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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를 종교로 만든 사람들>

 

 이른바 '테러방지법' 강행 통과를 지연시키기 위한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 행렬이 한창 진행 중이다. 대중에게 국회가 개방된 주말동안에는 이 진풍경을 구경이나 해보려는 목적으로, 혹은 자신과 정치적 신념을 같이 하는 인사들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등등 많은 사람들이 방청석으로 몰렸다. 이를 계기로 대중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될까? 여대야소의 절대체제, 그리고 뚜렷한 비전 없이 내부분열만 반복하는 야당, 이라는 비판으로 대중은 손가락질해왔다. 그리고 정치로부터 눈을 돌려왔고 누구의 탓이라고 할 것도 없이 '헬조선'은 더욱 '헬조선'이 되어갔다. 특유의 정치학적 통찰력으로 각종 인문서를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놓은 강준만 교수의 신간으로, 대중이 정확히 지탄해야할 것이 무엇인가 알려줄 책이라 기대한다.

 

 <철학이 있는 도시>

 

 철학과 사회학, 문학을 두루 공부한 작가가 '도시' 그리고 '그림'라는 두 실타래를 얼기설기 엮어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얼마나 흥미로운 두 소재의 조합인가. 파편화되고 삭막해진 현대사회, 그리고 다른 이도 아닌 바로 우리에 대한 이야기다. 유명한 화가의 화첩 한 폭 들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차분하게 성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엔첸스베르거의 판옵티콘>

 

 엔첸스베르거는 독일문학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이다. 하지만 학자들 뿐 아니라 문학가 역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통찰력을 갖고 있다. 리히텐베르크의 의지를 따라 짧고 굵게 세태에 대한 촌철살인을 날리는 작가의 20가지 시선이 기대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제러미 벤덤이 고안한 의미의 판옵티콘이 아니라 또다른 의미의 판옵티콘. 엔첸스베르거가 바라보는 현대 사회는 정말로 그처럼 공포스러운 곳일까.

 

 

 

 

 

 <진정성이라는 거짓말>

 

 '진정성'이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와는 조금 다른 용법으로 쓰이는 것 같다. 우리 모두가 아는 누군가가 물의를 일으켰다. 그(혹은 그녀)는 사과한다. 우리는 그 사과에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주관적인 잣대로 판단하고 개인적으로 용서할지 말지 결정한다. 하지만 이처럼 너무나 협소한 쓰임새에 비해 사실 진정성(authenticity)은 훨씬 포괄적인 의미이다. 저자 앤드류 포터는 이 '진정성'이라는 것을 사회속에 있는 하나의 분위기로서 사회를 진단하는 도구로 삼는다. 너무나 흥미롭다. 우리가 사회에 원하는 것은 진정성일까? 그러한 욕망의 허구성을 파헤치기 위해 읽어보고 싶다.

 

 

 

 <지그문트 바우만, 소비사회와 교육을 말하다>

 

 사회학계의 석학 지그문트 바우만의 신간이 지난 달에만 두 권이 출간되었다. 이 책 역시 그가 고집해오고 있는 '유동하는 근대(Liquid Modernity)'의 틀을 가지고 소비사회와 교육을 진단한 책이다. 두 주제의 특성상 그가 분석하는 사회적 주체는 누구보다도 이 사회의 젊은이들, 바로 우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통찰을 통해 결국 다음 세대를 위한 교훈까지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그문트 바우만을 읽고싶어하는 개인으로서 양심적으로 2월에 출간한 두 권 중 이 한 권만 추천도서로 지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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