셀름 그륀 지음, 전헌호 옮김 / 분도출판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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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사다리가 있다.

신이 놓으신 사다리다.

신은 나에게 어서 오라고 하신다.

거기 사다리를 타고 얼른 올라오라고 하신다.

 

이 사다리를 타려면?

 

맨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바닥까지 내려가야 한다.

거기서 땅을 딛고 한 칸 한 칸씩 올라야 한다.

 

사다리는 언제나 바닥에 있다.

두 발로 든든하게 땅을 디디고 서 있다.

그것은 허공에 매달려 있지 않다.

 

허공에 매달려 있다면?

그것은 가짜다.

내가 내 마음대로 매단 썩은 동아줄이다.

그것으로는 천국에 오를 수 없다.

한 발짝도 신에게 갈 수 없다.

 

나는 결국 밑으로 떨어질 것이다.

바닥까지 추락할 것이다.

거기 거친 맨 바닥에서 진짜 사다리를 발견할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영성>에서 배우는 천국의 사다리 오르는 법 일곱 가지!


1. 너부터 알라


- 만약 네가 하느님을 알고 싶으면 먼저 너 자신에 대하여 알도록 하라.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

- 우리는 우리의 인간 존재로 내려옴으로써 하느님께로 올라갈 수 있다.


2. 무의식의 심연으로 내려가라


- 자신이 처해 있는 구체적인 현장을 아는 것, 더 나아가서 자신의 무의식 세계까지 살펴봄으로써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다.

- 겸손은 융에 의하면 무의식 세계와 관계할 것을 요청한다. 자신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무의식 세계를 거부하여 부수어버리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을 과장해 부풀어올리는 행위에 빠져들게 된다. 자신을 순교자, 예언자 또는 성인과 같은 전형적인 이상적 존재로 추앙받는 사람들과 동일시하는 교만한 자는 흔히 윤리적으로 비참한 처지에 빠져들거나 죄 속에 빠져드는 것과 같은 아래로 완전히 추락하는 과정을 겪어야만 치유될 수 있다.


3. 완벽에 멍들지 말라


- 완벽한 존재로서 완벽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의 밭에서는 오직 걱정에 가득찬 밀들만 자라게 된다.

- 이상적인 영성을 추구하는 사람은 그 이상에 일치하지 못하는 자신의 실제 상황에 대하여 자주 자만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그 사람은 내적으로 분열되고 병들게 된다.


4. 겸손하라


- 겸손은 인간이 자신의 노력으로 성취하는 덕행이 아니라, 인간이 그 안에서 성숙해 가는 하나의 체험이다.

- 겸손하지 않을 때 하느님을 우리가 필요로 하는 조건을 채워주는 분으로 보기 쉽다. 그러므로 신비가들은 겸손을 강조한다. 겸손 없이는 신비가들이 자신을 하느님과 동일시하는 위험에 쉽게 빠져 든다. 겸손 없이는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과 우리 자신과의 차이를 쉽게 잊어버린다.


5. 바닥부터 올라라 


- 아우그스티누스는 그리스도를 "우리의 사다리"로 보았다. 그리스도 자신이 우리에게 내려오셨고, 그래서 우리는 그를 통하여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듯이 하느님께로 올라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교부들은 이 사다리의 양쪽 두 기둥을 구약성서와 신약성서, 또는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해석하고 있다. 베네딕도 성인은 영혼과 육신을 이 사다리의 두 기둥으로 보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육신과 영혼 안에 하나의 사다리를 놓으셔서 우리가 당신께 올라가도록 하셨는데, 우리가 겸손 안에서 먼저 아래로 내려갈 때 다시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6. 고통과 불행과 외로움을 받아들여라


- 우리는 큰 어려움을 겪을 때 실존에 대한 진정한 체험을 할 수 있다.

- 아래로부터의 영성은 우리가 천사가 아니고 육체를 가진 존재로 이 땅 위에 태어난 존재란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 우리가 육체를 지녔기 때문에 가지는 불행은 우리를 천국에다 매달아 놓는다.

- 만약 당신이 외롭다면, 그것은 당신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기 때문입니다. 만약 당신이 충분히 겸손하다면 당신은 결코 외로울 리 없습니다. 자신의 권력과 위신보다 더 우리를 고립시키는 것은 없습니다. 아래로 내려와서 겸손하게 되는 법을 배워 보십시오. 그러면 당신은 결코 혼자 있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융)

- 불안과 걱정은 우리가 잘못 설정한 삶의 방향을 드러내면서 그것이 잘못 설정된 것이란 사실을 알려준다.

- 우리가 억압하거나 한쪽으로 밀쳐두는 것들은 한편으로 우리의 생명력이기도 하기 때문에, 억압하는 것과 한쪽으로 밀쳐두는 것이 많을수록 그만큼 우리의 생명력을 활기를 잃게 된다.


7. 믿고 내맡겨라


- 말라버린 텅 빈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래로 내려가야만 한다. 아래로 내겨가는 길은 신뢰, 자신을 믿고 내맡기는 것, 자신을 내놓은 것, 일이 생겨나도록 두는 것 등을 거치게 된다.

- 아래로부터의 영성에는 언제나 세 종류의 길이 있다. 첫째 길은 생각과 느낌들과의 대화다. 둘째 길은 밑바닥까지 아래로 내려가 더 이상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고통스러운 최종점에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가지는 것, 그리고 하느님을 발견하는 것이다. 셋째 길은 하느님께 완전히 항복하는 것, 나의 힘으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하느님의 좋으신 섭리와 품에 나를 완전히 내맡기는 것이다.

- 유머는 '초월에 대한 하나의 표지'다.

- 자기 자신이 처해 있는 실재적인 상황으로 내려오는 사람, 자신의 무의식 세계에 자리잡은 심연과 자신의 어두운 그림자의 영역으로,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무능력으로 내려오는 사람, 자신의 인간성과 땅에 밀착해 있는 본성을 대면하는 사람은 하느님을 향해 올라가게 되고, 참된 하느님을 만나게 된다.

- 바리사이인들은 전형적인 위로부터의 영성을 추구했다. 이들은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었고 자신들의 행위를 통해 하느님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모든 계명들을 완벽하게 준수하려고 온 힘을 기울이는 행위를 통해 진정으로 하느님을 찾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더 찾고 있었던 사실을 인식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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